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추석 긴 연휴를 활용해 가족들과 나들이 겸 관람하기 좋은 전시 하나를 추천하고 싶다. 바로 ‘행복을 그리는 작가’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에바 알머슨(1969~) 특별전 ‘Andando’다. 대전엑스포에서의 전시를 마치고 오는 9월21일부터 부산 영도의 복합문화공간 ‘피아크 P.ARK (부산시 영도구 해양로195번길 180) 2~3층에서 개최된다. 그녀의 작품은 코카콜라 CF광고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우도에서 그린 해녀 그림이 2016년 고희영 감독의 영화 ‘물숨’을 통해 소개되기도
오늘날 삼권분립과 사법권의 독립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움직일 수 없는 기초로 인정된다. 가장 최근에 사법권 독립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사건은 2017년에 불거진 사법농단 사건이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법관 블랙리스크를 작성해 갖고 있으면서 특정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 첫 번째 의혹이었고, 대법원장이 행정부로부터 상고법원 설치를 받아내기 위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사건 등 특정 사건에 개입해 청와대의 입맛에 맞게 재판결과를 좌우해 온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 두 번째 의혹이었
울산은 서울이나 경기도, 부산, 광주, 인천 같은 대도시에 비춰 볼 때 대형사건사고 발생률이 낮고 살인, 강도 등 강력 범죄는 물론 고액 사기, 횡령, 배임 등의 경제범죄 또한 발생률이 높지 않아 솔직히 울산경찰이 범인을 검거해서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것은 극히 지난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2023년도에는 많은 이변이 일어났다. 울산경찰이 모두 합심해서 범죄를 예방하고 검거하는 등 민생치안에 매진한 결과 울산경찰청이 생긴 이래 역대 최고의 범인검거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첫 번째는 전세사기 피의자가 검거다.
독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독서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고자 한다.첫째, 학습만화는 독서의 초기 진입에는 유용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오히려 깊이 있는 독서로 가는 길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열중해서 읽는 아이들을 보면 참 대견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하지만 조금 가까이에서 보면 70~80%의 아이들이 학습만화를 읽고 있다. 학습만화는 자극적인 색으로 된 그림이 눈에 먼저 들어오며 대부분의 글이 대화로 된 구어체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고의 과정을 거쳐 깊이 있는 사색을 하기 위해서는 문어체의 문
고등학교 때 갔던 수학여행을 돌아본다. 교실과 집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밤을 새우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평소 어렵고 무서웠던 선생님들을 놀려먹는 재미가 몇십 년이 지나도 남는 추억이다. 수학여행 중 열린 장기 자랑 시간에는 재능있는 학생들의 노래, 춤, 연극 등 많은 장르의 연행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는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진 학생주임 선생님을 우스꽝스러운 등장인물로 만들어 흉내 내는 패러디극이었다. 그러한 패러디 코믹 연극의 타깃은 거의 항상 체육과목을 담당했던 학생주임 선생님이나 괴짜 수학 선생님
언양읍성은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문화재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 문화재 주변에서의 각종 건축행위 등은 이 법에 따라 규제를 받는데, 예를 들면 ‘문화재영향검토구역(2010년 이후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중 성벽에 접한 4차선 도로변 3구역의 경우 건축물 최고 높이는 8m(평지붕 기준)를 넘을 수 없다. 언양읍성 주변 신개발지에 높은 건물이 없는 이유다. 장차 언양읍성 정비로 성내에 들어설 공공건축도 같은 규제를 받는다. 이 규제는 ‘사업성’이나 활용면에서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웃 경주 ‘황리단길’은 사정이 좀 다르다.처
태화루는 신라 선덕여왕(재위 632년~647년) 당시 당나라에 유학 후 돌아온 승려 자장에 의해 창건된 태화사와 함께 건립되었다. 태화루는 태화강의 용금소 북쪽 절벽 위에 지어졌는데 임진왜란이 지나면서 소실되었다가 400년이 훌쩍 지나서 2014년에야 현재의 모습으로 건축되었다. 용금소는 태화강 물이 휘돌아 치면서 암벽을 깎아 만든 절벽 밑의 수심이 깊은 부분인데 예전에는 매년 익사자가 생기는 무서운 곳으로 인식되었다. 용이 산다는 속설에 따라 가물 때는 기우제를 지내는 등 고대로부터 울산의 명소이었다. 자장이 중국의 태화지에서 만
임진왜란 두해 전 일본을 통일한 ‘풍신수길’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교토에 다녀온 서인 황윤길은 ‘필시 병화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고, 동인 김성일은 ‘그러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상반된 보고를 한다. 동인인 유성룡이 제자인 김성일을 따로 불러 이를 추궁하니 ‘나도 어찌 왜적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겠습니까. 상대가 너무 격하게 나오니 온 나라가 놀랄까 봐 그런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동인 김성일이 서인 황윤길의 보고에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이로 인해 결국 참혹한 왜란을 겪어야 했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
우리는 인생을 통틀어 알기란 어렵다. 어떠한 인생이든 측량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인생이기 때문이다. 쪼개고 쪼개어 작디작은 조각으로 분리해보아도 자세히, 깊이 알 수 없고 무게는 잴 수조차 없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정재찬 교수의 (인플루엔셜)은 일곱 챕터로 나눠져 있고, 또다시 두 개의 가지로 쪼개었다. 가지 하나에도 잔가지를 여럿 달았다. 인생에 대한 시 강의 모음집으로 나온 책인데, 인생을 이리 따뜻하게 만져보는 시의 손길이 깊다. 높다.시와 더불어 저자는 영화, 소설, 드라마, 가요 등 여러 콘
‘디자인’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매우 익숙한 단어다.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디자인은 공간, 건축, 제품 등이 보기 좋은 형태, 사용하기 편리한 기능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근래에 와서 디자인의 의미는 더욱 확장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화나 문장 속에서도 다양한 의미가 있는 ‘디자인’이 사용되고 있다. 디자인은 우리가 마주하는 장식이나 패션의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우리의 환경, 경험, 소통, 비즈니스, 심지어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디자인의 어원인 데시그나레(Dsignare)는 보이지 않는 것을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물러가고 가을의 문턱인 입추와 처서도 지났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청량한 하늘의 가을이 일상에 찾아왔다. 산천이 단풍으로 울긋불긋 물들 때쯤이면 많은 사람이 가을을 만끽하기 위하여 인근 산을 찾는다.울산지역에는 가지산, 신불산, 문수산, 무룡산, 입화산 등 크고 작은 산이 즐비하다. 여가 확대, 레저활동 다양화 등 등산객 증가로 산행과 관련된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주요 산악사고를 살펴보면 9월부터 11월까지 가을철 발생비율이 약 40% 정도를 차지한다. 사고유형으로 길 잃음(28
“범죄예방진단은 왜 하는 건가요.” 무더운 여름철 편의점을 돌며 범죄예방진단을 실시하던 중 같은 팀 막내에게 들었던 질문이었다.“글쎄” 마땅한 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벌써 경찰 경력이 3년인데,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범죄예방진단은 범죄취약요소 파악, 예방대책 수립을 위해 경찰관이 지역사회와 함께 범죄환경을 방문해 점검하는 과정이다. 경찰은 2016년 서울 강남역 한 주점 화장실에서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전국 경찰관서에 CPO(Crime Prevention Officer)를 지정해 이러한 범죄예방진단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근자에 모 대학 법전원 교수이자 정당의 혁신위원장이 노인 선거권과 관련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그 논란은 노인들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투표권도 그에 따라 제한해야 하지 않느냐는 아이의 말이 합리적이라고 한 데서 시작됐다. 아이는 그럴 수도 있겠으나 법학자의 지성이 그 정도라니 충격이다. 또한 우리 사회가 그 사단(事端)을 ‘노인’ 예우와 관련된 문제로만 본다면 우리 모두 헌법공부를 다시 해야 한다. 인간 존엄과 가치에 관한 근본 인식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가치나 생명은 계측의 대상이 아
집에 들어선다. 대웅전이 있어야 할 중심에 단청도 없는 소박한 건물이 예사롭지 않다. 벽송사 선원이다. 기왓장에 쓰인 ‘출입금지’ 아래 연꽃 한 송이 피어 있다. 참선중이라 대나무 발이 드리워진 선방 주변은 고요하다. 지리산 깊은 곳에 자리한 한국 선불교 최고의 종가답다. 참배 공간인 원통전은 뒤로 물러나 숨어 있다. 선방과 달리 규모도 작다.벽송(碧松)은 ‘푸른 소나무’다. 조선 중종 15년(1520)에 벽송지엄선사가 절집을 중창했다. 벽송은 그의 당호다. 벽송사는 억불의 시대에도 고승들의 맥이 이어져 한국 불교를 이끈 대선사들을
지난 8월29일, 미국 백악관과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들 가운데 정부와의 협상을 거쳐 판매가격을 낮추어야 하는 10개 제품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는 2022년 8월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것인데, 가격 협상 결과 인하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제약회사들은 2026년 1월1일부터 합의된 약가로 의약품을 공급해야 하고, 협상에 불응하는 경우 해당 의약품은 공공의료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해당 의약품 매출액의 최대 90%에 대해 과세되는 불이익 처분이 따르게 된다.약가 협상의 법적 근거가 된 인플레이
나는 옹기축제에 특별한 애정이 있다. 그래서 올해 열린 울산옹기축제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올해 초 울주문화재단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5월에 치러질 옹기축제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울산 울주군 행정 일선 재임 때부터 울산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서 옹기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또한 옹기축제가 지금과 같은 울산의 대표 축제가 되기 이전 축제의 열악한 재정 충당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발로 뛰기도 했다. 비대면 축제에 이어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봄축제인 2023 울산옹기축제를 통해 코로나로 움츠려진 사람들의 마음에 축제
나일강을 따라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면 국경도시 아스완에 닿는다. 도시를 감싸고 흐르는 나일강이 호수처럼 넓고 위풍당당하다. 대형 크루즈가 드나들 정도로 수량이 풍부하고, 마리나에는 고급 요트들이 즐비하다. 돛을 활짝 편 펠루카(전통 돛단배)들도 떠다니지만 이국적 풍경이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중해의 어떤 항구풍경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추리 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나일 살인사건’이 시작되는 무대로서도 손색이 없다.갈수기가 심한 이 지역에서 어떻게 저만큼 풍성한 강물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 풍성한 강물의 실체는 도시 외곽에서
최근 9호 태풍 사올라, 11호 태풍 하이쿠이, 12호 태풍 기러기가 우리나라 남쪽부근 해상에서 동시에 만들어져 북상하면서 한반도에 또 다른 기후위협을 주었다. 다행이도 3개의 태풍은 모두 한반도를 빗겨가거나 육상에 다다르기도 전에 소멸했지만, 태풍의 직격타를 맞은 중국 남부지방은 태풍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이처럼 막강한 에너지를 갖고 북상하는 태풍은 자연재해를 대표하는 위험기상현상이다. 태풍이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태풍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람 역시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남북위 5도 부근
최근 도로 주행 중에 덜컹거리는 상황을 자주 경험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도로 위에 나타나는 ‘포트홀’ 때문이다. ‘포트홀’이란 용어는 ‘pot(냄비)’와 ‘hole(구멍)’을 합친 말로, 도로 표면에 생긴 구멍이 냄비 모양과 비슷하다는 형상 때문에 생겨났다.얼마전 뉴스에서 나왔던 강남 언주역에서 발생한 3m 깊이의 ‘싱크홀’과 ‘포트홀’은 도로에 생기는 구멍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큰 차이점이 있다.‘싱크홀’은 ‘sink(푹 파임)’와 ‘hole(구멍)’을 합친 용어로, 땅이 침하해서 생긴 구멍을 의미한다. 이것은 지하에서부터 시
“모든 기회는 도전하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너무나 명백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지방대 학생의 실력,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통한다. 자신감을 가져라.”울산 청년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말이 있다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대상으로 더욱 큰 그림을 그리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2020년~2021년 UN(국제연합) 회원국의 예산 분담금 순위에서 한국의 세계 10위권 정도이지만, UN을 비롯해 수만명이 넘는 직원이 있는 국제기구에 진출한 한국인은 고작 300여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