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6월이 되면 반딧불이의 빛을 찾아서 자연의 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7월인 지금도 밤으로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어둠이 찾아오면 논에서 울려퍼지는 개구리의 울음 소리부터 들린다. 논들이 연이어져서 있는 곳에서 반딧불이의 반짝임을 찾는다. 반짝이는 빛을 보기 위해서는 어둠 속을 걸어야 한다. 때로는 논의 물길 속으로 발을 헛디디기도 한다. 긴 기다림 끝에 20~25㎝ 정도 자란 모들 사이에서 반짝이는 모습을 바라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짧은 탄성이 나온다. 아! 하고 나오는 그 순간의 아름다움은 언어로는 표현하지 못할 강렬함
씨앗이 싹을 틔우려면 단단하고 비옥한 땅에 뿌리내려야 한다. 깨끗한 물과 양분을 공급해야만 작은 꽃밭으로, 우거진 숲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뿌린 예술의 씨앗은 어디에서 자라고 있는 걸까?예술교육의 지향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최우선 목표로 삼는 것은 예술교육이 공공재로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본적 공교육 기관은 학교이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격차 없이 평등한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에서 강조한 예술교육의 공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학교에서부터 예술교육을 시작하고 그 중요성을 모두
의대 선호 현상이 날로 두드러지고 있다. 강남 학원가에서는 초등학교 의대반에 이어 유치원 의대반 마케팅이 유행하고, 의대 커트라인과 SKY 타 과 커트라인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이런 상황의 이면에는 의대 정원과 의료 수요의 격차가 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게 되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의대 정원 증가를 통한 의료 인력 공급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의약분업 이후 18년째 의대 정원은 동결된 상태다. 한 해에 약 3000명 내외의 의사가 배출되는데, 앞으로 더욱 늘어날 의료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아이를
국민연금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사회보장제도 중 하나이다. 국민연금은 모든 근로자 의무가입으로 연금을 받고, 고객의 선택에 따라 특정 연금 수령 시점이나 수령액을 조절할 수 없는 등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또한 국가 예산에서 일부를 지원받으므로 국가 재정 상황에 따라 혜택이 변경되기도 한다.청년들이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커지는 이유는 1990년생이 만 65세가 되는 2055년에 국민연금 재정이 고갈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 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많은 청년들은 국민연금을
울주군 서생면 진하마을의 한 경로당. 오후 5시가 넘어서자 경로회 회원들이 식사 준비를 한다. 메뉴는 라면과 찬밥. 마트가 멀고 차가 없으니 장보기도 어렵고, 나이 들어 식사 준비에 설거지 과정이 힘에 부쳐 자주 라면으로 때운다. 몸이라도 움직일 수 있으면 경로당에 함께 모여 라면이라도 먹지만 몸도 성치 않은 노인들은 끼니마다 뭘 먹고 버티는지 알 수 없다.이런 처지에 놓인 노인들에게 적절한 영양공급을 위한 마을식당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주민들이 있지만 주방으로 사용할 공간이 마땅찮다. 이 마을에만 혼자 사는 노인이 100여명에
필자는 12년째 블로그를 운영해 오고 있다. 처음에는 결혼과 출산, 여행 등 인생의 이벤트를 기록하기 위해 시작한 블로그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누군가에게 말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블로그에 털어놓기 시작했고, 글을 쓰다 보면 감정이 정리되면서 다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며칠 전, ‘2년 전 오늘’이라면서 필자가 2년 전 남긴 블로그 글에 대한 알람이 울렸다.“회피하지 말자.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내 잘못임을 인정하고, 사태를 수습하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너무 의기소침하지도 말자. 잘못한 일의 무게를 무겁게, 대신
어제부터 개최되는 울산국제환경사진페스티벌에서 특별전의 일환으로 ‘울산아트포럼’과 ‘0.1젊은예술가회’의 협업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울산아트포럼은 사진을 중심으로 모여 다양한 예술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이고 0.1젊은예술가회는 회화를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예술 단체이다. 다른 매체를 사용하는 시각예술가들이 협업을 통해 예술관을 확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준비 기간이 다소 짧았던 탓에 최초 구상부터 함께 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지만 작가들 간의 직접 소통이 가능하도록 함께 모여 작업을 진행한 덕에 제법 재미있는
울산시민의 숙원 사업이었던 울산의료원 건립사업이 또 좌절되었다. 처음 추진되었던 2002년에도 예비타당성 문제로 무산되었고, 2021년에 다시 추진되었지만, 이번에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 조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이번 무산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공공병원의 필요성이 부각된 상태에서 무산된 것이라 지역 사회의 충격은 컸다. 특히 울산의료원 설립은 대통령 공약이었기 때문에, 더욱 더 무산의 아픔이 크게 다가온 것 같다.울산시도 예상 외 결과에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울산의료원 3수 도전을 공식화했다. 현실적으
우리나라는 경제발전과 보건의료의 발달로 평균수명의 연장과 저출산 등으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이에 정부는 이러한 사회적 구조 및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2008년 7월에 도입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초기에는 대체적으로 만족했다. 그 이유는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소요되는 비용부담이 감소했고, 이용 당사자 본인이나 그 가족의 심리적, 정서적 안정도 증대됐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경제적으로도 그 동안 사회복지법인을 중심으로 제공되던 장기요양서
우리나라는 사회적기업육성법(2007년)과 협동조합기본법(2011년)이 연이어 제정되고, 그 사이 근거법은 없으나 마을기업 육성사업(2010년)을 시작하면서 사회적경제기업의 양적성장에 기여했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은 인증제의 한계를 지적받기도 하고, (사회적)협동조합은 이념에 대한 합의와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아 갈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마을기업은 근거법이 아니라 사업안내(지침)에 따른 느슨한 관리·감독 체계로 자생력과 지속가능성의 위기라는 비판을 받는다.그럼에도 사회적경제기업은 공동체의식 회복과 사회적자본 강화를 위한 수단이자 주체로서
몇 년 전부터 시작된 MBTI(성격유형지표) 열풍이 식질 않고 있다. 이제 MBTI는 누군가와 대화할 때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상식’이 되어가는 수준이다. 80억 명이 넘는 인구의 성격을 겨우 16개의 유형으로 세분화한다는데 반감이 들면서도, 누군가를 이해하는 꽤나 흥미로운 도구임은 부정할 수 없다.필자는 MBTI유형 중 사건과 논리를 중시하는 ‘사고형’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런 성향 탓인지 고민을 토로하는 친구의 감정을 공감하기 보다는 고민되는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집중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친구의 고민을 끝까
올 것이 왔다. 얼마 전 세계 최대 사진 대회에서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우승작으로 선정되는 일이 일어났다. ‘2023 SWPA(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의 한 분야에서 독일 출신 사진가 보리스 엘다크젠이 출품한 ‘전기공’이라는 작품이 1위에 선정된 것이다.사진 속에는 두 여성이 어딘가를 응시하는 모습이 흑백 이미지로 담겨있다. 작가는 해당 작품의 수상이 결정되자 AI로 만든 작품임을 밝히고 자신의 순수 창작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상을 거부했다. 이 행위를 벌인 이유는 사진대회가 AI 이미지 출품에 대비됐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며
고독사란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는 것을 의미한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을 고독사로 정의한다.작년 12월 보건복지부에서는 고독사 실태조사를 최초로 조사해 발표했는데, 2021년 고독사 사망자 수는 총 3378명으로, 최근 5년간 증가 추세였다. 매년 남성 고독사가 여성 고독사에 비해 4배 이상 많으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은 50~60대(
현대사회에서 사회보장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 국가에서는 어떤 형태이든 사회보장제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와 고용 불안정 때문에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회보장제도는 사회 불평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개인이 어려움을 겪을 때 국가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 사회보장법을 보면 사회보장을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복지서비스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회보험은 산업재해, 실업, 질병 등으로 인해 소득이 상실했을 때를 대비한 보험으로 산업재해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최근 울주군 온산읍 주민들이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를 가졌다.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은 도시재생사업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거점공간과 후속사업을 주민들이 직접 관리하기 위해 설립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덕신리는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단기간에 주민들을 이주시킨 곳이다. 그 결과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고, 도시확장성이 없는 상태다. 이곳은 빠르게 낙후됐고 산업체가 제공하는 단발성 일자리로 인해 인구유출이 심각하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유치한 뒤 지금에 이르렀다.주요 사업에는 발달장
며칠 전, 사업하는 남편의 재산상황을 항상 궁금해 하던 친구가 남편 앞으로 증권사에서 우편물이 왔다며, 들뜬 마음으로 “이제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인가”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봉인된 상태의 우편물 사진과 함께 말이다. 필자는 화들짝 놀라 초록색 창에 ‘비밀침해죄’를 검색해 친구에게 링크를 보내주었다.“부부사이라도 남의 우편물을 몰래 열어보면 비밀침해죄로 처벌받는다!”라는 경고와 함께.흔히들 ‘법은 힘 있는 사람의 편’이라고 말한다.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2021 국민법의식조사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대상자 중 60.7%는
지난 주말, 율리에 위치한 사진 갤러리에서 진동선 사진 평론가의 특강을 들었다. 진동선 사진 평론가는 우리나라 사진계의 1세대 평론가이며 다양한 저서들을 발간했다. 오랜만의 사진 특강을 통해 일상에 묻혀 미뤄두었던 사진 예술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보통의 예술 매체들은 작가의 손끝에서 직접 작품이 탄생하지만 사진은 카메라와 피사체라는 매개를 통해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 방식을 갖는다. 내 몸이 아닌 남의 몸을 빌려서 작가의 생각을 말하는 방식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전달하는 매체이면서도 예술적으로 활용될 때는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저출산 위기라는 말도 부족하다. 2020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84명, 2021년 0.81명 2022년 0.78명이다. 최근 20년간 출생아 수 추이를 보면,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2년 간 횡보하다가 2015년부터 급속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년 간 출생아 수 추이를 봐도, 48만명에서 25만명으로 절반으로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안정적으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2명 이상의 출산율이 필요한데, 현재의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대한민국은
우리나라 출산율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으며, 인구감소가 2030년부터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이미 2020년부터 인구감소 추세로 바뀌었다. 저출산 사회는 일반적으로 한 사회가 일정 시점의 인구구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인구대체 수준이 2.1 이하의 상태에 있는 사회를 말한다.이는 가임여성 한명이 2명의 자녀를 낳아야 인구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미래의 인구 추이를 생각할 때 합계출산율이 2.1 이하로 떨어진 이후 인구 성장이 정지되는 시기까지 약 60~65년 걸린다. 합계출산율이 1.5미만인 경우를 초
울산민관협치지원센터 혁신실험TF사업 일환으로 농어촌마을에 설치했던 인보관마을복지센터(이하 인보관)가 비영리단체로 거듭난다. 오랜시간 취약계층 아이들을 돌본 지역아동센터 시설장, 경력단절·다문화여성, 노인들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설립한 이사장, 궂은 일을 마다않고 헌신했던 농업회사법인 대표, 마을활동가들이 일할 수 있게 거점을 만들어준 마을이장, 국가산업단지 청년회를 중심으로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애써온 임원까지. 그동안 지역사회에 기여했고, 앞으로도 각자의 소임을 다해 나갈 사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