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회복지 전달체계에 대한 논의는 1980년대 이후부터 계속되어 왔음에도 여전히 칸막이식 사업 운영과 집행기관 이원화 등 복지사업 중복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달체계의 비효율성이 과제로 남아 있다. 칸막이식 전달체계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야기해서 주민들이 어디에 어떤 정책이 있는지 알지 못하게 하고, 이로 인해 여러 전달체계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에게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필자는 우리 집을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 지도를 많이 그린다. 대개는 그 범위가 남구 신복로터리에서 무거천을 지나 공원 앞 우리 집까지이다. 근처 식당이나 편의점을 물어보면 그 범위는 또 달라진다. 울산대학교 정문 앞에서부터 삼호교 앞 곱창 집으로 확대된다. 상당수 손님들은 전화로 물어오는 일 없이 집 앞 현관까지 와서 ‘딩동’하고 초
얼마 전 지갑 속에 가득 들어있는 여러 장의 영수증을 발견했다. 쌓여 있는 영수증을 무심결에 버리려는데 영수증 뒷면에 깨알같이 기재되어 있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소비자들은 모르지만 영수증 뒷면은 일종의 계약서이다. 할부거래에 관한 계약서, 카드회사별 할부 수수료, 계약해지, 항변권에 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지갑 속 쌓여가는 영수증이 싫어
여름휴가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외국여행객이 많이 늘긴 했으나 피서철엔 여전히 전국의 해수욕장과 산, 계곡은 피서객들로 북새통이다. 필자도 주말을 이용해서 여러 곳으로 피서를 다녀왔다. 예전과 달리 캠핑장을 비롯한 피서지의 매너와 에티켓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체험했다.대부분의 피서객들이 음식물은 인원수대로 미리 먹을 만큼만 준비해왔다. 그만큼 음식물 쓰레기
최근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요양병원 형태의 사무장 병원에 관하여 보건복지부가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 후 수사기관에 고발하여 많은 수의 사건이 조사 중이다. 울산에서도 울주군 소재 00요양병원을 비롯하여 여러 요양병원이 장기간 수사를 받았고, 그 중 수 곳이 기소됐다.의료기관은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고 공익적 성격이 강하므로, 원칙적으로
사람들과 건축 관련 얘기를 나눌 때 상식과 전문가적 식견의 구분이 안될 때가 있다. ‘울산광역시 어린이 테마파크’ 용역 최종 보고서 작업을 하느라 모인 자리에서 건축과 운영 분야의 연구원들이 모여 토론하는 자리였다. 잠시 휴식하면서 매스가 어떠니 전망은 여기가 좋으니 이쯤에 건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등 누군가가 먼저 말을 꺼냈다. 갑자기 봇물이라도 터진 듯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2014년 2월, 송파 세 모녀가 네 줄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후 우리나라 복지제도 사각지대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일어났고 지난 해 말 정부와 국회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긴급복지지원법, 사회보장급여법(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등 이른바
노인 소비자피해 예방교육을 위해 경로당을 방문한지 벌써 두달이 되어간다. 떴다방,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소비자피해 예방을 주제로 교육을 하다보면 흥미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따뜻한 격려와 수고한다는 말에 힘을 얻기도 한다.교육을 진행하다보면, 한편으로 이미 늦은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들 때가 많다. 노인들 가운데 이미 떴다방에서 고가의
작년 이맘때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면접관으로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 회사는 상담과 고객응대 업무를 하는 특성상 여직원만 채용하는 곳이었는데 지인은 차분하고 편안한 인상의 지원자를 원했다. 하지만 필자는 조금 활발하고 적극적인 인상의 지원자를 채용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최종 명단에는 차분한 인상의 지원자와 활발한 인상의 지원자, 2명이
작년 이 맘 때 필자는 빚으로 인한 압박감과 우울증을 견디지 못해 두 딸을 살해하여 구속된 어머니를 구치소에서 접견했다. 두 딸을 살해한 어머니의 끓어오르는 회한의 눈물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절감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15년 6월 자녀를 살해한 또 다른 어머니의 눈물을 보게 됐다. 우리의 이웃으로 함께 울고 웃던 평범한 아주머니는
여든이 넘은 우리 아버지가 생신 선물로 사드린 양복을 입고 나섰을 때, 옷매무새가 좋아 감탄한 적이 있다. 키도 작고, 배도 조금 나왔는데 어쩜 그런지 며느리들도 이구동성으로 젊은 아들보다 아버지가 더 멋지다고 말했다. 생각해 보니 정년퇴직 때까지 몇 십 년을 공장 근로자로 근속한 아버지는 양복을 입은 것보다 회사 작업복을 입고 계실 때가 더 많았다. 익숙
“조건이 명령어 4개만 사용하기인데 어떤 명령어를 선택해야 할까?”“함수를 선언하면 명령어를 줄이고 간단히 명령을 내릴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아.”“좋아! 명령어를 계속 반복시켜서 강아지 로봇을 목적지까지 고고!”이는 2018년부터 초중학교에서 정식교과로 채택된다는 소프트웨어(SW) 교육의 일환으로 시범운영 중인 ‘엔트리’를 이용한 코딩(Coding)수업의
사회가 발전 할수록 삶을 위협하는 요소들도 다양해졌다. 교통·통신의 발달이 삶의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지리·물리적 경계가 약화되면서 새로운 문제들을 발생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1950년대만 해도 나라와 나라간의 국지전쟁이 대부분이었지만 현대사회는 특정 국가나 정부가 아닌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나 경제·금융 위기 등 1·2차 사회에서는 겪어 보지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치킨게임이 유행했다. 두 대의 자동차가 마주 달리다 충돌 직전에 핸들을 먼저 꺾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다. 핸들을 꺾지 않으면 둘 다 승자가 되지만 충돌함으로써 공멸하게 된다는 애기다. 정년연장과 임금피크를 두고 노정간 마치 치킨게임을 방불케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내년부터 정년 60세 시행을 앞두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 필자는 신록이 절정에 달한 제주에 며칠간 머물게 되었다. 사무실과 법원을 오가던 도시 생활을 떠나 사방이 탁 트인 제주로 가니, 스치는 바람도 특별하고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도 눈에 들어왔다. 바로 제주 돌담 사이를 느릿느릿 걸어 다니는 길고양이들의 모습이다. 관광객들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는 도도함과 길가에서 낮잠을 청하는 고
우리 집은 셰어하우스다. 셰어하우스는 낯선 이들과 함께 모여 사는 새로운 개념의 주거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주방, 거실은 같이 사용하고 나머지는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여기엔 궁극적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조금은 깔려 있어야 지내기가 편할 것이다. 건축가로서 공유경제에 대한 나름 새로운 시도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프랑스
서울시 구로구 개봉초등학교 입구. 스쿨존으로 자동차가 진입하자 ‘현재 시속 25km’라는 안내가 전광판에 나타났다. 곧 운전자는 20km로 속도를 낮춰 지나갔다. ‘스쿨존 과속경보시스템’이다. 이 지역 스쿨존 통행 속도는 30km가 아니라 20km이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자 낯선 도로표지판이 나타났다. ‘차량 통행 제한 8:00~9:00, 12:30~15
“먹는 음식이구요, 모양은 동그랗기도 하고 길기도 해요. 색깔은 갈색이에요.” 먼저 말로 표현하기 전에 책상위에 깔린 큰 보드게임판의 상징그림에 표시말을 세워가며 함께하는 친구들에게 힌트를 하나씩 알려주고 있는 이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다. “빵이지?” “초콜릿? 아니면 커피!” 갈색의 먹는 음식은 모조리 외쳐보는 친구들에게 통쾌한 헛웃음을 날리면서 좀
지난 3월 공직자윤리법이 일부 개정되었다. 퇴직공직자의 취업 제한을 강화한 법안을 보면서 공직 윤리와 청렴에 대한 관심이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앞서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회의 ‘관피아’ 부패의 심각성이 드러나면서 주목받은 법안이 있다. 소위 ‘김영란법’이라고 하는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2012년 발의된
어제 한 모임에서 몇몇 분들의 겨우내 다녀온 여행 이야기로 저녁 식사시간은 화기애애했다. 그림 그리는 이들은 명화를 보러 먼 나라로 여행을 다녀온다. 건축을 하는 이들은 건물을 보러 그곳에 간다. 나의 첫 유럽 여행은 신문에 난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찌그러진 것이 아름답다’ 타임誌, 최우수 디자인 건물 체코빌딩 선정이란 제목에, 사진은 평범한 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