茶種( 차 씨앗)-이토민처가에서 옮긴 차종자를 헤아려서妻移茶種量(처이다종량)언덕에 심으니 여린뿌리가 자라나原植嫩根長(원식눈근장)희고 순수한 꽃이피어 향기로운데純白綻花馥(순백탄화복) 늦은 가을에 앞뜨락을 드러내구나 晩秋庭園彰(만추정원창)두터운 정의 차씨앗은 영글어지고厚情茗核結(후정명핵결) 슬픈 느낌에 닢의 자람은 숨기니悲感葉生藏(비감엽생장)서리 내림에 맑고 깨끗함이 푸른데霜降潔淸綠(상강결청록) 곡우전에 차맛을 즐거이 맛보리라雨前茶戱嘗(우전다희상)
秋景吟( 가을경치를 읊다)-이토민감국은 돌담에 금의환향으로 향기롭고甘菊石牆錦還芳(감국석장금환방)담쟁이는 벽돌에 그림쟁이로 베푸니蔦蘿塼壁畵工張(조라전벽화공장)새벽 하늘은 찬이슬에 단풍을 재촉하는데曉天寒露丹楓促 (효천한로단풍촉)가을 풍경은 오상에 산그림자 황급하구나秋景傲霜山影遑(추경오상산영황)푸른대 둥근마디는 분 바람에 부드럽고靑竹節圓風動滑(청죽절원풍동활)늙은 솔에 가지 닢은 안개속에 짙푸르니老松枝葉霧中蒼(로송지엽무중창)굽은 강에 맑은 기운은 벽촌을 엄습하는데曲江淸氣僻村襲(곡강청기벽촌습)난세는 삿된 정으로 숨은 선비 숨게하구나亂歲邪情隱
丹桂吟(금목서를 읊다)-이토민중추절에 금목서는 참으로 귀한 꽃을 터트리고仲秋丹桂綻珍花(중추단계탄진화)아침저녁에 깨끗한 향기로움을 뜨락에 더하니朝夕潔馨旁院加(조석결형방원가)찬이슬에 잎사귀는 바탕이 빛나고 너그러움인데寒露葉身彬質厚(한로엽신빈질후)싸늘한 바람에 가지마디는 짙은 향기를 자랑하구나冷風枝節郁香夸(냉풍지절욱향과)나무모습은 늘푸르러 오랜삶을숨기려는데樹姿常綠長生隱(수자상록장생은)향기로운 꽃술은 좋은 인연으로 만리에 아름답고芳蘂善緣萬里嘉(방예선연만리가) 오상에 시들고 떨어져서 한해에 씨가 없다해도傲霜凋落歲無核(오상조락세무핵)한사는 향
探訪雲南張先生宅偶感(운남 장선생댁을 탐방하면서 느낌을 부침)-이토민 어릴적 심성으로 예술문학에 귀가 밝고少時心性藝文聰(소시심성예문총)나이 들어 감정으로 향토사를 통했는데成世感情鄕土通(성세감정향토통)산수에 돌의 신비를 벗삼아서 짝을 했고山水石神偶影伴(산수석신우영반)바다와 강의 기이함을 살펴 밝힘을 높혔구나 海江奇異審端崇(해강기이심단숭) 온누리의 형과 상을 자연에서 꿰뚫었고 大圜形象自然徹(대환형상자연철) 분의 경치를 빌려다가 많은 나무를 넓혔으니盆景借機天樹洪(분경차기천수홍)난초의 식견은 아름다운 풍속에 너그러운데香祖眼光良俗綽(향조안광량
癸卯白露蔚山白楊寺新任志禪住僧花林散策詩集讀中偶感( 계묘년 백로절 울산백양사 신임 주승 지선스님의 화림산책 시집을 읽는 중에 느낌을 부침)-李土民시를 우연히 만나면 심성을 미루어서 가히 아는데邂詩心性可知斟(해시심성가지짐)아려한 시문을 가까이서 들으니 흥이 높고 깊어지니風雅咫聞高興深(풍아지문고흥심)사바에 붓다의 인연으로 유쾌한 기쁨이 생기는데堪忍釋緣愉悅發(감인석연유열발)온누리는 맑고 깨끗해서 붓의 공력을 공경하구나大圜淸淨筆功欽(대환청정필공흠)
天氣( 하늘의 기운)-이토민흐르는 물은 소리가 있으니 맑고流水有聲淸(류수유성청)골짝에 바람은 흔적없이 부는데谷風無痕行(곡풍무흔행)새벽노을은 어찌 처하지 않는가曉霞何不處(효하하불처)아침안개는 숨은 거처에 성하네朝霧隱居盛(조로은거성)매미 귀뚜리 가고오는 시절이라蟬蟀往來節(선솔왕래절)한온은 밤낮으로 기울어 지는데寒溫晝夜傾(한온주야경)땅은 돌아서 가을걷이에 이르니地輪秋穫到(지륜추확도)천기는 겨울 준비를 청하는구나天氣越冬請(천기월동청)
眞景(실제의 경치)-이토민천기는 순행하며 시후를 이끄는데天氣順行時候遷(천기순행시후천)우운은 통응하며 무풍을 인연하니雨雲通應霧風緣(우운통응무풍연)벽공에 놀빛은 효혼으로 황홀한데碧空霞彩曉昏惚(벽공하채효혼홀)진경에 금홍은 조모로 아름답구나眞景錦虹朝暮姸(진경금홍조모연)*天氣: 하늘의 기운이나 조짐*時候: 사철의 절기*通應: 통하고 응함*眞景: 실제의 경치*曉昏: 새벽 저녁때*錦虹: 아름다운 무지개*朝暮: 아침저녁
癸卯七月初三日觀賞雲谷金先生山水畵卽事(계묘년 칠월초삼일 운곡김선생의 산수화를 관상하면서 즉흥으로 적다)-이토민푸른산은 그윽한 골에 자욱한 구름 날고 碧山幽谷漫雲飛(벽산유곡만운비)돌벼랑에 오랜 솔은 갓내린 비에 더 높은데崖石古松新雨巍(애석고송신우외)만물은 고요한데시냇물은 흘러 동하니天物靜中溪澗動(천물정중계간동)자연은 정경으로 묘한 신비를 감싸구나自然情景妙神圍(자연정경묘신위)나무숲에 봄 안개는우는 새를 감추니樹林春霧鳥鳴掩(수림춘무조명엄)산골짝 여름 바람은물소리를 흩뿌리고峽間夏風水聲揮 (협간하풍수성휘)벼랑 바위에 노옹은선경에 너그러운데巖嶂
癸卯處暑前日於雲南張先生宅內石龜像感事(계묘년 처서 앞날 운남 장선생댁내에 돌거북상을 보고 느낌을 적다)-이토민돌구야 어찌 헤엄치다가石龜安來游(석구안래유)걸어 사통으로 다가선가行步四通遒(행보사통유)온몸은 어이다 감싸안고 體身何摟抱(체신하루포)머리 상은 차마 응하구나頭象豈堪酬(두상기감수)인간세상 그리 두려운가人世亦然畏(인세역연외)산천도 더욱 자적하지만山川自適尤(산천자적우)운남의 집도 너그러우니雲南家宅綽(운남가택작)뜰에 꿈꾸며 놀다 꾀하렴 庭院夢遊謀(정원몽유모)
蔚山壽石觀覽( 울산수석관람)-이토민 울주의 산줄기는 삼강봉을 아우르고蔚州山脈三峰竝(울주산맥삼봉성)가지산 수룡은 땅의 강계가 살아나니加智水龍疆界生(가지수룡강계생)고언산에 벽계는 무늬결로 피어나고高巘碧溪紋理發(고언벽계문리발)태화강의 농석은 옥빛 몸으로 곧구나太和濃石玉身貞(태화농석옥신정)계곡의 변화는 언덕골에 돌모래가 흩어지고谷變丘壑磊砂散(곡변구학뢰사산)비오니 오래도록 굴러 강바다에 닿으니 悠轉雨天江海行(유전우천강해행)바람은 매질하고 빠른물은 형색을 바꾸는데風掠急流形色換(풍략급류형색환)예인은 치취해 미의 살핌을 청하는구나藝人痴醉美審請(예
夏秋川獵(하추에 천렵)-이토민산과 물은 다투지 않고 헤아리고山水不爭斟(산수부쟁짐)선바위는 그림자없이 스며드니立巖無影浸(입암무영침)어둑한 날에 천렵으로 즐거운데晦冥川獵戱 (최명천렵희)해를 더하니 눈앞을 가리는구나年載眼前陰(년재안전음)에워산 그물은 지류를 마주하고包網岔流對(포망분류대)돌을 던져서 내리치면 걸려드니石投捶打擒(석투수타금)야천에는 날고 뛰면서 날쌔는데野川飛躍閃(야천비약섬)강언덕은 공명들을 빼앗는구나江岸共鳴侵(강안공명침)잡은고기는 등에매고 돌아오니漁獲背挑歸(어획배도귀)이웃개들은 폐형을 짓어대는데隣狗吠形音(린구폐영음)매미 귀뚜라
旭谷流頭明月(욱곡의 유두절 명월)-이토민연이은 오랜 장마가 원야를 떠나가더니連日久霖原野離(연일구림원야이)얕잡은 여름 더위는 벽향을 치달리는데看輕炎夏僻鄕馳(간경염하벽향치)띠풀에 산나비 춤추는 자태가 게으르니草茅山蝶舞恣倦(초모산접무자권)연못에 물잠자리 한가한 잠에 머물구나池沼水蜻閑睡遲(지소수청한수지)연기안개는 욱천의 구학을 파고드는데煙霧旭川丘壑襲(연로욱천구학습)노을빛에 뜬그림자는 온누리를 머물고彩霞浮影大圜羈 (채무부영대환기)ㅌ유두에 귀뚜라미는 청풍을 즐거워하니流頭蟋蟀淸風樂(류두실솔청풍락)삼복에 늙은매미는 명월을 노래하구나三伏老蟬明月詩(
詩興(시흥)-이토민한가한 마을에 때 이르면 비바람을 바라보고閑里適時風雨觀(한리적시풍우관)푸른 그늘은 날마다 맑은 기운이 넘쳐나니翠陰常日氣淸漫(취음상일기청만)꼭두 새벽 글쓰는 일은 은거의 즐거움인데曉頭文筆隱居喜(효두문필은거희)아침 안개에 새소리는 시흥이 여울지구나朝靄鳥鳴詩興灘(조애조명시흥탄)
風露( 아침바람에 빛나는 이슬)-이토민새벽녘에 버꾸기는 푸른 나무를 깨치는데晨曉郭公蒼樹醒(신효곽공창수성)이른아침 소쩍새는 무성한 숲을 머무르고早朝鼎鳥茂林停(조조정조무림정)독산에 솔길에는 안개 구름만이 가득한데甕山松徑霧雲滿(옹산송경무운만)한가한 마을에 대밭은 풍로만이 영롱하구나閑里竹田風露玲
知易逆難( 도리를 알면 역행하기 쉽다)-이토민화연은 서로 닿아서 열정으로 타는데火煙連互熱情焚 (화연연호열정분)빙수는 서로 더불어 냉감으로 성하니氷水與相冷感殷(빙수여상랭감은)인해의 성정은 성과 퇴를 짊어지는데人海性情盛退擔 (인해성정감퇴담)려강에 희와 비는 유무가 어둑하구나麗江悲喜有無曛(려강비희유무훈)비온날 센바람은 잡초를 업신여기고雨天風迅草叢蔑(우천풍신초총멸)운지에 짙은안개 금조들은 기뻐하니雲地霧濃禽鳥欣(운지무농금조흔)시적은 왕래해도 지극히 알기쉬운데時適往來知易極 (시적왕래지이극)다만 염의는 품행이 뒤섞여 의심하네 只疑廉義品行紛(지의
藍鵲吟( 물까치를 읊음)-이토민오늘은 낯설은 물까치가 날으는데今日眼生藍鵲飛(금일안생람작비)몇년을 보아도 은거에는 드물어서累年觀看隱居稀 (루년관간은거희)첩신은 연청록에 무리지어 사는데捷身姸翠戀群止(첩신연취연군지)우짓는 들까치와 의심하며 으르네啼叫野烏可疑威(제규야오가의위)조석으로 대숲에 깃들어 머물다가朝夕竹林棲宿滯(조석죽림서숙체)한나절 전택에 농작물을 휘두르니半天田宅莊稼揮(반천전택장가휘)욱촌에 인선은 늙수그레 순박한데旭村隣善老蒼樸(욱촌린선노창박)향곡의 새피해 어찌 헐뜯을수 없네鄕曲鳥殘無奈誹(향곡조잔무내비)捷身 날렵한 몸田宅 밭과 집隣善
癸卯佛誕後日與雲谷先生探訪林淸良先生宅於書齋茶敍偶吟(계묘년 불탄후일에 운곡김선생과 더불어 임청량선생 댁을 방문하여 서재에서 차와 얘기로 느낌을 읊다)-이토민 천전리의 서석에 그림글로 전해오고川前書石圖書傳(천전서석도서전)산벼랑에 반구는 고래소리 돌아드니山岸盤龜鯨語旋(산안반구경어선)소객은 비내린 봄에 다서로 즐거운데 騷客雨春茶敍和(소객우춘다서화)학성은 청간에 메아리져 선명하구나鶴聲晴澗響回鮮(학성청간향회선)청량의 문필은 예술 창작을 통달하고淸良文筆藝創達(청량문필예창달)운곡의 성정은 영문학으로 나아가니雲谷性情英學鞭(운곡성정영학편)심해의 수어들
癸卯佛誕中午與同學大昊偶感( 계묘년 불탄일 한낮에 동학대호와 더불어 감회를 부친다)-이토민한낮에 들에 죽순은 바람비를 돌보고中午野筍風雨看(중오야순풍우간)상순에 숲의 대는 안개구름을 살피니上旬林竹霧雲觀(상순림죽무운관)몸통의 검은 공색의 일원으로 섰는데胴劍空色一圓立 (동검공색일원립)뿌리뻗은 점징에 이미 인연 다하구나根發占徵緣已完 (근발점징연이완)천하만물에 성정은 난곳을 다투는데天物性情生處奪(천물성정생처탈)속인들은 삿된 기로 돈명예를 속이니俗人邪氣譽錢瞞(속인사기예전만)토민은 한가히 숨어 비유를 즐기는데土民閑隱鄙儒樂(토민한은비유락) 산사의
雨天( 비오는 날 )-이토민비의 징조는 천기에 풀뿌리를 늘이고雨徵天氣草根長(우징천기초근장)바람 조짐은 지신의 어린닢을 드러내니風兆地神芽葉彰(풍조지신아엽창)뿌린씨는 한전에 벼의 느낌을 숨기는데播種旱田禾感隱 (파종한전화감은)삽앙은 림답에서 곡식의 정을 베풀구나揷秧霖畓穀情張(삽앙림답곡정장)작운은 산곡에 나무그늘을 엄습했는데昨雲山谷綠陰襲(작운산곡녹음습)지금안개는 척릉에 울창한 숲을 감추니今霧脊陵森鬱藏(금무척릉삼울황)향곡에 버꾸기는 알품기를 재촉하는데鄕曲郭公孵卵促(향곡곽공부란촉)욱촌에 소쩍새는 풍년해를 헤아리구나旭村鼎小歲豊量(욱촌정소세풍량)
苦情( 쓴 정 )-이토민돌계단 담쟁이덩굴 고정으로 돋우고石階莖蔦苦情挑(석계경조고정도)린비에 들죽순은 생의를 다하려는데隣比野筍生意剽(린비야순생의표)황지에 풀뿌리도 유원도록 매었으니荒地草根悠遠繫(황지초근유원계)먼하늘에 풍우를 영존히 부르는구나碧天風雨永存招(벽천풍우영존초)욱촌에 감과수원은 꽃등을 피우는데旭村園柿花燈發(욱촌원시화등발)유곡에 나비벌은 향기론 꿀 맞이하니幽谷蝶蜂香蜜邀(유곡접봉향밀요)구학은 조금들이 란익을 이어가는데丘壑鳥禽承卵翼(구학금조승란익)숨어사는 한사는 책편을 헤아리구나 隱居寒士冊編料(은거한사책편료)苦情 쓰디쓴 정隣比 이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