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씀을 가끔 들었다. ‘노력하면 하늘도 감동하여 도와 줄 것이니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다. 이신론자(理神論者)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어느 해 연감에서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도울 수 없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과 상관없이 가망없다’는 의미로 이 말을 썼다는데 진인사대천명도 비슷한 의미다.하지만 세상사가 노력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운칠기삼이라고 운이 좋아야 한다. 어쩌면 노력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운일지도 모른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판단과 선
그 뜨거웠던 22대 총선도 끝을 장식했다. 미래지향적 정책이나 계획보다도 역대급 막말과 비난으로 가득했던 선거, 그리고, 과열됐던 선거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사전 여론조사를 통한 지지율, 당선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난무했던 선거였다. 그만큼 박빙의 접전과 경쟁이 엎치락뒤치락 거듭했던 반전의 연속이었다.선거와 통계는 현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정치적 결정과 사회적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필수적이다. 선거는 국민이 정치적인 리더나 정책을 선택하는 과정으로, 민주주의의 핵심 원칙중 하나이며, 통계는 데이터를 수집
공무원 A씨는 직장에서 근무평정을 지속적으로 상위등급을 받고 실제 승진도 빨랐다. 이런 A씨가 육아휴직 후 복귀하니 근무평정은 관행에 따라 최하위 등수로 매겨졌다. B씨는 육아휴직 전에는 근무평정을 잘 받아서 승진후보 명부에서 2번이었는데, 복직 후에 5번으로 밀려나 결국 승진이 2~3년 이상 늦어지게 되었다. C씨는 아이를 세 명을 낳았는데, 쌍둥이(둘째와 셋째)가 미숙아로 태어나 잔병치레가 많고, 산모도 몸이 좋지 않아 3년간 휴직했는데, 그중에서 1년간만 휴직 수당이 나와 큰 어려움을 겪으며 육아해야 했다. D씨는 육아휴직에서
시민의 입장에서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제22대 총선을 바라본다. 정당 공천이 거의 마무리되었다. 여당인 국민의 힘의 보수적인 공천에 반해 민주당은 탈당 사태가 보여주는 것처럼 사천 내지 사당화 공천을 했다는 비판이 있다. 여당의 공천에 대해 현역 물갈이의 감동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정당이 출마 후보를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일은 시스템에 따르는 것이 정도다. 공천 받으면 당선이 보장되는 소위 텃밭에서 경선을 하지 않거나 객관적인 시스템 공천을 하지 않는 것은 민주적인 정당 정치에 반한다.무소속 출마는 가시밭길이다. 현역임에도 정당 공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 초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인구는 2601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섰다. 국토의 11.8%에 불과한 지역에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인구가 집중되어 있다. 또 다른 통계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118개(52%)가 지역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었고, 초저출생 영향으로 올해 전국 6163개 초등학교 중 2.5%에 해당하는 157개 학교에는 입학생 0명으로 입학식조차 치르지도 못한 실정이다. 더불어 전교생 60명 이하, 한 학년 평균 학생 수가 10명 이하인 ‘작은학교’는 2023
인간사에서 갈등은 일상이다. 성가시지만 우리 삶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갈등이 생기면 사람들이 먼저 재판을 떠올린다. 소장을 작성해서 법원을 찾아 명쾌한 결론을 받아보려고 한다. 그런데 판사는 당사자를 불러 판결은 하지 않고, 뜻밖에 조정하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한다. 왠지 판사가 상대편을 편들려는 건가 싶기도 하고, 재판하기 싫어서 저러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판사는 소송을 통해 분쟁을 소모적으로 이어가기보다는 서로 양보해서 원만하게 갈등을 해소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조정은 민사나 가사뿐만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공격계획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이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의 한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부패 재판과 관련해 방탄용 입법으로 사법부 무력화를 시도했고 그에 대한 반대시위가 계속되는 혼란속에서 하마스가 기습했다. 국민 76%가 총리 퇴진을 원한다는 여론조사가 있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 결정을 사법심사로 뒤집을 수 있는 대법원의 권한을 폐지하려던 네타냐후의 사법부 개정 기본법은 대법원에서 무효화됐다. 민주국가에서도 권력 분립과 사법권 독립은 늘 긴장속에 놓여 있는 것 같다.최근
대한(大寒)의 동장군은 물러갔는가. 참으로 매서운 한겨울 추위도 마치 한순간 지나간 듯하다. 해마다 양력으로 2월 3~5일경에 입춘이 들어선다. 입춘은 24절기의 시작으로 봄이 들어서는 절기를 나타내며,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 태양의 황경(黃經)이 315도에 드는 때를 가리킨다. 이때 태양의 직선이 적위 0도를 지나게 되어 남반구에서는 가을이, 북반구에서는 봄이 시작된다. 입춘은 음력으로 주로 정월에 드는데, 입춘에는 동풍이 불고, 얼음이 풀리며 동면하던 벌레들이 깨어난다고 한다. 입춘은 24절기 가운데 첫 절기로 이날부터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번 달 12일 울산 중구에 있는 근로복지공단 본부에서 ‘공공부분 악성민원 사례·대응방안 간담회’를 가졌다. 필자 역시 울산 사람이라 이런 의미 있는 간담회를 울산에서 여는 것이 내심 반가웠다. 장소가 울산으로 결정된 데는 근로복지공단에 많은 민원이 접수되고 또 그 강도가 강하다는 점과 구체적인 사례가 있었다는 점이 고려되었다.민원인 A씨는 자신의 민원에 만족스러운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는 이유로 약 15개월 동안 근로복지공단에 1802건의 민원을 제기했고 이를 이유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민원인
올해도 여전히 나름의 치열한 대학입시가 치러지고 있다. 수시모집 등록기간이 이번 주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최근 입시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의대, 의예과 지원이다. 최근 20여 년간 이어온 의과대학 선호도가 가장 극에 달한, 그리고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 격렬한 논쟁의 소용돌이에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1970~80년대를 되돌아보면 당시 공업 중심의 사회부흥 전략이 국가적으로 전개되면서 기초과학(물리학, 화학 등)과 공업학문(전자공학, 화학공학, 조선공학, 금속공학 등)이 초강세였다. 그 당시 인재들이 기초과학과 공학에 몰렸기에 2
최고 수준의 우정을 의미하는 ‘관포지교(管鮑之交)’는 그와 유사한 ‘문경지교(刎頸之交)’와 깊이를 비교할 때 차원이 다르다. 문경지교도 생사를 함께하는 우정을 의미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서로 간 의리의 조건 즉 쌍무적(雙務的)인 의도가 깔려 있었던 데 비해 관포지교는 가히 완벽했다. 그 우정의 주인공이 춘추시대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이다.관중이 누구인가? 주군 제 환공(齊桓公)을 도와 중국 역사 최초의 패업을 이루고 강국의 기반을 구축한 불멸의 명재상 관자(管子)다. 공자가 인정한 지도자다“ 관중 아니었다면 우리는 머리를
언론의 선정적 거짓 왜곡 보도로 인한 피해는 실로 치명적이다. 말이나 글도 사용방법에 따라 총칼 같은 폭력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잘못된 언론이 가하는 공격은 물리적 폭력을 초월한다. 전에 읽었던 영화로도 만들어진 노벨상 작가 하인리히 뵐의 소설 를 다시 읽어 보게 되었다. 황색 언론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당한 소박한 소녀 카타리나가 어쩌다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1974년 2월24일 일요일 독일 일간지 기자가 살해되었다. 살인범은 카타리나 블룸이라는 27세의 평범한 여인, 범행후
인공지능(AI)의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와 개발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10년 단위로 퍼셉트론, 전문가시스템, 기계학습, 딥러닝과 같은 기술과 알고리즘이 개발되면서 꾸준한 발전을 이루어 왔다. 최근, 컴퓨팅 성능의 놀라운 발전과 사물인터넷에 기반한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 AI 모델링 비용의 감소, 그리고 AI에 대한 전 세계적인 투자의 확대로 그야말로 세상은 AI의 시대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더하여, 그리
1840년에 일어난 아편전쟁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최초로 격돌한 계기였다. 이 동서양 대결에서 2년 뒤 서양세력인 영국이 승리했다. 마약인 아편을 먹인 자와 먹은 자 간의 그 전쟁은, 먹은 자 중국(청나라)이 패함으로써 주요 항구를 개방하고 홍콩 지배권까지 내어주게 된 굴욕적인 난징조약과 후속 불평등 조약의 체결로 이어졌다. 당시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의 약 30%를 차지하던 초(超)대국 청나라는 그로부터 반백년을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결국 20세기 공산 중국이 되고 말았다.마약은 개인의 영육(靈肉)을 파괴하고 사회와 국가까지
얼마전 울산 유니스트의 현황에 관해 들을 기회가 있었다. 설립 10여년만에 세계대학 평가에서도 상위 반열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교수들을 10여명 배출하고 있고, 인공지능·반도체·탄소중립·바이오메디컬 등 핫한 분야의 대학원, 연구센터 등을 확충해 가고 있었다. 대학 경영자의 능력이 돋보였다. 대학 평가 순위에 신경쓰고 있고, 사립대인 울산대학교와 학점 등을 공유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필자가 국회 전문의원으로 있을 때 교육위에서 올라온 ‘유니스트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의 법사위 심사 검토보고를 한 일이 있었기에 지방 소재
근자에 모 대학 법전원 교수이자 정당의 혁신위원장이 노인 선거권과 관련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그 논란은 노인들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투표권도 그에 따라 제한해야 하지 않느냐는 아이의 말이 합리적이라고 한 데서 시작됐다. 아이는 그럴 수도 있겠으나 법학자의 지성이 그 정도라니 충격이다. 또한 우리 사회가 그 사단(事端)을 ‘노인’ 예우와 관련된 문제로만 본다면 우리 모두 헌법공부를 다시 해야 한다. 인간 존엄과 가치에 관한 근본 인식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가치나 생명은 계측의 대상이 아
올여름은 8월 중순까지 폭염이었다. 태풍 ‘카눈’이 지나간 다음날인 8월12일(토), 아침 서둘러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처와 함께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전용차선 덕분에 5시간 정도 달려 경남 통영에 도착했다. 2박 3일간의 여정이다. 고향인 그곳에서 치과병원을 하는 이(李)원장 부부가 숙소인 콘도에서 반갑게 맞아주었다. 50년전 대구의 고등학교 시절, 같은 학교 같은 하숙집 친구 9명이 부부동반으로 모였다. 한 사람은 미혼이라 혼자 왔다. 매년 여름 돌아가며 한명씩 호스트가 되어 각자의 고향(부산, 울산, 통영, 흥해 등)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에 많은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그 활용 영역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텍스트 생성형 인공지능, 그림 생성형 인공지능, 음성 인공지능, 영상 인공지능 등 예술계 인공지능이 많으며, 또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과 진료 인공지능 분야도 연구되고 있다. 그중 텍스트 생성형 인공지능과 음성 인공지능, 그림 생성형 인공지능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2006년 딥러닝 기술이 등장하며 딥러닝으로 다양한 경우를 학습하고 학습 데이터를 종합해 스스로 상황판단을 하는 인공지능 개념이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재난 안전 부서는 공직자들의 기피 보직이다. 그래서 파견 복귀자나 신규 전입자 등이 배치되기 십상이다. 지하차도 침수, 산사태와 유실, 붕괴 등 유사한 사고와 인명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 필자는 광역 자치단체 업무를 책임져 본 적은 있으나 전공이 기획과 인사 등일 뿐 안전 분야 전문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일련의 사고에서 어떤 허점 같은 것이 보이는 까닭은 이 분야에 까막눈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민 생명과 재산 보호가 정부 본연의 최우선 임무이고, 세상에 실제 상황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는
얼마전 ‘무자본 갭투자’의 조직적 전세사기범인 속칭 ‘빌라왕’의 빌라에 전세 살다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보도됐다.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상황에서 빚어진 일이다. 확정일자에 의한 대항력이나 소액보증금의 최우선변제권 등 보호장치가 있지만 분양시의 은행대출금에 선순위 담보권이 있거나 당해세 등 부담이 있는 경우 피해가 생긴다. 경험없는 무주택 서민들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전세제도가 이제 수명을 다했다는 말도 나왔다. 국회에서 부랴부랴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경·공매에서 우선매수권을 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