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지류인 대곡천 중류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와 함께 또 다른 바위그림인 ‘울주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이 마침내 ‘암각화’ 명칭을 회복했다. 1973년 국보 지정 당시 ‘각석’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후 근 52년 만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에 거주한 신석기인들이 남긴 세계 최초의 고래 그림을, 천전리 암각화는 청동기인들의 생활상과 신라시대 왕족·화랑 기록을 남긴 바위그림이다.민속학자 김열규 교수는 생전에 “경주의 모든 문화재를 통틀어도 반구대암각화와 바꾸지 않겠다”는 어록을 남을 정도로
‘교수신문’은 지난해 12월10일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정했다. ‘견리망의’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소중한 의리를 저버려 결국은 크게 손해를 보거나 후회하게 된다는 뜻이다. 산목편에 따르면 어느 날 한 정원으로 사냥을 간 장자는 까치 한 마리를 발견하고 활을 쏘려 하는데, 까치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이 까치는 사마귀를 노리고 있었고 사마귀는 사마귀대로 나무 그늘에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다. 모두들 당장 눈 앞의
집 주인이 허락도 하지 않았는데 세입자가 집 화장실을 무단으로 뜯어고친다면 어떻게 될까? 비슷한 일이 울산 동구에서 벌어지려고 하고 있다. 집 주인은 현대백화점, 세입자는 동구청이다.문제의 무대는 수영장 문을 닫는 것을 끝으로 수년간 운영이 중단된 서부회관 체육시설이다. 서부회관은 동구가 공공 체육시설로 전환을 추진하는 곳이다.지난해 1월 동구는 건물 3층을 소유주인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매입했다. 내부 리모델링을 실시해 목욕탕과 피트니스 센터 등을 설치하고 이를 관리할 민간 위탁자를 선정한 뒤 지난 1월16일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
입춘 지나고 우수도 지난 봄이다. 말만 들어도 부드럽고 향기롭고 따사로운 계절이다. 그런데 우리는 봄을 잃어버린 것 같이 생각하고 산다. 황사에 뺏긴 봄, 삭막한 세상에 뺏긴 희망. 작년이나 올해나, 겨울이나 봄이나 무에 달라질 것이 있냐고 살아온 경험들이 칭얼거려대는 날들을 걷지도 못하고 치달려간다. 차갑게만 변해감으로 마음에 꽃을 피우지 못하는 병든 시대를 산다고 아예 치부해버린 이 즈음 (에디아)의 울산 작가 진영식의 산문집을 펼친다.실로, 봄을 잃은 독자들이여! 아니 희망을 잃고 하루하루 하루살이처럼
최근 관광목적지 측면에서 특정 도시는 꿀잼도시 또는 노잼도시로 평가되고 있다. 꿀잼은 ‘꿀재미’의 준말로, 매우 재미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반대로 노잼은 No+잼(재미), 즉 ‘재미없다’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인터넷상에서 검색해 보면 전국에서 노잼도시로 평가되는 곳은 대전, 대구, 광주, 청주 그리고 울산 등이 자주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노잼도시들은 대부분 갈 곳이 마땅치 않고, 테마파크나 미술관, 박물관 등이 있지만 규모가 작고 대표 관광지가 없는 곳들로서 즉 특색이 없다는 곳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이에 노잼도시들의 단
김두겸 울산시장이 남구청장으로 재직할 때의 일이었다. 구청장실에는 각종 민원과 고충을 토로하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업인 몇몇이 면담을 요청해 만났다. 기업인들은 의자에 앉기도 전에 수심 가득한 얼굴로 한숨을 토해냈다. 주문이 쇄도해 물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어 공장을 증설해야 하는데 행정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면서 해결책을 요구했다. 특히 공장 옆에 맞춤의 부지가 있지만 그린벨트에 묶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면서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그 자리에서 곧바로 관련 부서 담당자에게 기업인들의
인간사에서 갈등은 일상이다. 성가시지만 우리 삶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갈등이 생기면 사람들이 먼저 재판을 떠올린다. 소장을 작성해서 법원을 찾아 명쾌한 결론을 받아보려고 한다. 그런데 판사는 당사자를 불러 판결은 하지 않고, 뜻밖에 조정하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한다. 왠지 판사가 상대편을 편들려는 건가 싶기도 하고, 재판하기 싫어서 저러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판사는 소송을 통해 분쟁을 소모적으로 이어가기보다는 서로 양보해서 원만하게 갈등을 해소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조정은 민사나 가사뿐만
경남 양산시민들은 하염없이 사법 불편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시민들이 겪는 사법 관련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양산시는 행정구역상 경상남도에 속하지만, 관할 사건은 울산지방법원·울산가정법원과 울산지방검찰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행정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창원지방법원 양산지원 설치가 추진 중이지만, 근거가 될 법률 개정이 늦어지면서 제자리걸음이다. 더욱이 총선 이후 현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 개정안들이 자동폐기될 수밖에 없어 시민들의 불편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국민의힘 윤영석(양산갑
주요 대기업들이 ‘성과급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데 대한 주주들의 배당금 등 주주 친화정책 확대 목소리만큼 직원들의 성과급 확대 요구도 거세지고 있어서다.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 수익에 대해 이익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주주와 직원의 권리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신의 벽’을 키운다면 회사와 주주와 직원, 나아가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대기업의 주주 배당과 직원 성과급 갈등은 회사 담장을 넘는 순간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할 소지가 높다. 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의 문제다. ‘경제의 허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전국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한 가운데 증원된 정원을 각 의대에 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지난 22일 전국 40개 의대에 다음 달 4일까지 증원을 신청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울산대학교의 경우 그동안 40~100명의 증원을 신청했는데, 어느 정도 수용될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울산은 전국에서 의료기반이 가장 취약한 도시인만큼 복지부의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이번 의대 정원 증원에는 몇가지 원칙과 기준이 있다. 그 원칙과 기준은 비수도권 의대 중심 집중 배정, 각 대학의
2023년 전국의 출생신고 건수는 23만5039건으로 전년 대비 7.7%(-1만95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을 기록한 뒤 2025년 0.65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일자리 계급화는 청년층에 결혼포기, 저출산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청년들은 장기근속보다 임금수준, 일과 삶의 균형 등 근로조건 등을 더 고려하기에 중소기업은 적정 수준 임금은 물론 개선된 작업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나 스스로 이를 제공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민간부문의 일자리를
국내 지자체 중 유일하게 운영하는 ‘울산 수소 산업의 날’(2월26일)이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다. ‘울산 수소 산업의 날’은 울산이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최고의 수소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다지는 날이다. 울산은 최고의 수소 인프라를 구축한 수소 선도도시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2030년 ‘세계 최고 수소 도시’ 목표를 향해 진군하려면 전문연구기관이나 수소 기업 유치 등 부족한 부분을 더 채워야 한다. 무엇보다 지난해 탈락한 ‘글로벌 혁신 특구 지정’과 ‘국책 한국수소기술원 유치’에 미래 명운을 건 도전에 나서야 할
삼산·여천 매립장에 전국 최대의 파크골프장을 건립하는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울산에서 민생토론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환경부가 적극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 파크골프장은 오는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장으로도 쓰일 예정인만큼 울산시는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지난 21일 민생토론회에서 환경부 관계자는 “삼산·여천 매립장은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면서 “매립장 상부에 파크골프장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의 낡은 방식의
꽤 예전, 적어도 15년 이상 전에 어느 병원에서든 진료 받으셨던 분들은 아날로그로 뽑은 큰 흑백의 환부 사진을 의사가 광조명에 투과시켜 살피는걸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당시엔 X선을 이용해 환부를 촬영하면 필름으로 나왔고 거기에 현상액을 뿌려 사진으로 만든 후 빛에 통과시켜 보면서 판독을 했다. 아날로그 시대의 추억인데 의외로 2010년대까지도 그걸 쓰는 병원들이 간간히 있었다. 지금은 기술의 진화로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다. 요새는 대부분 영상정보전송시스템(PACS)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고 판독용 정밀 모니터로 환부를 본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기억나는 일들이 수없이 많지만 인사하면 떠오르는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인사를 나누지 않는 사람이고 한 사람은 그 반대로 모범적으로 인사를 잘하는 교수다.인사를 나누지 않는 사람은 같은 단과대학에 근무했던 사람이었는데 나와 함께 학장 선거에 출마한 뒤로 나와 인사 나누지 않는 사이가 돼 버린 교수다. 그래도 나는 이전처럼 그를 만날 때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지만 끝내 그는 나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그 일을 생각하면 혹 내 잘못인가 싶기도 해 지금도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다. 또 한 교수는
“금연? 그만큼 쉬운 행위가 또 어디 있겠나, 난 벌써 수백 번이나 해봤다네.”-마크 트웨인해마다 연초에는 건강을 위해 금연이나 금주, 운동 등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의지가 떨어져 실패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 가운데 가장 실패율 1위는 단연 금연이다. 지역사회 건강통계에 따르면, 울산 남구의 2023년 19세 이상 성인 현재흡연율은 19.3%로 5년 전인 2019년 17.0%에 비해 2.3% 상승했다. 19세 이상 성인 남자 흡연율 역시 2023년 34.4%로 2019년의 31.2%에
지난 주말 서울로 대학 진학을 하게 된 조카를 축하하기 위해 온 가족이 모였다. 문득 오래 전 교대로 진학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사흘 밤낮을 울어 서울로 어렵게 진학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문화예술계로 취업한 후 광주를 거쳐 고향인 울산으로 돌아와 유사 업계에서 근무하기까지 20년이 넘게 걸렸다. 필자는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울주청년문화프로젝트 ‘울주청년잇소’의 계획 수립을 위해 울주에서 생활 기반을 두고 다양한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고 있다. 호주 유학을 마치고 울주로 돌아와 젊은
미세먼지는 현대 사회에서 심각한 환경 문제로, 인체의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고체 입자로, 주로 공장, 차량 운행, 발전소 등의 활동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알레르기 반응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지방 정부, 기업 및 시민들이 함께 노력해 환경을 보호하고 공기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정책 및 대책으로 첫 번째 환경친화적인 에
그린벨트(GB) 해제의 결정적 장애였던 획일적인 해제 기준이 20년만에 전면 개편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울산에서 13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울산을 비롯한 지방의 경우 보전등급이 높은 그린벨트라고 해도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경제적 필요가 있고 시민의 필요가 있으면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표는, 다른 도시도 아닌 울산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울산 그린벨트를 과감히 풀 수 있게 하겠다고 울산 시민에게 약속드린 바가 있다”며 “울산이
출산 기록만 있고 주민등록 신고를 하지 않은 울산지역 ‘그림자 아동’ 규모는 총 18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53명은 소재가 불분명해 울산시의 의뢰로 경찰이 수사 중이라고 한다. 지역에도 출산 이후 주민등록 신고 없이 살아가고 있는 ‘유령 영아’가 많다는 것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이에 따라 우선 주민등록 이름조차 없이 그림자로 살아가고 있는 아동의 소재와 안전 여부를 파악하는 작업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경찰은 조속히 아동의 소재와 안전 여부를 확인해 각종 범죄위험으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미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