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때도 시골 친정마당의 호박이라고 생긴 것은 모조리 다 차에 실었다. 언제부턴가 매년 그랬다. 늙은 호박에 눈이 멀어 인물은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무조건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이번 추석 연휴 내내 냉전이었던 우리 부부는 호박 옮길 때만큼은 호흡이 척척 맞았다. 행여 누가 한 덩이라도 탐낼까봐 재빠르게 늙은 호박을 가득 싣고 기분좋게 차문을 닫았다.시
울산의 대표축제 중 하나인 처용문화제가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중구 태화강대공원에서 개최된다.1967년 울산공업축제에서 시작된 처용문화제는 1991년 현재 명칭으로 변경됐으며 올해로 제50회째를 맞는다.축제장소도 태화강을 처음으로 건너가 태화강대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시민축제로 변모를 꾀한다.
50주년을 맞는 처용문화제가 29일 개막한다.올해 처용문화제의 슬로건은 ‘예인(藝人) 처용, 춤추고 노래하자!’‘처용’의 다양한 모습 가운데서도 ‘예술가’로서의 모습에 집중했다.문학, 음악, 춤, 연극 등이 한데 잘 어우러진 ‘처용설화’는 한국의 예술사 속에서도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종합 예술의 완벽한 모델이다.또한 ‘처용설화’는 고통과 분노의 순간에 춤추고
홀갱이꾼을 만나기 위해 득달 같이 달려간 곳은 석남사 인근의 살티마을. 천주교 교우촌 살티는 예로부터 호사가 많았던 오지마을이었다. 살티공소에서 만난 공소지기의 말이다. “어른들 말로는 포졸한테 잡혀 참수된 사람보다 호랑이한테 물려 죽은 사람이 더 많았데요. 행방불명된 석남사 빡빡머리 스님 머리통도 저기 보이는 잣발등에서 찾아냈죠.” 공소지기가 가리키는 곳
호텔에서 결혼식이 이어지는 계절이다. 예식장은 하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좋은 날 많은 고객들이 호텔을 찾아 식사를 하는 것은 무척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식사 자리가 부족해 빈자리라도 생기면 직원들이 얼굴이 벌겋게 될 정도로 바쁘게 치운다. 고객들의 인내심을 맞추지 못해 꾸지람을 들으며 치우기도 한다. 하지만 테이블마다 먹다 남은 음
하늘이 참으로 높고 푸르다. ‘봄볕에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 내보낸다’는 속담이 있다. 가을볕은 건강과 피부에 좋으니 딸을 내보낸다는 뜻이다. 봄이건 가을이건 햇빛을 쐰다는 것은 신체적인 건강과 더불어 정신적인 건강 면에서도 중요하다. 딸에게만 쬐어준다는 건강한 가을햇볕은 오곡백과를 실하고 맛있게 만들어 준다.예전에는 이맘때쯤 국도 24호선을 타
대구 팔공산(八公山) 일대에는 승시(僧市)의 흔적으로 엿보이는 장소와 스토리가 구전되고 있다.승시는 스님들이 필요한 생활물품을 구하고 사찰에서 생산한 다양한 물품을 교환·유통시켜온 스님들의 전통 산중장터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번성했다.조선시대 이르러 팔공산 부인사 승시 외엔 대부분 명맥이 끊어졌지만 2010년 재현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제7회 팔공산중
어느덧 들판이 연노랑으로 변해 있다. 길가에 듬성듬성 핀 코스모스와 더불어 가을이 우리 곁으로 훌쩍 다가왔다. 체감온도는 아직 늦여름인데 풍요로운 들녘은 계절의 변화가 벌써 시작됐다. 벼 수확이 시작되면 갈색으로 탁해질 가을 들판을 즐기기엔 지금이 적기다.울산 울주군 상북면 지내(池內)마을은 풍요로움과 평화로움이 넘쳐난다. 넉넉한 품을 자랑하는 고헌산(高獻
울산 남산은 남구 옥동에서 신정동에 걸쳐 12개의 봉우리를 갖고 있다.예부터 사람들은 남산 12봉 아래에 큰 명당이 있다고 믿었다. ‘왕생이 들’이 그 중 하나이다.조선조 중엽의 일이다.국풍이라고 불렸던 풍수가가 울산에 왔다.그는 문수산에 올라 사방을 두루 살펴본 뒤 동쪽으로 발길을 돌려 남산 12봉을 타고 은월봉에 이르렀다.산에서 내려온 그는 무엇인가를
‘2016 거리문화페스티벌’이 오는 24일 울산 왕생이길 일원에서 열린다.울산 남구는 남구청사거리~뉴코아아울렛 간 약 535m 왕생이길을 걷고 싶은 보행자 중심의 특화거리로 조성 중이다.왕생이길은 도로에 어지럽게 늘려있던 전선 및 통신선을 지중화 하여 도시미관을 크게 개선했다.또 이동을 목적으로 하는 보행자 동선과 휴식을 원하는 휴게공간을 분리하는 중앙광장
제25구간 산행 들머리 우두령에 도착하니 비가 두런거린다. 남부 일부에 비 예보는 있었지만 이 지역에는 비 소식이 없었는데 뜻밖이다. 다행히 대원들이 기초적인 장비를 잘 준비해 와서 우두령 생태터널 안에서 비를 피해 분주하게 우중산행 채비를 한다. 봄이 지나고 초하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산에서 온전히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하기에는 좀 이른 계절이다. 비옷과 스
‘문화가 숨 쉬는 사람중심 문화도시’를 표방한 울산 중구청이 울산의 밤을 수놓을 전국 최고의 야시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 중이다.지역 최초의 상설 야시장인 ‘울산큰애기야시장’에 참여할 판매대 운영자 선정을 위한 품평회 ‘스트리트 셰프(street chef) 선발대회’가 지난달 28일 열렸다.울산지역 최초의 상설 야시장인 만큼 다양한 연령층을 위
‘마당 한 귀퉁이/ 개밥 풍성히 주었더니/ 먹을 만큼 먹었는지/ 남은 밥 맨땅에 엎어놓고/ 참새 서너 마리 오다가다/ 시장기 때우게 하는구나/ 일개미 떼 불러 모아/ 식량 준비 시키는구나/ 밥이여 저 눈물겨운/ 우주의 생명이여.’ 허형만 시인의 ‘밥’이라는 시다.눈물겹고 우주의 생명이었던 밥이 요즘 푸대접을 받고 있다. 학교 급식에서도 같은 현상이다. 학생
우리의 전통 종이인 ‘한지’는 질기고 강하며 때론 부드럽고 온화한 한국인의 성품을 닮았다.이 가운데 원주한지는 어디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400여 가지의 색으로 표현되는 다양함과 화려함의 색한지라는 점이 그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제18회 원주한지문화제가 오는 29일부터 10월2일까지 강원도 원주시 원주한지테마파크에서 열린다. 축제는 ‘한지-색으로 스며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대한민국의 대표적 수산물축제이자 부산의 상징적 축제인 ‘부산자갈치축제’가 오는 29일부터 10월2일까지 4일 동안 열린다.자갈치시장 일원과 유라리광장, 광복로(路) 등지에서 20여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선보여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게 된다.특히 이번 행사는 자갈치축제가 태동
명절이 가까워지면 또 다른 고민이 명절 선물이다. 형편은 빠듯하지만 신세 진 사람들을 모른 척 하기는 쉽지가 않다. 큰마음을 먹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선물코너에 들러 마땅한 선물이 있나 며칠에 걸쳐 고르고 골라 본다. 막상 보내려고 하면 너무 과한 것은 아닌지, 보냈다가 욕을 먹지나 않을지 고민도 해보았을 것이다.호텔에서도 이 무렵이면 특별히 명절선물을 판
올 여름 잠깐만 일을 해도 등에 땀이 차오르고, 일 좀 했다 싶으면 땀이 비 오듯 했다. “덥다 더워” “더워 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싶던 더위가 처서(處暑)가 지나자 돌변했다. 새벽으론 쌀쌀해 이불을 덮어야 할 정도다.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가고,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추위에 약한 모기가 힘이 없
추석 명절이 시작됐다.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연휴가 길다.오가는 귀경귀성길의 불편함 때문에명절마다 선뜻 문밖을나서지못했던 이들도 올해는 주저없이부모나 일가친척이 살고있는고향으로 달려간다.대도시의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데는넉넉한 시골인심만큼 좋은 것이 없다.이번 주 맛집 이야기는그리운 시골풍경,고향집과 꼭 닮은 ‘사랑채’의사연을 소개한
필자가 영남알프스의 마지막 표범 사진을 입수하게 된 것은 엉뚱하게도 영남알프스가 아닌 경남 양산 천성산 비알이었다. 제2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천성산 계곡은 팔만 구 암자가 있었다는 설(說)이 전해올 정도로 그 품이 넓다. 천성산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던 나는 29대째 내리 이곳에서 살아온 이성렬(82)이라는 퇴역 사냥꾼을 알게 됐다. 이씨는 짐승들의 발자국을
추석 연휴에 어디를 가볼까?울산을 찾게 될 외지인들이나 울산에서 지낼 시민들에게는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질 연휴가 우리 고장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기회이기도 하다.이런 점에서 올해 새로 지정된 울산 12경은 나들이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울산 12경은 2002년 처음 지정된 이후 14년 만인 올해 3월 새로 정비됐다.새로 지정된 12경에는 △울산대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