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총 695명이 2205편을 응모했다. 이 가운데 70명의 206편이 최종 당선작을 가리는 본심에 올려진다. 본사는 이달 중 엄정한 본심을 거쳐 부문별 최종 당선작을 확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문청들의 창작열은 꺾지 못한 것 같다. 2248편이 접수됐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접수됐다. 지난 3일 본사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예비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특정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를 선택해 신춘에 도전한 문청들의 열정과 고통의 시간에 응원의
2022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6개부문 당선작이 확정됐다. 당선작은 △단편소설에 박문후(서울)의 ‘모카를 위하여’ △시에 신춘희(경기 고양)의 ‘눈사람과 돌맹이와 한낮’ △시조에 정경화(광주)의 ‘오래된 꽃밭’ △동화에 문일지(경기 고양)의 ‘분홍물고기’ △동시에 조현미(경기 의정부)의 ‘비행운’ △희곡에 이예찬(경기 용인)의 ‘집주인’이다. 당선자들은 ‘관찰과 재해석의 글쓰기로 나아가겠다’(박문후), ‘늦게 핀 꽃, 늦게 질 것’(신춘희), ‘당선에 담긴 깊은 뜻을 헤아리겠다’(정경화), ‘어려운 결정에 감사를’(문일지), ‘그림
집주인 - 이예찬 ◆등장인물-남자1: 40대 남-남자2: 20대 남-남자3: 70대 남-여자: 40대 여-아이1-아이2 무대는 오른편과 왼편이 구분되어 있다. 오른편은 도둑들의 장소. 왼편은 우주 어린이 연극단원들의 장소다. 오른편은 집이다. 현관문이 있고, 현관문을 지나면 거실이 있다. 거실에는 소파와 벽걸이 tv, 탁자 등이 놓여 있다. 거실 뒤편으로 부엌이 보인다. 부엌에는 식탁과 의자들. 찻장, 냉장고 등이 보인다. 더 지나면 안쪽 방으로 향하는 문과 화장실 문이 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2층은 보이지 않는다
혜주의 집에서는 나와 모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그녀의 손을 통해 제공됐다. 무엇을 먹고, 어떤 옷을 입고, 무슨 말을 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모카는 시바견이니까 어떻게 짖어야할지가 맞겠지만. 만약 천사를 만난다면. 아니 자신이 천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하겠지만, 나와 모카는 그녀를 천사라고 불렀다. 혜주의 집에선 모든 것을 그녀가 결정했다. 우리는 그녀의 친절에 즐거워하는 표정만 지으면 됐다.내가 혜주와 같이 살게 된 것은 아주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때마침 나의 원룸 계약이 끝
분홍 물고기 - 문일지가을인데, 뻐꾸기가 울고 있습니다.편지함이에요. 편지함에 우편물을 넣으면, 뚜껑에 앉아 졸고 있던 양철뻐꾸기가 울음을 터뜨린답니다.“뻐꾹 뻐꾹 …… 편지 와쩌요.”외숙모님이 보낸 것입니다. 지난여름에 부탁을 했거든요. 이제 도착한 거예요. 커다란 봉투 속에 작은 봉투가 들어 있고, 그 안에 콩알처럼 까만 보물들이 들어 있습니다. 꽃씨들이에요. 와우!지난여름을, 시골에 있는 외삼촌 집에서 보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보내는 마지막 여름방학이었어요. 왠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번 여름을 잊지 못할
비행운 - 조현미비행기가 지나간다높푸른 하늘에 밑줄 좍 ── 그으며멀리멀리 날아간다고추 따던 식구들도 비행기를 따라간다할머니는 제주도 고모 집으로외숙모는 바다 건너 베트남으로내 마음은 말레이시아에 계시는 부모님을 찾아간다비행기는 매일매일 바다를 건너는데높고 넓은 하늘길을 쉬지 않고 나는데코로나 19가 바닷길을 막았다하늘길을 막았다식구들 마음처럼 고추는 붉게 익고외숙모 목은 한 뼘 더 길어졌다혼자서만 가는 게 미안했는지비행기도 …… 말 줄임표를 남긴다잘 지내시나요사랑해요보고 싶어요식구들 마음에 밑줄 쫙 ── 긋고 간다■당선소감-조현미
눈사람과 돌멩이와 한낮 - 신춘희눈사람 한쪽 눈이 삐뚤게 붙어 있다돌멩이 하나 머금었다지금 조금씩 녹고 있는데눈두덩이가 시릴 만큼 너를 오래 붙잡고 싶어미안하지만 나는 점점 온기를 갖고안타깝지만 너는 점점 부피를 줄이고한동안 우린 밀착된 결빙으로 중력을 버티지눈송이들 모여 숨겨둔 방이곳은 해의 꼬리가 닿지 않아 심장을 두기 좋지두근대는 돌멩이가 감정이라면겨울은 안전한 밀실이야사람들은 그저 눈빛을 얹어주거나손끝으로 훑어볼 뿐녹아내려야 하는 운명엔 관심이 없지내가 너를 지키는 방법은구름을 불러 모으는 일눈이 자꾸 짓물러지고 있어눈 속에
오래된 꽃밭 - 정경화이른 가을 강쇠바람 시린 상처 들쑤신다움켜쥔 시간만큼 안으로만 말라 가다까맣게 옹이가 되어 불길 적막 견디는 날핏기 없는 손톱 끝에 긴 침묵이 묻어나고비 젖은 목소리로 귓바퀴가 울려올 때선홍빛 흉터 하나가 겹무늬로 앉는다벼룻길 하나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끝물 동백 이우는 해 잡았다 놓는 바위 난간아찔한 순간순간이 모두 다 꽃밭이다■당선소감 -정경화 / 당선소식 선물처럼 남기고 간 그녀여고를 졸업한 지 까마득히 지난 어느 날, 여고 동창 모임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 곱게 그린 눈썹과 웃을 때 드러나는 하얀 치
2022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총 708명이 2248편을 응모했다. 그 가운데 61명의 150편이 최종 당선작을 가리는 본심에 올려진다. 본사는 이달 중 엄정한 본심을 거쳐 최종 당선작을 확정할 예정이다.문청들의 창장열이 다시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연말 신종코로나로 인해 잠시 주춤했던 응모작 수가 올해 다시 반등했다. 참가자 1000여명에 접수작이 3200여점을 웃돌던 2년 전에는 못미치지만 지난해 대비 참가자는 60여명, 접수작은 200여편 이상 늘어났다. 장기화 한 팬데믹이 되레 우리에게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안겨주
2021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6개부문 당선작이 확정발표됐다.당선작은 △단편소설에 김남희(서울)의 ‘어떤약속’ △시에 변영현(대구)의 ‘블루’ △시조에 이상구(경북 김천)의 ‘윤달 화첩’ △동화에 윤혜경(서울)의 ‘범인은 누구?’ △동시에 박미영(충남 당진)의 ‘별들이 깜빡이는 이유’ △희곡에 이정모(경기 고양)의 ‘상자소년’이다.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하늘 배터리가 얼마 안 남았다, 오버!노을이 빨갛게 위험 신호를 보낸다.저녁은 절전 모드로 진행 중배경부터 어두컴컴하게 밝기 조절 완료바람과 구름도 잠시 멈춤 완료새들도 가만히 대기 모드 완료하나둘셋넷, 둘둘셋넷……드디어 나타났다, 오버!별들이 깜박깜박 하늘을 충전시키고 있다.
파란 동그라미를 그려요당신은 호수인 줄 알고 뛰어들어요팔랑팔랑 헤엄쳐요바다처럼 넓고 깊어요 파란 동그라미속의 당신이 파랗게 물들고나를 찾아봐, 하는 목소리에물이 뚝뚝 떨어져요안 보여요 안 보인다니까요여기 있어, 하는 목소리에숨이 헉헉 차오르네요파란 동그라미 위에 파란색을 더해요내게는 다른 색이 없거든요조금 다른 파란색이면 당신을 찾을지도 몰라요몰랐어요 더
다랑이논 쟁기질로거품 물던 황소처럼고단했던 과거가땀을 훔친 풍경처럼아버지 굽은 등짝에내려앉은 저, 노을 ■ 당선소감 이상구 / 망설이다 투고한 작품, 감회 남달라매서운 한파와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온통 뒤숭숭한 경자년의 세모에 교육청 대강당에서 중앙대학교 문창과 이승하 교수님의 ‘팬데믹시대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우리는 고양이 집을 꾸몄어요. 이름도 일반이라고 지었어요.밥그릇에 사료도 담아주고 돌아와 수업을 했어요.점심시간에 일반이가 집 안에 들어가 있는 걸 보고 기뻤어요.고양이는 자기를 일반이라고 부르는 것을 알아듣는 것 같았어요.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바람이 차가워요. 어느새 겨울이 왔어요. 지금 1학년 1반인 나는 내년에는 2학년 1반이 되어요. 우리 학교는
◆등 장 인 물하 잔아 토새 나엄 마 : 하잔의 엄마아 빠 : 하잔의 아빠◆장 소초록빛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저 너머 칙칙한 회색도시가 얼핏 보인다.◆무 대초록빛 조명으로 잔디밭을 표현하고 뒤쪽으로는 회색빛 조명이 들어와 도시임을 알려준다.상자 위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아토. 이때 길을 잃은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걸어오는 하잔은 상자에 누워있는 아토를
맥주를 테이블에 내려놓고서야 배낭을 알아차렸다. 남자는 나처럼 앉으려다 말고 멈칫 섰다. 편의점 파라솔 자리를 두고 그와 내가 맞닥뜨린 거였다. 쥐고 있는 빵은 햄버거인지 새큼달큼한 짠 내가 났다. 초면이 아니라는 생각이 바로 스쳤다.“쏘리.”그가 먼저 물러났다. 짧은 영어 한마디였지만 원어민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러지 말고 앉으라는 뜻으로 말했다.“
‘2020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6명의 당선자와 심사위원, 지역 문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6일 오후 울산문수컨벤션에서 열렸다. 울산시와 S-OIL, BNK경남은행 등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 이채익 국회의원, 이영백...
16일 울산시 남구 무거동 문수컨벤션에서 열린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는 당선작가와 심사위원, 지역 기관장, 문인 등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특히 이날 참석자들은 경상일보 신춘문예가 해를 거듭할수록 공정성과 객관성에 깊이가 더해지면서 당선작의 수준 또한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이날 행사는 경과보고, 6명 수상자에 대한 상패와 상금 전달식
대곤은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눈에 띄었다. 그는 소방서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공중을 쳐다보고 있었다. “약 아직도 먹어요?”유진은 대곤에게 다가가 물었다. 유진은 자신의 질문이 잘못됐다고 느꼈지만,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다시 출근한 대곤은 조금 더 홀가분해 보이기도 했다. 유진은 대곤이 자신과 같은 소방서에서 근무한
경상일보가 전국의 예비문인들을 대상으로 공모한 ‘2020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6개부문 당선작이 확정 발표됐다.본보 신춘문예 심사위원단은 △단편소설에 송경혁(서울)의 ‘까치’ △시에 이정희(경기 광명)의 ‘거름’ △시조에 김다솜(서울)의 ‘미생’ △동화에 전은주(경북 포항)의 ‘추억을 치료합니다’ △동시에 강복영(충북 제천)의 ‘옥수수 일기장’ △희곡에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