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비워내고 인고(忍苦)의 침묵에 들었던 산이, 긴 기다림 끝에 다시 채울 날을 준비하고 있다. 에는듯 추웠던 날들을 이겨낸 여린 나뭇가지 끝으로 참새의 혀 같은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다. 연분홍 진달래는 여리고 애틋한 모습으로 인고의 산을 달래주고, 여명에 하늘을 나는 새는 겨우내 참았던 낭랑한 노랫소리로 산을 깨운다. 능선을 넘어가는 칼칼한 바람의
찌는 듯한 폭염에 시원한 물놀이가 간절해지는 시기다.집에 가만히 있어도 온 몸이 녹아들 듯 푹푹 찌는 날씨다.여름휴가는 짧게 다녀왔지만 더위가 계속 되면서 집에만 있자니 억울하다.바쁜 일정으로 또 휴가를 떠나긴 부담이 되고 계곡까지 가자니 너무 멀다.가족들과 함께 간편하게 피서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 어딜까?도심 속 또는 주택가에 자리 잡은 물놀이장이 어떨까
우리 국민 10명 중 절반 이상이 휴가를 가지 않겠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한국교통연구원이 최근 전국 9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하계 교통수요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겠다는 응답이 57.7%로 나타났다.‘생업(사업)상의 이유(31.4%)’가 가장 컸고 ‘휴가비용의 부담(23.8%)’이 뒤를 이었다. 55.2%가 경제적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울산에서 별 부담 없이 가볼만한 피서지는 어디일까.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휴가기간에 깜짝 방문했던 중구 태화강 십리대숲과 동구 대왕암공원이 대표적이라 할만하다. 늘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주 갈 기회가 적었던 북구 강동해변과 염포누리길 등도 바다와 산을 접목해 발품을 팔아도 좋을 명소다.박 대통령 휴가기간 깜짝 방문한태화강
필자에겐 여고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온 한 친구가 있다. 멀리 떨어져 살고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매일 전화로 이야기를 한다. 오늘은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저녁은 무엇으로 준비했는지, 아이들은 무얼 하는지 서로 말한다. 또 가끔은 남편 험담을 신랄하게 하는 등 시시콜콜 한 이야기부터 세상사까지 다양한 대화를 나눈다. 멀리 있지만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의 대
“햄버거 치는 날이니 모두 집합.” 처음 요리를 시작했을 때 선배의 한 마디에 뭔지도 모르고 ‘부쳐주방’에 모였다. 큰 플라스틱 통에 소고기, 야채, 케첩, 빵가루를 넣고 만든 햄버거 반죽이 가득 찼다. 숙련된 부쳐장이 반죽을 200g씩 분할을 하면 박자에 맞춰 타닥타닥 소리에 맞춰 햄버거를 치댔다. 양손으로 손을 아래위로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은 어떤 음악
이재현(45) 수제돈가스 전문점 ‘돈까수’ 대표는 울산 중구 중앙동 사람이다. 단 한번도 중앙동을 떠난 적이 없다. 울산 유일의 ‘시내’로 통하다가 지금은 ‘원도심’으로 불리는 곳, 옥교동과 성남동의 외진 구석을 손바닥처럼 훤히 보고자란 이 대표가 3년 전 느닷없이 수제돈가스 집을 열었을 때 동네 어르신들은 반신반의했다. 20년 간 사진관을 운영했던 그가
연일 푹푹 찌는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울산 젖줄인 태화강의 발원지 탑골샘은 어떨까.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백운산(白雲山, 907m) 중턱의 절터에 있는 탑골샘은 홍수로 탑이 굴러 내려와 아랫마을을 탑골이라 부른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백운산은 태화강 발원지 탑골샘이 있고, 포항 형산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영남알프스 산군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산꾼들은
대한제국이 을사조약으로 세계지도에서 사라진 광무 9년(1905년) 동짓달. 기세 좋게 퍼붓는 눈발을 뚫고 산을 오르는 범사냥꾼들이 있었다. 조선 착호갑사 출신 도포수와 그의 수하에 있는 상투 튼 사냥꾼들의 설피 걸음걸이는 거칠었다. 그들은 외진 화전밭을 개간하던 동네 아낙을 호랑이가 물고 달아난 사단이 벌어져 추적에 나선 것이다. ‘제 놈이 어디에 숨어도
민족의 영웅,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 1545~1598)장군 기념축제인 제55회 통영한산대첩축제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경남 통영시 전역에서 펼쳐진다. (재)한산대첩기념사업회는 제55회 통영한산대첩축제가 열리는 행사기간 5일을 단합의 날, 나눔의 날, 화합의 날, 승전의 날, 평화의 날로 나눠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세계마술사연맹 도미니크 단테(Dominique Dante, 이탈리아) 회장은 이제 마술의 중심이 한국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세계 마술계에 불고 있는 한국 바람. 왜일까? 아마도 손재주가 뛰어난 한국인의 특성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부산은 2018년 세계마술올림픽(FISM)을 유치해 ‘2018 피즘 부산’을 향한 대망의 신호탄을 쏘아올
밤하늘에 쏟아지는 무수한 별과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숲에서는 나뭇잎의 숨결처럼, 산사에서는 고즈넉한 선방처럼, 계곡에서는 졸졸거리는 시냇물처럼….번잡한 속세를 훌쩍 떠나 힘찬 정기를 흠뻑 받을 수 있는 자유인의 발길.텐트가 열린 만큼만 눈에 담기는 자연이지만 산도 좋고 바다도 좋아라.간밤에 나눈 이야기들은 찬 이슬로 맺혀 있고, 별빛 떨어진
음력으로 열여드레 달이 참! 밝다. 청화산 아래 경북 상주시 화북 늘재를 시작으로 서남향으로 방위각을 잡고 어둠 속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동이 트도록 달이 종주대의 앞길을 훤하게 비춰 주며 길라잡이 역할을 해 준다. 문장대를 목전에 두고 희고 깨끗한 화강암들이 단애를 이루고 있는 지점에서는 앞장을 서던 달과 동쪽의 청화산과 도장산 사이 능선에서 솟는 해가
TV중계를 통해 운동선수들이 테이핑을 한 채 경기에 임하는 장면을 종종 보았을 것이다. 테이핑은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통증이 있는 환자들에게도 많이 활용하고 있는 추세이다.하지만 이 테이핑에는 약 성분이 전혀 없으며 100% 아크릴 풀이다. 테이핑 자체에 약효가 있거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그렇다면 테이핑은 어떤 원리로 통증을 완화시킬까.테이핑은
주방에서 일하다 보면 생각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생긴다. 고객들에게 험한 말을 듣기도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잊을 만하면 조리용 칼에 손을 베여 일하기 힘들다고 하거나 조금만 힘든 일을 시키면 우거지상을 한다. 선배들의 못된 버릇은 빨리 습득하면서 스스로의 의지는 부족하다. 요리에 대한 이야기보다 카톡과 페이스북을 즐기는 데 익숙하고, 월
이른바 ‘혼밥족’이 된지 여러 달이 지났다. 어느 날은 적막한 식사가 되고 어느 날은 오롯이 미각의 향연이 된다. 틀렸다. 감각이 마비된 채 맛을 느낄 새도 없이 눈앞의 음식이 없어질 때까지 무의식적으로 뱃속에 끌어넣는 날이 더 많았다고 해야 옳다.밥을 함께 먹는 사람인 ‘식구’들이 모두 집을 떠난 뒤 나 홀로 지내면서 일어난 일이다. 1인가족이 늘어나면서
밤이 되면 깨어나는 호러마을의 오싹한 공포를 즐길 수 있는 곳.전국 최고의 시대극 촬영장인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를 오싹한 귀신들이 살고 있는 호러마을로 변신시킨 ‘2016 고스트파크’가 30일 개장한다.행사장은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757(용주면 가호리 418) 합천영상테파파크.이곳은 1920년대에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국내 최고의 특화된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과 덕유산이 백두대간을 이루고, 해발 1000m 이상의 산이 15개나 되는 경남 함양군은 전형적인 산골지역이다. 특히 함양 서상면 남덕유산은 신라와 백제의 경계지점으로 삼국시대부터 한반도 최대의 산삼 자생지였다. 이곳에서 캔 이른바 백제삼은 중국을 비롯한 외국과의 교역에 활용되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함양 일대는 심마니들의 성지였고, 현
지난주 초복(7월17일)을 앞두고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근로자 4만여 명에게 계절영양식인 삼계탕과 수박을 제공하는 날이었다. 새벽 5시부터 일을 시작하면서 주방은 벌써 수증기가 자욱했고 열기가 후끈거렸다. 주간과 야간으로 준비하는데 사내 식당마다 식수 인원 차이는 있어도 평균 1500명 정도를 준비한다.소화 잘되고 단백질 풍부한 닭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