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장 인 물김 : 26세 여성. 콜센터 직원노인 : 나이 불명. 고집이 센 인물주인 : 중년 여성 / 이웃 1, 2 / 고객(목소리)◆때 현대, 장마철◆장 소반 지하 원룸◆무 대반 지하 원룸. 김의 방과 부엌 사이에 문 있고 부엌 옆에 출입문 있다. 김의 방 벽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구멍이 있고 그 앞은 옷장이다.무대 밝아지고 장대비 소리가
대곤은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눈에 띄었다. 그는 소방서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공중을 쳐다보고 있었다.“약 아직도 먹어요?”유진은 대곤에게 다가가 물었다. 유진은 자신의 질문이 잘못됐다고 느꼈지만,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다시 출근한 대곤은 조금 더 홀가분해 보이기도 했다. 유진은 대곤이 자신과 같은 소방서에서 근무한다
여기 가지고 오는 인형마다 사연 없는 인형이 없어요.인형을 수선하는 게 아니라 한 땀 한 땀으로 추억을 치료한다 …할머니는 강아지 인형의 털 빠진 등에 비슷한 천을 덧대 꿰맵니다.강아지 인형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던 중년 부인은 아이처럼 소리치며 좋아합니다.햇살이 공방 깊숙하게 늘어진 가을 오후입니다. 등유 난로에
옥수수는 매일매일 일기를 썼습니다연필을 꾹꾹 눌러서 쓰듯 그렇게또박또박 썼습니다땡볕에 땀을 뻘뻘 흘리던 일, 주룩주룩 쏟아지던 비 흠뻑 맞던 일종일 바람과 씨름하던 일, 뻐꾸기가 찾아와 노래 불러 주던 일천둥소리에 깜짝 놀라던 일, 반딧불이가 꼬마전구 켜 주던 일달밤에 부엉이가 무서운 이야기 해 주던 일하루도 거르지 않고 써온 일기장,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늘그막의 아버지벗어놓은 양말이며 옷가지에서거름냄새가 났다그건 아버지가 비로소아버지를 포기하는 냄새였을까그 옛날 장화를 벗을 때나땀에 전 수건을 받아들 때 나던그 기세등등한 냄새에서초록을 버린 풀들이 막 거름으로이름을 바꿀 때의 냄새가 났다아버지가 앙상한 등짝으로 부려놓은 풀 더미에 가축 오줌과 똥을 잘 섞는다 각자의 냄새를 지켜내겠다고 서슬 퍼렇게 날뛰던
조간신문 머리말에 걸쳐진 새벽 냄새해묵은 구두 위로 선선히 내려앉고뜯어진 인생 한 자락 곱게 기워 접었다품이 큰 외투 위에 위태로운 가방 한 줄이력서 너머로는 볼 수 없던 회색 바람지난달 경리 하나가 사직서를 써냈다각이 진 사무실 속 구석진 나의 자리수없이 훑어 내린 기획서 속 오타 하나내 삶의 오점 하나가 툭 떨어진 어느 오후
창간 30주년기념 ‘2019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6명의 당선자와 심사위원, 지역 문인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7일 오후 울산문수컨벤션에서 열렸다. 울산시와 S-OIL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송철호 울산시장, 황세영 울산시의장, 신현욱 S-OI...
17일 울산시 남구 무거동 문수컨벤션에서 열린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는 당선작가와 심사위원, 지역 기관장, 문인 등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날 참석자들은 경상일보 신춘문예가 해를 거듭할수록 공정성과 객관성에 깊이가 더해지면서 당선작의 수준 또한 매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이날 행사는 경과보고, 6명 수상자에 대한 상패와 상금 전달
◆등 장 인 물여 자 (20대)남 자 (50대)◆장 소깊은 밤, 인적 끊긴 야산.◆무 대무대 중앙에 구덩이가 파헤쳐 있다. 실제 구덩이를 구현하기 어려울 경우, 무대를 2단으로 만들어 아랫단을 구덩이로 대체한다.암전 상태에서 땅을 파는 소리, 거친 숨소리. 무대 밝아지면, 우비를 입은 남자가 삽으로 땅을 파고 있고, 손을 묶인 여자가 구덩이 앞에 무릎 꿇고
그토록 아름다운 주검은 본 적이 없었다.그 아름다운 주검 때문에나는 다른 길을 걸어갈 수 없었다.독한 술을 마시고 기억에서 떨쳐 버리려 하여도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차디찬 육체를 알코올로 닦을 때마다 나는 기억 속의 얼굴과 목과 가슴과 손, 기억 속의 귀와 다리와 발가락을 닦는다. 내 손이 닿는 곳마다 서늘해지는 알코올의 성질과 더불어 기억은 성에꽃처럼
깜빡 도깨비김수연“김우주!”산이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산이는 다른 반인데도 쉬는 시간만 되면 우당탕탕 시끄럽게 복도를 달려온다.“오늘은 이름 안 까먹었어?”산이는 나만 들을 수 있게 조용히 속삭였다. 그러고는 뭐가 그리 좋은지 내 등을 퍽퍽 때리면서 웃기 시작했다.“아파!”소리를 꽥 질러도, 눈을 흘려도, 산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우리 반 아이들
겨드랑이를 벌리면 새가 돼요새가 될 때면 쿵쿵 점프해도 괜찮아요점프를 해도 그저 날아가는 동안이니까새 놀이를 하면 날갯죽지가 아파와요저 멀리 프랑스 파리 조그맣게 보이는데기웃기웃 창문 밖빨강, 파랑, 하얀 빛 프랑스 만국기처럼 들어와요짹짹거리는 울음소리를 내 주어야 해요그래야 꼭 날고 있는 기분이니까요너무 멀리 떠나와 둥지를 잊었어요여섯시 반이면 애벌레 찌
파라킨사스 너는 뼛속까지 시린 밤에도 쇄골을 드러낸 가난한 여인의 입술에 걸린 광고가진 것이 그저 빨강 밖에 없네요추운 것들은 늘 번지려는 색 뿐이에요낡은 예식장이 생각과 모자를 바꿔 장례식장이 되자 눈이 많이 내리고 대기하던 사람들이 죽었어요간밤그 신장개업의 담벼락에 어지럽게 나붙은 광고생고무 신발 재고 정리 새 신발 신고 가세요추운 것들은 늘 발이 젖어
건장한 헤드라인에 낱낱이 포위되어포지션 따라 줄 맞춘 활자들 그 사이예각의 커터 칼날이 가로지른 행간들이슈가 이슈를 실시간으로 덧칠한지면마다 시시비비 들끓는 파열음에팩트는 구겨진 채로 무혈의 접전이다전모가 드러난 가십은 접어두고목적지에 소환될 진술은 따라간다치명적 오독이 없는 재활의 분리수거 [당선소감]이희정/ 소중함
경상일보 신춘문예의 응모자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2년 전 650편이나 늘어난데 이어 올해 역시 360여 편이 더 늘어났다.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현상을 두고 한국문단은 10여년의 순수예술 암흑기를 지나면서 청년과 기성작가할 것 없이 순수문학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본보 신춘문예 심사위원들도 이에 대해 ‘이토록 책이 안팔리고 읽지
2019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6개부문 당선작이 발표됐다. 경상일보 신춘문예 심사위원단은 단편소설 부문의 경우 윤덕남(서울)씨의 ‘영혼의 음각(陰刻)’, 시 부문은 김길전(목포)씨의 ‘광고(廣告)’, 시조 부문은 이희정(포항)씨의 ‘스크랩’, 동화 부문은 김수연(경주)씨의 ‘깜빡 도깨비’, 동시 부문은 최류빈(광주)씨의 ‘새 놀이’, 희곡 부문은 김환일(용인
2019년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진행하는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총 876명이 참여했다. 올해 신춘문예에는 총 876명의 2923개 작품이 접수됐다. 797명에 2566편의 작품이 접수됐던 지난해에 비해 참가자와 참가 작품수 모두 대폭 늘어났다.본사는 지난 8일 신춘문예 예비 심사를 진행, 총 876명이 출품한 2923편의 작품이 심판대에 올랐다. 지난해에
소설갑질 고발등 사회문제 다뤄작품 수준 높아 심사에 고민희곡대부분 장면 영상적으로 풀어자신만의 구성 보여준 작품도동화판타지·생활동화등 주제 다양재미와 감동주는 우수작 선정시주로 애환·가족 염원 담아내도전정신 돋보이는 작품 주목시조예년에 비해 응모작 많아 형식·율격 벗어나 아쉬움동시가벼운 말놀이 같은 응모작2019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예비심사가 지난 8일
2018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당선자와 심사위원, 지역 문인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7일 오후 울산MBC컨벤션 2층 아모레홀에서 열렸다.울산시와 S-OIL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김기현 울산시장, 윤시철 울산시의회 의장, 강길부 국회의원, 박미라...
심사위원·지역 기관장·문인 등 참석수상자 6명 생애 첫 등단 영광 축하보다 치열한 작품활동 등 각오 전해17일 울산시 중구 남외동 울산MBC컨벤션 아모레홀에서 열린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는 당선작가와 심사위원, 지역 기관장, 문인 등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이날 행사는 경과보고, 각 부문별 수상자 6명에 대한 상패와 상금 전달, 수상자들의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