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전날에 온 가족이 단체로 영화를 봤다. 학창시절 단체관람을 해보긴 했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일가족이 극장에서 영화를 본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더욱이 부모님은 극장에서 영화를 본 지가 근 30년 만이었다. 문득 생각난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영화 ‘별들의 고향’을 봤던 일이…. 하지만 영화내용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수시로 고개
출근길 차안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로 시작하는 광고 카피를 듣고 문득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고향을 떠나서 살아가는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명절의 의미는 고향에 뿌리 내리고 사는 사람들과는 분명 남다를 것이다. 명절의 풍속도는 세월이 흐르면서 많이 변한 듯하다. 내 어린 시절 명절의 즐거움은 평소
해마다 추석 전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에 어김없이 실시하는 산소 벌초를 위해 지난 주말 고향 울산에 다녀왔다. 가끔 이렇게 일이 있을 때 고향을 찾는데 그 때마다 느낌이 새롭고, 어릴적 기억이 떠올라 추억에 잠기곤 한다.필자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경주와 양남 사이 전기불도 들어오지 않는 조그마한 산골마을에 살았다. 어느날 지금의 농소(차일)로 이사했는데
친구 사귀기 참 쉬운 세상이다. 모두 SNS(Social Network Service) 덕분이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밴드 등을 통해 손쉽게 친구를 터고, 밤이고, 낮이고, 잠자리에서, 화장실에서도 수다를 떨 수 있다. 시시콜콜한 일상과 순간의 느낌을 나누는 새로운 놀이터에 모인 사람들로 온 나라가 소리없이 시끄럽다. 우리가 얼마나 놀이지향적이었는지 또
시(市)로 승격할 당시 인구 5만명이었던 울산은 120만명의 대도시로 성장했다. 울산의 이같은 성장에는 지리적으로 우리나라 남동해안의 중심 도시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우리나라가 다시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동해안, 즉 현해탄 일대의 새로운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필자는 ‘현해탄 프로젝트’라는 구상을 해보았다.이 ‘현해탄 프로젝트’에서 울산의 역
유년 시절 초등학교를 세 곳이나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흘러 다시 돌아오지 않으나 추억은 남아 절대 떠나가지 않는다는 경구처럼 나는 남들보다 세배의 추억을 가진 사람에 속한다. 1970년대 부모님은 두 동생과 이른바 영남알프스의 맏형격인 신불산 자락에서 배와 밤 농장을 하셨다. 세칭 귀남 집안의 삼대독자 장손으로 태어난 나는
요즘 우리의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 연일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일본총리가 오는 14일 발표할 예정인 전후 70년 담화에서 일본이 한반도의 식민지배와 조선인의 강제노역 및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죄를 할 것이냐는 것이다. 필자가 내린 예상결론은 결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지금 일본은 보수를 넘어 국수적인 사고로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작년 어느 토요일 아침, 마누라는 내 심기를 긁어놓고는 밥상을 차렸다. 겨우 수저질을 이어갔지만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머릿속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진정해. 식사는 즐겁게 해야지. 나중에 좋게 이야기하자.” “이건 나를 완전히 무시하는 거야. 이렇게 꾹꾹 참다가는 먹는 거 다 체하겠어.” 결국 강경파가 승리했고, 나는 마
몇 달전 우연한 기회에 차기 대권 주자로 불리는 모 정치 지도자와 지방에 행사차 동행하는 기회가 있었다. 그는 장황하게 현시국과 정치 경제 외교 국방 역사 통일문제를 설명했다. 마치 대권 전초전의 유세를 보는 것 같았다. 그는 내게 한마디 해 달라고 부탁했다. 간단히 “우리나라엔 지도자는 많은데 위대한 지도자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 위대한 지도자
학창시절 연세가 지긋하신 한문 선생님의 수업은 언제나 점심시간이 막 끝난 오후 수업이 시작되는 첫 시간이었다. 유난히 다림질이 잘된 빳빳한 와이셔츠와 짙은 향수냄새를 풍기시며 식사와 함께 반주를 한잔 하신 불그레한 얼굴임에도 일필휘지로 칠판 가득히 한시를 써 내려 가셨다. 우리는 흰 글자와 녹색의 칠판이 뒤섞여 연두빛으로 의식이 몽롱해져 가는데도 선생님은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 행사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외무부 장관이 일본 총리와 면담하고, 기념행사 날인 6월22일에는 양국정상이 기념식장에 교차 참석하여 일본의 총리가 다소 화의적인 축사를 함으로써, 역사적 사실과 영토에 대한 문제로 수 년간 제대로된 대화 없이 얼굴도 마주할 것 같지 않게 냉정을 지켜오던 분위기가 일순간에 화해 무드로 바뀌었다. 이를 보
그제 저녁 ‘동상이몽’이라는 TV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돼 있었다. 삐까번쩍한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어서 우선 맘에 들었다. ‘저 친구들 참 많이도 나오네…’ 싶은 유재석, 김구라, 서장훈 등이 출연하고 있던 점은 좀 거시기
올해는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송전소학교를 졸업하고 농사를 돕던 그는 소판 돈 70원을 훔쳐 들고 가출을 감행해 막노동, 쌀가게 등을 하다가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와 1947년 현대토건사를 설립, 갖은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오늘날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큰 획을 그었다.1972년 4월1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금방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일본이다. 한편으로 여러가지 현실적인 사안으로 거리만큼 가까운 이웃으로 느끼지 못하는 곳도 또한 일본이다.가끔가다 일본에서 업무로 우리나라에 처음 출장오는 사람에게나 또는 일본에 처음으로 출장가는 사람에게 첫날 식사를 하면서, 외국으로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첫 인상이 어떤가를 물어본다. 대부분의 사람들
우리나라의 벤처기업 숫자는 1998년 약 2000개에서 2014년에는 약 3만개에 이르고 있어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IMF 위기와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중소벤처기업의 창업활성화도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어느새 벤처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벤처기업의 정의는 국가별로 정책대상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된다. 미국에
6월은 호국의 달이다. 냉전시대에 교육을 받은 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6·25 전쟁의 참화이다. 남북이 여전히 대치하고 경제군사적 대국인 중국의 부상으로 미국, 일본 및 러시아 등 슈퍼 강대국이 우리나라 주변에서 시시각각 이합집산의 변화를 거듭하고 있어 곤혹스러운 지경이다. 경제적 밀접도 1위는 중국이고, 정치군사적 밀접도 1위는 미국이니 국정을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앵그리맘’(angry mom)이 박수를 받고 있다. 볼티모어 폭동에서 경찰에 항의하는 폭력시위에 동참하려는 16살 아들의 뺨을 때리면서 집으로 데려갔던 싱글맘, 토야 그레이엄이 워싱턴포스트 등이 선정한 ‘올해의 엄마’로 뽑혔다. 또 최근엔 13살 딸이 SNS에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사진을 올린 걸 발견한 엄마가 딸을 적나라하게 꾸짖
태화강이 연어와 황어떼가 돌아오고 수달이 서식하는 깨끗한 생태환경으로 바뀌었다. 1997년 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이 10ppm으로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부적합할 정도의 5등급 수질에서 2014년인 지난해 2ppm의 1등급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게 변화된 환경개선 효과로 태화강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조성되고, 울산연안의 수질도 덩달아 평균 1등급으로 개
12월 결산법인의 법인세 신고와 회계감사를 마무리한 3월말이 엊그제 같은데 2015년 회계감사를 위한 업무가 다시 시작됐다. 현행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외부 감사의 대상이 되는 법인은 해당 결산일 경과 후 4개월 이내에 외부감사인과 감사계약을 체결하여야 하고, 계약체결일로부터 2주일 이내에 증권선물위원회에 외부감사인 선임사실을 보고하게
5월은 뜻 깊은 기념일이 많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등 개인, 가족, 사회 그리고 국가에 대한 되새김을 해보자는 뜻이리라. 외교적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방위협약으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중국경제의 부상으로 한국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국내로는 국무총리 임명과 사퇴가 매끄럽지 못하고, 세월호를 둘러싼 갈등이 있고, 국가의 부가 몇몇 재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