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이어졌던 기록적인 폭염도 처서(處暑)가 지나니 한풀 꺾여 수그러지는 기세가 완연하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의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도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는 계절의 엄연한 순행 앞에서는 숙연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더위를 이기는 나만의 비결이 있다면 다름 아닌 ‘속대발광욕대규(束帶發狂欲大叫)’라는 당나라의 시인 두보의 시구를 진언처럼
최근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에서 활동 중인 김세영 프로가 투어 사상 72홀 역대 최저 타와 최다 언더파라는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하였다. 우승 소감에서 그녀는 후원회장의 조언이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그 조언은 단순했다. “전체적으로 스윙할 때 너무 힘이 들어간다.” 그런데 그녀는 누구나 해줄 수 있는 그 조언을 듣는 순간 마치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대야로 모두가 고통스럽다. 그런데 개인이 처한 어려운 상황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얼마전 한 야당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수사를 앞둔 상황이었다. 약자 편에서 일하고, 정의를 부르짖던 평소 행적 때문인지 애석함을 표하는 여론이 많았다. 모방자살의 사회적 위험성에 대한 지적과 함께 처벌을 회피하는
김상곤 교육부장관 취임 후 한해 동안 유보시킨 대입개편안이 공론화위원회에서도 결정할 수 없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교육정책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할 만큼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중요정책을 비전문가인 시민참여단에 맡긴 김상곤 장관의 대중영합주의(populism)적 사고의 결과는 질적저하의 교육정책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좋은교사운동’ 등 3
죽비란 스님들이 불교의식이나 행사 때에 쓰는 대나무로 만든 법구를 말한다. 약 40~50cm 정도의 통대나무를 3분의2 정도는 가운데를 쪼개어 양쪽으로 갈라지게 하고, 가르지 않은 부분은 손잡이가 되는데 이를 잡고 갈라진 부분으로 손바닥을 치면 ‘착’하는 소리를 내는 도구이다. 죽비 소리는 대중의 행동을 통일하거나 참선을 할 때 신호로 사용되며, 선방에서는
‘사막에서 생물들은 물을 어떻게 먹을까?’ 늘 궁금했다. 그런데 사막에서 물을 직접 만들어 먹는 곤충이 있었다.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에 살고 있는 ‘거저리’라는 딱정벌레다. 엄지손톱 크기의 이 곤충은 물을 얻기 위해 극심한 일교차와 안개를 이용했다. 이 곤충은 해가 뜨기 전에 모래 밖으로 나와서 300m 가량의 모래언덕 정상을 매일 올라간다. 사람으로 치면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발의되었고, 형사소송법 개정 등 국회 입법을 거쳐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가 폐지되고,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는다. 경찰 수사의 부실은 검찰 송치후 사건당사자의 이의 제기 또는 경찰의 영장 신청시 검찰의 보완 수사요구 등으로 해결된다. 경찰이 일반 범죄에 대한 1차적 수사 및 사건 종결권
결국 문제된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이 시행될 모양이다. ‘자유민주주의’ 대신에 ‘민주주의’로 기술하고, 유엔(UN)이 결의한 ‘한반도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을 빼기로 했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굳이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던 시기에 맞춰 이를 결정했다. 이낙연 총리도 2월 국회에서 이 같은 집필기준 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말을 바꾸었다. 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 결과에 대해 승복하는 분위기 속에 야권의 반성하는 모습과 더불어 여권에서도 높은 지지율에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지만 여야 모두 그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먼저 책임있는 행동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국민들의 우려도 있으므로 앞으로의 정책적 판단과 정치적 처신에 있어 더욱
2018년 6월 우리 한반도에 천지개벽의 기운이 왕성하다. 70여년 동안의 팽팽한 적대적 분위를 일신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12일의 북·미정상회담은 세계사적 의미가 크기도 하지만 현실적 위험속의 당사자인 우리에게는 실로 꿈같은 평화의 여정의 시작이다. 성급한 사람들이 합의문의 모호성과 구체적이지 못함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이게 어디 단번에 갈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도록 국가공무원법에 규정돼 있다. 친절·공정의 의무와 성실의 의무는 물론이고, 공무원이 내용적 또는 절차적으로 직무를 바르게 수행하지 못한 경우 행정적·형사적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직무를 수행하였으나 과도한 권한 행사라는 책임추궁이 있을 수 있
뉴욕 맨해튼의 샌트럴파크를 산책했다. 도심의 100만평이 넘는 센트럴파크는 1853년에 부지를 선정, 거대한 바위와 호수 등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만든 공원이다. 보스턴 코먼(Boston Common) 공원을 본뜬 설이 있지만 샌트럴파크 주변의 특이한 풍경이 나를 사로잡는다. 공원 내 ‘벨베데레성’뿐만아니라 인접한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및 주변의 고층 주택건
10여 년 전 아까운 나이에 돌아가신 나의 큰 형님은 시인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예총과 문인협회 지부의 일을 보느라 늘 분주한 가운데에서도 틈틈이 시를 쓰는 열정적인 모습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무뚝뚝한 외모와는 달리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유머와 위트를 가미한 ‘자기소개의 변’은 매우 독특하였다. “저는 ‘눈물 젖은 두만강’을 부른 원로가수와 이름
효과적인 외교는 효과적인 정치와 마찬가지로 ‘네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를 묻는게 아니라 ‘내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를 보여 주는데서 시작한다. 지금 한반도에서는 어쩌면 역사상 가장 극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상(現狀)의 개조(改造)를 위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세력은 불리한 조건에 놓인 약자이다. 위험을 감수하는
불공정한 사법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유전무죄, 무전유죄 또는 유권무죄, 무권유죄와 함께 전관예우가 거론된다. 실제와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관예우 관행이 존재하고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얼마전 모 대기업 부회장의 상고심 사건에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변호인 명단에서 빠지기
고향 울산에서 중학만 마치고 타지로 유학만 다녔으니 어언 타향살이만 반세기를 한 셈이다. 그래도 나는 이래저래 자주 고향에 들리는 편이다. 몇 해 전까지는 승용차가 편했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자가 운전보다 고속버스나 고속열차가 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 외에도 울산도 서울처럼 교통체증이 심하다는 걸 경험했다. 서울보다도 1.5배나 넓은 울산에는
지난 달 하순 어머니의 생신에 본의 아니게 찾아뵙지를 못했다. 일도 바쁜데 굳이 내려올 필요가 없다는 어머니의 말씀 때문이 아니라 ‘형님은 다음에 오시라’는 부산 동생의 간곡한 귀띔 때문이었다. 사연인즉슨 막내 동생이 울산 출장길에 부부가 미리 내려오고 부산과 포항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들이 자리를 함께하니 어버이날에나 내려오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지금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남북 분단 73년, 핵으로 무장된 북측과 완전하고 불가역적 핵폐기를 위한 남북한 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어서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것은 남북한의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는 시발점이 되리라는 국민적 기대가 어찌 없겠나? 중국, 일본, 러시아가 뭔가 이권이 생기지않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남을 의식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시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함에 있어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할지를 늘 생각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명예, 자존심 등이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기둥일 수 있기 때문이다.‘양반은 얼어 죽어도 곁불을 쬐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