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는 고등학교 1학년 교과서가 바뀌게 된다. 그동안 국어교과서로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좋다는 생각도 들지만, 박완서의 ‘그 여자네 집’이나 진수완의 ‘어느 날 심장이 말했다’라는 작품은 교과서에서 만날 수 없게 된 아쉬움도 있다.특히 드라마 대본이었던 ‘...
우리의 교육열은 그동안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왔으나 ‘교육이 공동체 번영의 핵심수단’이라는 전제가 현재에도 유효한가? 랜트 프릿쳇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2004년 논문 ‘교육은 전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가?’에서 수 십개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모은 자료를 토대로...
1996년 5월15일. 나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감동적인 사건이 일어났다.스승의 날을 맞이해 학부모 명예교사가 담임교사를 대신하여 수업을 하게 됐다. 대개의 경우, 각반 임원 어머니들이 간단한 레크레이션과 간식을 준비하는 수준에서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우리 반도 그렇게...
“3학년 담임선생님 1년간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저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전년도에 비해 학급(10학급)도 적고, 학생들의 입학 성적도 좋지 못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울산지역에서 유일하게 서울대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에서 3명 모두를 합격시킨 것은 오로지...
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벨이 울린다.교사는 이번 시간에 학습할 내용에 대해 잠시 언급하고 곧이어 어떤 학습 준비물이 필요한지에 대해 조목조목 아이들에게 일러주기 시작한다. 그 순간 한 아이가 불쑥 일어서더니 교실 뒤편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사물함 안으로 얼굴을 들이 밀고는...
주요 언론에서는 평준화가 교육의 획일화와 하향화를 가져온다며 꾸준히 비판해 왔다. 이러한 비판에서 정부는 학교유형을 다양화해 수요자인 학생에게 선택권을 주면 공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사교육을 줄일 수 있다며 특수목적고, 자립형 사립고, 기숙형 공립고 등을 설립 및 확대하...
요즘 들어 부쩍 내가 가고 있는 길과 하는 일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았다. 사람은 그럴 때가 있기 마련이고 무슨 일에나 권태기가 있는 법이라고 주위에서 격려하지만 한번 가라앉은 기분은 영 좋아지지 않았다.이런 와중에 동료교사 두 명과 함께 경기도 양평에 갈 기회가 있었...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수능 응시자 인원은 지난해 응시자 67만7834명보다 3만4393명이 증가한 71만2227명이라고 한다. 울산지역에서도 역대 최고인 1만6592명이 응시한다. 수능 하루를 앞둔 이맘때면 수험생들은 심리적으로 ...
“민준이 옆자리는 왜 비어 있지?”“다정이가 저 뒤쪽으로 가버렸어요.”휑하게 비어있는 자신의 옆자리를 바라보며 민준이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이어서 주변에 있는 아이들이 한 마디씩 거들기 시작한다. “민준이한테서 냄새가 난대요. 물파스 냄새…”“민준이가 체육시간...
2학년 학생들에게 교육이나 학교에 대한 바람을 들어보니 야간자습의 고통에 대한 호소가 가장 많았다. 자율은 불가능할거라 생각해서인지 밤 10시에서 9시로 한 시간만이라도 줄여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대한민국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어떠한 이유에서 선택권이 제한된 야간자...
지금까지 교육을 정의한 사람은 무수히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교육은 현실을 재구성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현실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이 처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개미’를 통해 당연하...
독서와 연애가 닮았다고 하면 생뚱맞다고 할 지 모르지만 여러 가지로 닮은 점이 많다. 연애의 시작은 자신에게 잘 맞는 사람을 찾고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공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책과의 만남도 선택 기준과 안목을 갖고 자신에게 잘 맞는 책을 고르...
정신없이 바빴던 금요일 오후,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와 함께 몇 분의 학부모님들이 우리 학교로 찾아 오셨다. 한 분은 겉옷의 뒷부분이 완전히 젖어 있었고 다른 두 분 역시 어깨며 머리카락이며, 심지어 바지까지 온통 흙탕물에 젖어 있었다. “아이구, 갑자기 이렇게 소나기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요 언론들은 ‘학교장의 리더십과 교사의 열정이 학교를 바꿀 수 있다’고 하며 교사가 나태함에서 벗어나 수업시간에 핵심내용을 딱딱 짚어주고 가끔씩 ‘빵빵 터트려주면’(학생 웃기기) 공교육이 살고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고 보도한다.이러한 보도는 ‘개...
10여년째 나의 자동차 룸미러에는 아이와 어른이 웃으며 마주보는 모습의 십자수 쿠션이 매달려 있다. 예전에 우리 반이었던 아이에게 선물로 받은 것이다. 자동차를 구입한지 20년이 되어가니 절반을 자동차와 함께 한 셈인데 햇빛에 빛바래고 많이 낡았지만 나에게는 안전운전을...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어제 저녁, 오래간 만에 만난 동료교사들과의 모임에서는 이 짧은 한 문장이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요즈음 같은 분위기에서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드네요.” “누가 선생 아니라고 할까봐… 너무 고민하지마....
C일보의 9월6일자 기사 ‘주면야독(晝眠夜讀)’ “학교에서 잠 보충하고 상쾌하게 학원 가야죠…” 에서 학교는 학생들이 잠을 자는 곳으로 전락한지 오래되었다고 보도하였다.기사의 요지는 ‘재미도 성의도 없는 수업 듣느니…’ ‘자든 말든 교사 혼자 진도, 애들은 전멸’ ‘제...
▲ 심영보 천상초등학교 교사 유난히도 덥더니 그래도 아침과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걸 보면 가을이 오고 있는가 보다. 40여일간의 여름방학도 어느 사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매년 이맘때면 느끼는 거지만 개학으로 치닫는 세월의 빠름이 새삼스럽다.올해는 우리 학교가 교육청으로부터 삼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하는 평가 대상 학교가 되었다. 그래서 방학의 절
“선생님, 오늘 30만원 벌었습니다. 교육청에 상담 신청을 잘 한 것 같아요. 답답한 가슴이 후련합니다. 감사합니다.” 교육청 대입정보센터에 수시 상담을 하러 온 어느 학부모의 말이다. 말인즉, 울산 어느 입시컨설팅 학원에 입시 컨설팅을 받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벌써 ...
언제나 그러하듯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는 알 수 없는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아니, 보다 솔직히 말하면 소문난 길치인 나에게는 아무래도 설렘보다는 두려움 쪽이 조금 더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애써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