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겨울과 오는 봄 사이에 혹독한 꽃샘추위가 몇 차례 기승을 부렸다. 이대로 봄날이 날아 가버리는 것은 아닐지 내심 걱정했다. 기우였다. 역시나 자연은 계절의 순리에서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 남녘의 벚꽃은 하나둘 망울을 터트리며 북상해 전국을 벚꽃으로 물들일 것이다. 꽃과 함께 정말 봄날은 오는 모양이다. 매년 기상 상황에 따라 개화 시기가 1~2주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다고 하는데, 울산에도 아름다운 벚꽃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들이 많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선암호수공원의 벚꽃이다. 자연과 인간을 경계 지어온 철조망을
만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인 경우를 고령화 사회라고 하고 14% 이상을 고령사회, 20% 이상을 초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전체적으로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학자들에 의하면 2025년 내지 2026년도에 우리나라 전체 노인인구가 10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사회로 편입되면서 더욱더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젊은 도시라고 하면 울산을 꼽았는데, 아직은 아니지만 울산도 초고령사회를 피해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노인인구가 증가하
울산은 가지산을 중심으로 하는 영남알프스를 비롯해 문수산, 무룡산, 대운산 등 근교에 좋은 산들이 많은 산행하기 좋은 도시다. 도심 가까이 있는 산은 존재만으로 시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 중에서도 도심과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이 문수산이다.필자는 ‘도심허파’ 문수산의 자랑과 부끄러움(경상일보 2019년7월4자)이란 기고를 통해 문수산을 언급한바 있다. 문수산이 울산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에도 잘 알려져 있는 것은 접근성과 숲이 많아 산행하기 좋기 때문이다. 소중한 자산인 지금의 문수산은 등산로가
“3월20일은 세계 참새의 날” “그런 날도 있어요? 달력에 표시도 없는데?” ‘참새의 날’은 2009년 도시 참새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인도 환경단체 ‘네이처 포에버 소사이티(Nature Forever Society)’가 프랑스 ‘에코시티 액션재단(Eco-Sys Action Foundation)’과 함께 제정했다고 한다. 보고서나 책자에서는 참새 숫자가 줄고 있다고 한다. 농약사용과 농경지 감소가 그 원인이라 한다.참새는 작은 새라는 의미로 ‘좀새’에서 ‘참새’가 되었다거나, 15세기 에 ‘촘새’라 적혀 있는데 올바르고
유네스코 국제수문학계획(IHP)위원회가 지난 1월 말 국내 최초로 태화강을 생태수문학적 시범유역으로 선정했다. 지구적인 물 위기를 극복하고 수질과 생태환경을 복원한 우수사례와 기법을 가지고 있는 태화강을 우수하천으로 선정해 전 세계에 알리고, 태화강에 적용된 하천복원과 관리기술을 전 세계 하천에 전파하여 많은 나라가 이 사례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시범유역은 수질과 수량, 생물다양성, 생태계 서비스, 생태복원력 등 4가지 차원에서 유역의 생태학적 및 지속가능성 향상에 중점을 두도록 하고 있다. 태화강의 젖줄로 태
울산 근현대사 100년의 역사가 숨 쉬는 삼일회관이 사라질 운명에서 획기적으로 살아 남게 돼 문화재에 관심 있는 시민들은 안도의 숨을 쉬게 됐다.그것은 구 울산 읍성이 도시 재개발 구역의 도시, 건축, 기록화 사업의 용역을 맡은 울산 역사연구소에 의해 밝혀진 사실이다.이 삼일회관의 내력을 다시 한번 조명을 해보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사회,여성, 노동, 교육운동의 큰 터전으로 천금으로도 살 수 없는 100년 역사가 송두리째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북정동 B-4 재개발로 철거 위기 소식에 보존을 위한 각계각층 여론이 큰 만큼 원도심
주차를 하려고 이리저리 둘러보니 조금은 넓으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모양으로 표시된 공간이 있다. 바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다. 차량 앞면 유리창에 둥근 주차표지가 부착된 차량만 주차가 가능하고, 보행상 장애가 있는 사람이 차량에 타고 있을 때만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이용할 수 있다. 폭 3.3m의 넓이는 기본적으로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휠체어 이용자를 염두에 두고 지정됐다. 휠체어가 있든 없든 보행 장애에 해당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구역에 초대받지 않은 자가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1997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손명순 여사가 이달 7일 96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어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하 김영삼, YS)이 서거하신지 9년이라는 세월은 흘렀지만, YS의 특유 화법으로 “닭 모가지는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그 강한 메시지는 필자는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이 되어 있을 것 같다.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YH 사건으로 국회의원 신분에서 제명 되었다. 이것이 부마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급기야 10·26으로 이어져 박정희 대통령은 최 측근에 의해 최후의 날을 맞게 되었다. 이듬해 많은 시민들은 ‘서울의 봄’을 기대 했지만, 신군부 연장선인 제6공
올해 입시부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구체화하면서, 의대생들은 휴학계를 내고 학교를 떠나고, 전공의들은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났다. 의대 교수들의 겸임해제 논의와 사직행렬도 시작되고 있다. 정부는 보건의료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해서 대응하고 있으나 남아있는 의대 교수들과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임계점에 달해 의료현장은 마비 상태 일보직전이다.긴급상황도 아닌데 정부와 의료계가 이렇게까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는데 팩트를 중심으로 상황을 들여다보자.문제의 발단은 가속화하고 있는 ‘필수의료 붕괴’와 ‘지역의료
갑진년 청룡의 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중대재해처벌법은 전 국민적 핫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1월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인 이상 50인 미만 중소기업까지 확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경영자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해야 한다.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거나 이행하지 않아 근로자가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경영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2023년 한 해에만 800여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어떠한 방법으로도 돌이킬
동네 구멍가게 고객은 공사장 막일하는 일꾼도 있고, 마을 초·중고 개구쟁이 학생도 있습니다.5일장 전통시장의 고객은 시골 아낙네는 물론 60~70대 직업 없는 노인들이 많지요. 모두 제자리에서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입니다.그런데 서울 고급 살롱이나 4~5성급 호텔을 이용하는 기득권층, 소위 가진자들은 늘 밥그릇 싸움질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의사들은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를 놓고 돈과 명예를 흥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요.윤석열 대통령 각하님과 행정자치부 장관님, 검찰·경찰청
2022년 7월, 2023년 1월 두 차례에 걸친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넘었으나 여전히 우회전 방법을 모르는 운전자가 적지 않아 도로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를 활용하여 ‘우회전 일시정지’ 키워드 검색 결과 ‘스트레스’ ‘지끈’ ‘헷갈리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높다. 이와 관련해 운전자들에게 개정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네가지 대원칙을 설명하고자 한다.첫째, 전방 차량 신호등이 적색인 경우 보행 신호등의 녹색·적색 여부와 상관없이 횡단보도(또는 정지선) 앞에서 무조건 일시정지 한다
새 학기를 맞아 전국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시작됐다. 늘봄학교는 초등1학년 학생에게 놀이활동 중심의 예체능, 심리·정서 프로그램 등을 1년간 매일 2시간 안팎으로 무상 제공하는 제도다. 초등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한 것이다. 교육부는 2025년에는 초등2학년까지 늘봄학교 대상을 확대하고 2026년에는 초등 전 학년으로 대상을 늘린다는 정책 방향을 내놓았다.하지만 일부지역에서는 참여율이 낮고 운영 시간도 짧아 애초 기대했던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최근 한 언론 보도에서는 학부모 84%가 참여를 희망
변화와 혁신은 시대를 떠나 언제나 화두다. 삼국지를 읽다 보면 조조의 한 모사가 비상한 상황에서 비상한 방법을 쓰지 않으면 비상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음을 진언하는 부분이 있다. 범상한 방법으론 솥발처럼 서 있는 전국 상황에서 쉽게 승리를 가져오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흔히들 지방이 위기의 시대라고 한다. 말 그대로 인구절벽과 노령화, 중앙집중과 지방소멸 등 비상한 상황의 연속이다. 비상한 상황에서 범상한 대처는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게 한다. 울산도 예외일 수는 없다.우리 울산은 1997년 7월 광역시로 승격한 이후 지금은 민선8기
약 15년 전 농협에 입사하고 나서의 일이다. 당시 어머니는 주위 사람들에게 아들이 중앙농협에 근무한다고 말씀했다. 하지만 그 때 나의 소속은 농협중앙회 울산영업부였다. 아마 지인 중 농협에 재직하는 사람이 1명쯤은 있을 것인데, 그 분들이 농협의 어디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농협의 형태가 이전과는 달라진 것에 대해 업데이트가 안 되었을 수도 있다. 농협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조직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하고자 한다.우리가 흔히 부르는 농협은 1961년 8월 ‘농업협동조합법’에 의거해 농업인들이 조합원으로
올해 들어 유난히도 겨울비가 잦았다. 현재까지 하루에 0.1㎜ 이상 비가 온 날이 22일이나 되니 말이다. 평지에서 보기에는 별다를 것 없는 겨울비지만 높은 산으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에서는 환상적인 눈꽃 장관이 펼쳐진다. 1000m 이상의 9개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늘어선 영남알프스의 설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감탄사를 자아내며 무아지경에 빠지게 할 만큼 아름답다. 세계 어느 곳의 설경과 견주어도 결코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겨울비가 한바탕 지나간 지난 24일 민족 고유의 큰 명절인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 행사가 작천정 소운
‘삼일운동은 대한민국의 시작이다.’ 이 글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안에 적혀있다. 기미년 삼일독립운동 후에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애국지사들이 강력하게 일제의 탄압에 항거했다. 우리는 1910년부터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대한민국의 주권을 일본에 강탈당하고 천인공노할 만행과 수모를 일본으로부터 당한 뼈아픈 역사가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온갖 만행을 자행한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겠다.우리나라에는 독립운동과 관련된 역사적인 장소와 공원이 다양하게 분포해
김두겸 울산시장이 남구청장으로 재직할 때의 일이었다. 구청장실에는 각종 민원과 고충을 토로하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업인 몇몇이 면담을 요청해 만났다. 기업인들은 의자에 앉기도 전에 수심 가득한 얼굴로 한숨을 토해냈다. 주문이 쇄도해 물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어 공장을 증설해야 하는데 행정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면서 해결책을 요구했다. 특히 공장 옆에 맞춤의 부지가 있지만 그린벨트에 묶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면서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그 자리에서 곧바로 관련 부서 담당자에게 기업인들의
“금연? 그만큼 쉬운 행위가 또 어디 있겠나, 난 벌써 수백 번이나 해봤다네.”-마크 트웨인해마다 연초에는 건강을 위해 금연이나 금주, 운동 등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의지가 떨어져 실패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 가운데 가장 실패율 1위는 단연 금연이다. 지역사회 건강통계에 따르면, 울산 남구의 2023년 19세 이상 성인 현재흡연율은 19.3%로 5년 전인 2019년 17.0%에 비해 2.3% 상승했다. 19세 이상 성인 남자 흡연율 역시 2023년 34.4%로 2019년의 31.2%에
귀한 새들을 보았다는 제보를 시민들로부터 받고 있다. 6년 만에 온 황새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2월13일, ‘집 앞 논에 백로가 아닌 큰 새가 왔다’면서 북구 천곡동 김치홍(70세) 어르신으로부터 휴대폰 사진이 왔다. 어제까지 두 마리가 왔다가 오늘 한 마리가 왔는데 가버렸다고 했다. 다음에 오면 연락을 주기로 했다. 이틀 후, 비오는 날 오전 8시께 전화가 왔다. 발목에 밴딩을 하지 않은 시베리아에서 온 야생 황새다. 비가 오는 중에 대백로와 먹이활동 중이었다. 그날 다시 다른 곳을 갔다가 1월1일과 10일에 왔다. 1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