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북구 송정동에 사는 젊은 노동자 부부를 만난 적이 있었다. 어린아이 둘을 키우는 이 부부의 아이 키우는 얘기를 듣다가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얘기를 들었다. 울산에서 소아 진료를 많이 보는 한 병원에 진료를 보기 위해 새벽 3시부터 줄을 서서 대기하다가 6시에 번호표를 받고 8시에 진료접수를 하고, 병원 진료가 시작되면 순번을 기다려 진료를 본다는 얘기였다. 당일 오전에라도 진료를 받으려면 새벽 3시에는 줄을 서야 한다는 얘기였다. 아이 키우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만만치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아이들은 어른처럼 어디가 얼
산업수도 울산이 생태도시로 거듭났다. 어릴 적 기억으로, 유치원 다닐 때쯤 울산시청 뒤편 우리 집 근처에 실개천이 흘렀다. 꼬맹이 친구들과, 때로는 삼촌들과 함께 개울물로 첨벙 뛰어들어 크고 작은 돌들과 수풀을 뒤적였던 기억이 있다. 붕어는 물론, 가끔씩은 이름 모를 예쁜 빛깔의 물고기들이 미끄덩하고 손에 잡혔다.미꾸라지 몇 마리가 걸려들 때면, 어머니는 신정시장에서 따로 장을 보셔서 다른 미꾸라지들과 합쳐 저녁상을 차리셨다. 그 몇 년 후 개천은 복개가 되었고, 개구쟁이들의 놀이터는 사라졌다. 매년 6월1일 공업축제일이 오면, 불
울산을 관통하는 태화강은 울산의 얼굴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태화강은 전국에서 가장 더러운 강이었다. 그런데 울산시가 지난 2000년께부터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어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강으로 탈바꿈했다. 곳곳에 오폐수 처리장을 건설하고 주택가에는 오수관로를 깔아 오폐수를 차집했다. 이런 노력으로 태화강에는 국가정원까지 들어섰다. 국가하천인 태화강은 이제 대한민국 대표 하천으로 자리매김했다.그러나 태화강으로 통하는 울산의 지방하천은 아직 한참이나 멀었다. 실상을 들여다 보면 부끄러울 정도다. 온갖 오염원이 난무하고 일부지역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개발한 잠수함의 설계 도면이 대만으로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국가 핵심 군사기밀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K-방산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가안보산업이자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K-방산의 전략자산인 잠수함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정부와 당국은 잠수함의 설계 도면 기술을 유출한 관련자 및 관련 기업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더 이상의 방산 기술 유출을 막아야 할 것이다.경남경찰청은 대우조선해양 근무 당시 잠수
대한민국을 경제 강국으로 일으켜 세운 울산, 역사와 문화의 도시이자 대표적인 산업도시이다. 반 세기 전 전국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이 청춘을 바친 울산, 오늘날 서울과 수도권 집중화로 인구가 줄고 있다.울산대나 울산과기대에 다국적 출신 인재들이 유학을 많이 오게 하면 어떨까? 울산시와 기업들이 협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울산에서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에 취업도 보장해주면 금상첨화이겠다.최근 싱가포르 대학들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NUS: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는 아시아를
A씨는 2021년 9월에 부친이 사망함에 따라 법정신고기한에 상속세를 신고·납부했다. 국세청은 2022년 상속세조사를 실시해 A씨가 보충적 평가방법인 기준시가를 적용해 신고한 부동산에 대해 감정평가하고,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를 거쳐 감정가액 평균액을 부동산의 시가로 보아 그 차이를 반영해 상속세를 결정·고지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심판청구를 제기했다.세법에는 상속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시가에는 매매사례가액 외에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등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쟁점부동산은 상속개시일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1등 하는 아이보다 어중간하게 잘하는 아이가 더 많이 아는 척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최우등으로 졸업한 친구의 겸손은 지금도 기분 좋은 잔상으로 남아있다. 이렇듯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행동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그러나 대개 현실은 그리 아름답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오히려 조금 더 포장하고 과장하는 것을 능력 있다거나 상식적이라고까지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에서 종종 발생하는, 가지거나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포장하거나 아예 다르게 나타내는 지재권 특히 상표 사례에 대해 나열해 보았다.최근 특허청은 건강식품
‘2024년에는 한층 더 성장한 예술인이 되어야지!’라는 소박하면서도 원대한 새해 목표를 세웠다. 역량에 대한 아쉬움은 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제도적 방안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은 커져만 간다. 2023년에는 문화예술교육 및 다양한 예술 활동에 기획자 또는 작가로 참여하며 나름 부지런히 1년을 보냈다. 연초는 지금처럼 예술 활동을 계획하며 주로 문화예술교육에 필요한 강의계획서와 관내의 예술지원 사업들에 공모할 지원서들을 작성한다. 그중 예술 지원사업은 예술이 가진 공공재적 가치를 인정하고 예술인들
세금의 역사는 한 나라의 경제, 사회, 문화적 발전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한국의 세금 역사를 통해 그 변천사를 살펴보고 또한 세무와 관련된 다양한 재미있는 사례와 이야기를 통해 세금의 세계를 탐험해보고자 한다.세금의 역사는 고대 국가의 형성과 함께 시작된다. 고조선 시대에는 ‘구’라는 세금이 있었다. 이는 주로 농산물 형태로 징수됐으며, 국가의 공공자원으로 사용됐다. 삼국시대에는 땅과 사람에 대한 세금이 부과됐다. 이는 현대의 소득세와 재산세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다.고려시대에는 토지세와 몸소세가 주요 세금으로 부과됐다. 토지세
울산지역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으로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3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울산지역 초등학교 입학 예정 학생은 9309명(지난해 4월 기준)으로 지난해 1만66명보다 757명 감소했다.초등학교 신입생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12월20일 기준 올해 전국 취학 대상 아동은 41만3056명인데 이 가운데 통상 90% 정도가 실제 입학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30만명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생이 주로 입학한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 수는 40만1752명으로 40만명선을
울산지역 기업들이 2024년 새해 시무식(신년회)을 갖고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 단계 성장하는 한해를 만들자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기업은 ‘혁신적인 변화’와 ‘성장’을, 중소기업은 ‘생존’을 주요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도급순위 최상위의 중견 전문업체가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부도위기에 직면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고금리’와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울산시와 금융당국은 현금흐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향토 기업들이 연쇄도산 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
‘푸른 용’의 해를 맞아 용처럼 생긴 나무를 소개한다. 울산시 중구 반구동 내황마을(내황13길 29) 곰솔(사진) 이야기다.그루터기에서부터 뱀이 똬리를 틀듯이 휘감은 채 시작된다. 쌍으로 나온 줄기는 땅에 붙어 길게 뻗어 있다. 북쪽의 줄기는 2·5m 굵기 부분부터 측정이 가능하고 뻗은 줄기는 위로 올라 풍성한 나뭇가지와 잎을 달고 있다.동쪽으로 뻗어 나아간 줄기는 2.6m지점에서 측정이 가능하다. 앞으로 3m가량 더 나아가서 다시 두 줄기로 갈라져 자란다. 이처럼 몸통이 휘어져 있는 나무를 기형목(畸形木)이라 한다. 자연의 신비로
골프 샷을 하기 전에 다가가서, “이봐 저 벙커는 깊어서 빠지면 나오기 힘드니 조심해.”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사람은 갑자기 몸에 힘이 들어가 벙커에 빠져버릴 확률이 확 올라가게 되죠. 이전에 벙커에 빠져 몇 타를 잃었던 기억까지 한다면 정말 망해 버립니다. 경기에 임하기 전에 ‘~ 하면 안 된다’며 부정적 피드백을 말해버리는 코치가 있고, 잘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며 긴장을 풀어주고 성공의 피드백을 심어주는 지도자가 있죠. 여러분은 시험을 치거나 면접을 볼 때, 자신에게 어떤 주문을 하시나요? 또 떨어지면 절대 안돼, 지난번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을 보았다. 1979년 10월26일 박 대통령 서거 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정상호 육군참모총장은 계엄사령관(이하 정상호)이 되었다. 관련자 조사를 위해 전두광 보안사령관(이하 전두광, 전 장군)은 합동수사본부장에 임명되었다. 전두광은 국내외 모든 정보를 장악, 차관들을 수시로 보안사로 불러 대통령 행세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전두광은 조사 과정에 청와대에서 현금과 수표 등 9억원을 발견한다. 6억원은 대통령 딸에게, 나머지 돈 일부를 국방부장관(이하 장관)과 정상호에게
‘책’ 한 권, 쉽고도 어렵다. 책을 사기는 쉽다. 영향력 있는 작가의 따끈한 신간도, 제목만 들어도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전도, 최근 유행이 집중적으로 담겨 있는 책 한 권도, 도서 앱을 열어 터치 몇 번 하면 몇 시간 안에 집 앞까지 찾아올 정도로 쉬운 요즘이다. 이렇게나 간편하다 보니, 지적 호기심이라는 지나치게 과장된 타이틀을 앞세워 사놓은, 일일이 헤아리기도 힘든 만큼 많은 책이 책장 속 자기 자리만 지키고 과묵하게 서 있게 되었다.책을 사는 설레는 가벼움과는 정반대로, 책을 펼쳐 읽는 순간은 참 무겁다. 한 장 한 장 책장
마음을 먹어야 하는 시기다. 새해가 시작되면 누구나 마음을 다시 먹는다. 큰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도 그렇고 지금까지 해오던 습관을 버리려는 사람도 모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새롭게 마음을 먹는다. 심지어 번잡한 생각을 멈추고 세속으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사람도 자신을 다잡기 위해 마음을 먹어야 한다. 그것도 큰마음을 먹어야 한다.마음을 먹는다는 표현은 자신의 의지나 결정이 다시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강렬한 열망을 나타낸다. 무엇을 가장 강하게 느끼고 그 체험을 오랫동안 보존하는 길은 그것을 먹어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울산시의 2024년 5대 시정 방향이 확정됐다. 이 다섯가지 시정 방향을 살펴보면 대략 ‘투자하기 좋은 기업도시’ ‘꿀잼도시’ ‘살고싶은 도시’ 등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이 키워드들은 민선 8기 중반에 들어선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초반부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온 기업유치 등을 계속 유지해 나가되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정주환경 개선, 문화도시 육성, 복지 향상 등에도 상당한 무게를 둔 양상이다. 한 때 행정이 너무 한편으로 기울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차츰 균형을 잡아가고 있어 다행스럽다.이번 5대
고금리·고물가에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울산지역 저소득·저신용 취약차주 중심의 가계대출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무엇보다 가계부채의 ‘약한고리’인 취약차주나 잠재적 취약자주의 연체율 상승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이는 고금리가 가계부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신호다. 실제로 한국은행 분석 결과 예금은행 및 비은행 가계대출 금리상승으로 울산지역 차주 1인당 부담하는 연간 이자상환액은 2021년말 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취약차주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23년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 해를 거듭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금리 및 물가상승에 따라 모든 분들이 힘들었던 한해였습니다.한편, 울산은 지난 한 해 특유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는 여러 유쾌한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전기차부품산업과 이차전지산업 관련 기업투자유치, S-OIL 샤힌프로젝트, 현대자동차 전기차 공장 신설, 고려아연의 이차전지사업 진출 등 울산의 미래 산업을 선점할
의회를 흔히 ‘민의(民意)의 전당’이라고 한다. 시민의 뜻, 즉 시민이 원하고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의견을 모으고, 결정하는 곳이라는 의미일 것이다.제8대 울산광역시의회도 출범 이후 지난 1년 6개월간 민의의 전당이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활동에 주력해 왔다. ‘시민중심 민생의회, 신뢰받는 소통의회’라는 슬로건을 실현하려 애썼다. 아직은 진행 과정이라 섣불리 결과를 예단할 순 없다. 칭찬과 격려도 많지만, 질책과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일수록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