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사회 모습을 담은 코미디 프로그램을 최근에 보았는데, 대입 및 취업을 위한 인성 학원이 등장한다는 설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카페에서 실수로 음료를 다른 사람의 옷에 쏟았을 때 뭐라고 해야 하는지를 강사가 물으면, 수강생은 ‘저기요, 이것 좀 치워주세요’ ‘옷 얼마예요? 00페이 되지요?’ 등으로 답한다. 강사가 ‘죄송합니다’라는 정답을 알려주자, 수강생들이 ‘아~’라고 반응하는 이 영상의 댓글에는 10년 뒤가 아니라 2023년 현재 필요한 학원이라는 내용의 글이 많이 적혀 있었다.학교에서 윤리, 도덕, 문학 등을 통해
‘땅이 원하는 것에 경청하고 이를 찾아내야 한다.’독일의 조경가 헤르타 함머바허 여사가 ‘장소의 혼’을 언급하며 했던 말이다.오래된 공원은 별다른 매력 없이 큰 나무 아래 잔디밭이라는 일반적인 공식의 풍경을 만든다.울산도 도시화 초기 조성된 공원이 많다. 지금은 새롭게 조성하기보다 기존 공원을 리뉴얼하는 추세다. 이용행태나 상권 등 주변 여건을 반영해 열어주어야 할지 감싸주어야 할지 결정한다. 대부분 나무는 울창해지고 잔디밭은 잡초관리에 고심이 많고 하부 식생은 빈약한 상태다. 대안이 없을까?독일 남서부 루드비히스하펜에는 ‘녹색 오
울산광역시 중구에는 유서 깊은 ‘경상좌도병영성’(이하 ‘병영성’)과 ‘울산왜성’(이하 ‘왜성’)이 있다. 앞의 것은 국가지정문화재(사적)이고, 뒤의 것은 지금은 지방문화재이지만 일제강점기 때인 1935년에 현재의 ‘사적’에 해당하는 ‘고적’이 되었으니 지정문화재로서의 역사는 1987년에 사적이 된 병영성보다 무려 52년이나 앞선다.이처럼 왜성이 병영성보다 반세기나 앞서 고적 지정이 되었던 이유는, 식민지 지배국 일본의 조상들이 쌓은 성이기 때문이다. 1916년 당시 울산의 일본인들은 ‘성지보존회’를 만들고, 1917년에는 울산경찰서
일상 속 태화강국가정원과 도시를 살아가는 시민과의 관계의 재구성을 제시하는 올해의 건축 문화제. 코로나 시대 이후 우리는 여러 사회적 현상의 변화를 겪으며 삶과 건축적 공간과의 관계를 재구성하고 있다. 살아있는 도시로 다시 깨어나고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 지역의 특성을 시민과 나누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울산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이번 울산건축문화제인 “시간 있어요?”다.울산건축사회는 ‘울산건축문화제’를 발판 삼아 여러 가지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2017년부터 이어진 울산건축문화제는 울산광역시와 함께 울산건축사회의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은 남의 일 같지 않다. 좀 조용하다 싶으면 터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 충돌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구상의 이념과 영토 갈등에 대한 평화적인 해결은 현재 인류의 수준으로는 불가능한 모양이다. 호전적인 최강대국에 둘러싸여 동족간의 이념 전쟁으로 아직도 휴전 중인 우리의 처지를 생각하면 참으로 모골이 송연하다.해방정국으로부터 이어져 온 좌·우 갈등이 아직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방정책의 널뛰기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다. 대한민국은 좌
여객선은 승객을 태우고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을 말한다. 관광이나 레저 활동을 위해서 또는 육지와 섬, 섬과 섬 사이를 이동하기 위한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객선 중에서 특정한 항구사이를 왕복하며 승객을 이동시켜주는 선박을 페리(ferry)라고 하며, 승객뿐만 아니라 화물운송을 위해 필요한 화물트럭과 승객이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 모터사이클 등을 함께 선적하고 운행하는 선박을 카페리(carferry)라고 한다. 여행객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카페리가 출항하는 항구까지 이동하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자신의 차를 운전하며 여행을 즐기려
여느 때보다 긴 연휴였던 올해 추석 명절.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맞물려 우리 선수들의 투혼과 메달 소식을 지켜보며 한껏 즐거운 때를 보냈다. 그 와중에도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했던 뉴스 기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울산 어느 아파트에서 발생한 자살 사건이었다.자살(自殺)은 스스로 자기의 목숨을 끊는 것을 말한다. 이는 사회구조적, 경제적, 환경적, 정신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그 원인을 어느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2021년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6.9명(연간 1만3799명)으로 경제협력개
한국의 경제·문화 발전과 더불어 K-푸드가 각광을 받고 있고, 또한 다양한 맛집, 한정식, 궁중의 진어찬안까지 각종 음식과 음식 이야기들이 회자되고 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성대한 연회석은 아마도 만한전석(滿漢全席)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수의 만주족이 30배가 넘는 한족의 중국 점령 후 세운 청나라에서 서로 간의 화목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호화롭고 진귀한 음식으로 황제가 직접 참여하는 성대한 잔치를 여는데 이를 만한전석이라고 한다. 통상 100여종의 음식이 준비되는데 그중 진귀한 식재료를 48진(四八珍)이라 하며 여기에는 짐승에서
지난 3월28일, EU 집행위원회, 유럽의회 그리고 유럽연합이사회는 회원국들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대체연료 기반시설 규정(Alternative Fuel Infrastructure Regulation, AFIR) 제정에 합의했다. 7월13일 고시되어 현재 발효 중인 이 규정은 EU 내에서 운행되는 차량이 전기, 수소 또는 천연가스를 사용해 운행되는 데 필요한 고속충전소를 유럽횡단 운송 네트워크(TEN-T)의 노선에 일정 간격마다 설치하도록 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수송용, 상업용 차량이 이용하는 핵심 노선의 경우 2025년까지
한글날 덕분에 제법 긴 연휴를 지낸 다음 날, 언론 보도에서 우리나라 사상 최초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다는 보도와 함께 관련 과학기술계가 긴장하면서도 맞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몹시 충격적인 기사에 접했다.국가 연구개발 예산 삭감이라면 무엇보다 과학기술계에 대한 예산 삭감으로 직결되는 것이라 할진대, 과학기술 분야를 포함한 이공계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글쓴이에게도 관련 기사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격이요, 대낮에 웬 홍두깨비 소린가’ 했다.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그나마 이른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
제나라 선왕은 별궁에 맹자를 머물게 하고 때때로 찾아와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때 나눈 대화 중의 한 토막이 양혜왕 하 4장에 나온다.“군주가 백성의 즐거움을 즐거워하면 백성도 그 군주의 즐거움을 즐거워한다. 군주가 백성의 근심을 근심하면 백성도 그 군주의 근심을 근심한다. 즐거움을 천하 사람과 함께 하며 근심을 천하 사람과 함께 하고도 천하에 군주 노릇 (왕도정치)를 하지 못한 사람은 아직 없다. (樂民之樂者 民亦樂其樂 憂民之憂者 民亦憂其憂 樂以天下 憂以天下 然而不王者 未之有也)”맹자는 백성은 나라의 중심이
도시의 성장과 공간의 확대로 기개발지내 도시공간의 기능변화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도심지내 공장, 군사시설, 공공시설, 학교 등 대규모 시설이 도시외곽으로 빠져나가게 되어 생기는 여유공간을 ‘이전적지’라 한다. 이전적지는 급격한 도시화와 인구구조의 변화, 시설 확장 어려움, 기존 부지의 타용도 전환시 기대되는 경제적 이윤, 산업구조의 재편, 도시 부적격시설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이전적지는 토지규모가 크므로 이후 개발되는 용도와 밀도에 따라 도시공간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로 인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외부요인이 발생한다
한국에 200개 넘는 나라 사람들이 온다. 특정 경우를 빼고 서울, 부산, 제주도를 선호한다. 그리고 대부분 한자 주(州) 지명이 들어가는 전주, 공주, 경주, 원주 등을 좋아한다. DMZ를 선호하는 건 한국의 지정학적 특수 상황 때문이다. 남북이 분단된 사실에 호기심을 느껴서 일부러 한국에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김정은의 핵이 무서워 여행을 못 가겠다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한국인을 제외하고 해외에서 울산 지명을 아는 이들을 단 1명도 못 봤다. 내가 외국인을 집중적으로 만나온 세월이 어느덧 24년째이다. 한국인보다 외국인들
로마에서 지중해를 건너 북아프리카의 튀니지로 향한다. 버킷 리스트에 깊숙이 감춰두었던 신비의 나라다. 미지의 여인을 만나는 것보다 더 설렌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북아프리카의 해안가 풍경은 타잔의 밀림도 아니고, 동물의 왕국에서 볼 수 있는 사바나의 초원도 아니다. 유럽의 지중해 연안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곳에 자리 잡았던 문명과 역사 또한 유럽이나 중동에 가깝다. 땅을 중심으로 문명을 이해하려는 선입견이 늘 문제다.역사적으로 보면 튀니지만큼 파란만장한 역사적 과정을 갖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고대 그리스로부터 카르타고와 로마
국세청은 2022년 ‘A씨에 대한 부동산 취득자금 출처조사’를 실시한 결과, A씨의 부동산 취득자금 소명부족액과 2016년에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한 아파트의 전세보증금 중 50%를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으로 보아 증여세를 결정·고지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심판청구를 제기했다.A씨는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들이 계약갱신 이전부터 같은 아파트에서 계속 거주하고 있어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보유하고 있는 바, A씨는 전세보증금 중 일부를 지급받은 사실이 없고, A씨가 제출한 임대인의 사실확인서를 보면 전세계약기간 만료시
10월초 주말 태화강국가정원에 다녀왔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태화강 국가정원 수용력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설문조사 겸 방문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갔다. 필자가 방문한 날은 주말이어서 그런지 부산, 강원도, 포항 등 외지 방문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태화강국가정원을 보유한 울산은 축복받은 도시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감탄의 연속이었다.울산시민들도 설문지를 작성하면서 태화강국가정원에 대해 열띤 목소리를 내었다. “동굴피아와 대숲 사이에 출렁다리 또는 명품 다리를 놓아야 한다. 방문객이 수용력을 초과할
■일상의 시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울산을 제시하는 건축문화제코로나 이후 우리는 일상으로 회복을 했지만 여전히 우리를 둘러싼 공간인 울산이라는 도시에 부여된 시간의 흐름은 아직은 루즈(loose)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하고 싶은 것과 즐거운 일을 할 때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끼고 불편한 자리나 강제된 활동을 할 경우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느낀다. 이처럼 울산이 시간과 공간의 상대적인 의미에서 비교적 루즈한 도시로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사는 공간 안에서 보내는 상대적인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 때문이
세계보건기구(WHO)는 1996년부터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규정했다. 비만을 단순히 미용과 생활 양식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건강불균형상태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019년에는 WHO에서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발표하기까지 했지만, 여전히 비만의 증가추세는 계속되고 있다.비만으로 인해 발생되는 폐해와 손실은 매우 크다. 건강은 물론이거니와 일상 생활에서도, 사회적으로도 여러 불편한 점이 많이 생기게 된다.비만으로 인한 가장 큰 손해는 바로 건강이다. 비만인의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은 보통체중
울산은 지난해 12월 울주군 KTX 역세권 복합특화단지 일원(162만㎡) 및 중구 울산테크노파크 일원(31만㎡) 총 193만㎡ 규모의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 도심융합특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직접적인 시동을 걸었다.도심융합특구 조성사업은 국가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며, 지방 대도시의 도심에 기업이나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산업·주거·문화 등 우수한 복합 인프라를 갖춘 고밀도 혁신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또한 이에 맞게 규제를 풀어주고 각종 세금감면, 보조금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국내 예술가들과의 뜨거운 경쟁을 통해 선정된 레지던시 소속 작가들의 전시는 입주가 힘든 만큼이나 결과보고전시가 매년 미술관급 전시를 방불케 한다. 실제로 울산시립미술관 젊은 작가들의 포트폴리오 리뷰에는 지역의 레지던시를 거쳐 간 작가들의 선정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2023 레지던시 입주작가들의 결과보고전시가 스타트 되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북구 중리11길2)는 김귤이 작가의 보고전 ‘대충살자.jpg’가 진행되고 있다. 영상작품 ‘김귤이씨(33)의 변명, 2023, 단채널 영상,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