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가 끝났다. 아이들의 표정이 편안하다. 기말고사 기간 학교에는 시험으로 다시 극도의 긴장감이 휘몰아쳤다. 아이들도, 교사들도 시험에 집중했다. 모두 함께 팽팽한 긴장감에 힘들었다. 그리고 현재 학교는 다소 편안한 이완의 시간이다. 그러나 동시에 내신 성적으로 아이들은 힘들다.잠을 자지 않고 밤새는 아이들, 밤새고 교실에서 쪽잠을 자는 아이들. 시험기간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의 모습이다.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의 모습에서 역시나 학창시절 시험기간 나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우리는 점심시간에도, 청소 시간에도, 자습실에서도, 복도
장마와 무더위가 찾아온 요즘 학교에서도 1학기 마무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코로나 여파로 한동안 얼어붙어 있던 공기도 많이 누그러진 듯하다. 3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마스크 속에 감추고 있던 학생들의 얼굴을 지금은 마스크를 벗고 마주 보고 있으며, 학교 공개 수업이나. 체육대회 등과 같은 크고 작은 행사들에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그 중에서 필자가 요즘 관심을 가지고 준비 중인 교육 활동이 바로 미래 교육 박람회이다. 이 행사의 공식 이름은 ‘나눔으로 성장하는 2023 울산 미래교육 박람회’로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울
담임 교사로 학급을 운영할 때, 1인 1역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올해는 옆자리 선생님의 학급 운영 방법 중 ‘명언 도우미’를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학급의 명언 도우미(천상고 3학년 김민서)가 친구들과 함께 읽고 싶은 글귀를 칠판에 적는 것인데,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앞둔 시기에 기록된 글귀가 유독 눈길을 끈다.‘인생은 폭우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거야.(비비안 그린)’ 중요한 시험을 앞둔 시기라 예민하고 지친 친구들에게 전하는 말이 ‘빗속에서 춤추는 법’이라니
학교가 변하고 있다. 학급별 동일한 시간표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던 예전과 달리,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나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누적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고교학점제의 전면 시행(2025학년도 예정)을 위한 차분한 변화가 일고 있다. 이를 위해 2023부터 고등학교 1학년 공통과목인 국어, 수학, 영어의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를 시행한다. 각 과목의 교수·학습이 끝났을 때 학생들의 성취가 기대되는 최소한의 지식, 기능, 태도에 대한 책임교육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교사는 이를 위해 최소 성취수준 예방지도와 보충지
울산남부도서관은 지난달 26일 울산대공원 스마트도서관 개관식을 열고, 시민들에게 스마트도서관을 개방했다. 스마트도서관이란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도서관으로 요일 또는 공휴일과 관계없이 1년 365일 운영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도서관 이용자는 시간 제약 없이 24시간 도서 대출과 반납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울산남부도서관은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스마트도서관 위치를 선정했다고 한다. 시민들은 여러 후보지 중 울산대공원을 선택했고, 이어 울산대공원 스마트도서관이 문을 열게 되었다.또한 울산대공원 스마트도서관은 신간 도서를 비
6일은 공휴일이다. 쉼이 허락된 날이다. 아침부터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편안하다. 포근하다. 평온함으로 온 집안이 고요하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68회 현충일이다. 우리는 이날을 기억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온한 쉼은 모두의 삶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진 그들, ‘모두를 위해 자신을 놓은 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현충일이 처음으로 지정된 것은 1956년이다. 6.25 참전 용사를 비롯해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1956년 4월19일 제정됐다. 1975년 1월27일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
독자는 ‘영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세계화, 지구촌 등의 말이 시작되면서 영어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지금은 아예 영어라는 언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2외국어가 아닌 공용어의 느낌이 더욱 강하다. 특히 초등교육과정에 영어과 교육과정이 생긴 지도 25년이 넘었다.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사교육 현장에서 영어 유치원이 마구 생겨나고 있으며, 영어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고 한다. 독자의 친구 중에서도 울산의 강남이라고 떠드는 ‘옥동’에 있는 영어학원을 보내기 위해서
학교의 오월은 다채롭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로 중간고사가 끝나면 체육대회, 봄 소풍(현장체험학습), 수학여행 등의 행사가 연이어진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도 지난 금요일 체육대회가 진행되었고, 학생들은 생기있는 표정과 승리욕에 불타는 눈빛으로 다양한 종목과 장기자랑에 참가했다. 교실에서 무표정으로 앉아 있던 학생과 같은 아이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빛났다.교실에서는 조용하던 학생이 다른 장면에서 활발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순간을 목격하는 것은 꽤 즐겁고 신선하다. 축제때 단체댄스를 준비하며 몸치인 친구에게 안무를 가르치
4월의 생생한 연둣빛이 초등학생인 우리 딸 마음에 가득했다. 서먹함이 사라지고 금세 친해진 반 친구들과 함께하는 현장체험 학습이 있어서다. 한껏 들뜬 얼굴로 가져온 가정통신문을 보면서 나의 작은 고민은 시작됐다. 소풍 도시락과 간식을 어떻게 준비하지? 도시락을 열기만 해도 봄향기가 솔솔 나는 도시락으로 기분 좋은 소풍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했다.평범한 김밥 도시락으로 하루 다녀오면 되는 건데, 뭘 그렇게 유별나게 준비하느냐고 핀잔받을 수도 있지만, 나는 소풍 도시락에 후회되는 일이 있었다. 살림에는 큰 솜씨가 없는 바쁜 워킹맘
지난 4월 울산교육정책연구소에서 개최한 2023년 제1회 정책연구회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올해 울산정책연구소가 발행하는 책자 제작에 참여하고 있어 정책연구회 참석까지 자연스레 이어졌다. 울산광역시교육연구정보원 박상진홀에서 열린 정책세미나에 여태전 교수를 비롯해 50여 명의 교직원, 교육전문직원, 시민들이 참석했다.정책연구회의 주제는 ‘울산 대안교육 체제 구축 어떻게 할 것인가’로, 1부 주제특강에서는 건신대학원대학교 대안교육학과 여태전 교수의 강의가 있었다. ‘한국 대안교육의 성찰과 과제’라는 주제로 미래학교로서 대안교육의 방향
지금 학교는 시험 중이다. 아이들이 중간고사를 치고 있다. 4월말부터 5월초 대부분 고등학교가 같은 상황이다. 시험기간 학생들은 자신들의 시간에 집중한다. 교사도 학부모도 함께 아이들의 시간에 집중하며 하나 된 마음으로 아이들을 응원한다. 감독을 하며 시험에 집중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학창시절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시험기간 잠이 부족한 얼굴로 시험에 집중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아이들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시험을 치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과 귀가 발갛다. 교실은 아이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문제를 풀고
한국 사람들은 처음 마주하면 늘 질문을 한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직업이 뭔가요?” 둘 다 참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직업을 이야기할 때 필자는 교사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회사에 다닌다거나 대충 둘러댄다. 교사라는 직업이 절대 부끄러워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그저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두렵고 그 후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였을까, 교사라는 직업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 필자가 느끼는 교사라는 직업은 안타까울 정도로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 더 이상 존경받거나 명예직
10여 년 전부터 시작한 시사 교양 강연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줄여서 ‘세바시’라고 불리는 강연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더 좋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 끊임없이 이어가고자 하는 강연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청중에게 공감되기 때문일 것이다.작년 이즈음 필자가 근무하는 천상고등학교(박상열 교장) 학생회에서 강연 프로그램을 모방한 ‘세바청 15’(세상을 바꾸는 청소년 15분)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4주의 기간 동안 매주 학생 강연자와 청강자를 신청받아 방과후에 진행한 것으로 프로그램의 취지도 좋았지만, 학생들의 자발
코끝에서 느껴졌던 시원한 바람이 반가웠던 기억으로 보면, 늦봄쯤이었을까. 널어놓은 빨래가 밤바람에 조용히 찰랑거리고 TV에서 9시 뉴스 시작하는 소리가 들리면, 나는 얼른 숙제를 마치고 까슬한 이불을 펴고 잘 준비를 했다. 눈을 감고 누워 나를 감싸는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고요한 밤의 평화와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행복을 몽글몽글 느꼈다. 그 옛날 초등학생 시절의 행복함이 어느 순간에 문득 피어오르면, 나의 감정이 어우러진 그 공간은 다시 선명해진다.가끔은 일상의 여러 가지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 집중이 안 될 때, 아담한 나만의 공
얼마 전 아이들과 한창 교과 공부를 하다 선생님이 색다른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며 열심히 공부하자고 아이들을 북돋웠다. 무엇을 할 거냐는 쏟아지는 질문에 간식 만들기라고 답했다. 틈틈이 의견을 모아 보았는데, 우리 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피구, 유튜브 보기, 요리하기 같은 것이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다면 우리 반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간편한 요리 수업이 없을까 생각하다 떠올린 것이 와플 만들기다. 마침 실과교과에 간식 만들기 활동이 있어 학습과도 연계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카페에서는 많이 봤지만 직접 와플
개학이 연기됐다. 어린 시절 무슨 이유가 생겨 개학이 연기되기를 바랐던 순간이 있었다. 요즘 아이들도 그러기를 바라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실제로 개학이 3일 연기됐다. 학점제형 공간조성 사업이 마무리되지 않아서였다. 학생들과 학부모님께 죄송했다. 담당 부서 부장으로서 마음이 무거웠다.딴에는 시간과 싸우며 방학을 보냈다. 공사 관련해서 아는 게 없는 교사로서 모르면서 일을 따라가야 했다. ‘모르는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그러나 그것이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었다. 그래도 울산광역시교육청에서는 촉진자 지원 시스템을
세계 시민 교육이란 한마디로 정의 내리긴 어려운 말이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인류 보편적 가치인 세계 평화, 인권, 문화 다양성 등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책임 있는 시민을 양성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어떤 필자는 이러한 교육을 ‘오지랖퍼’를 기르는 교육이라고 빗댄 칼럼도 있었다. 맞다. 세계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세계적 문제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것 즉, 세계의 모든 문제에 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하는 교육이기 때문에 ‘오지랖퍼’를 기른다는 표현이 참신했다.그렇다면
올해도 담임 교사로 배정되었다. 학교마다 다를 수 있지만, 대개 반 편성이 완료되면 학생 명단은 비공개로 한 채, 학년 선생님들이 반을 추첨한다. 제비를 뽑는 그 순간 한 해, 내가 만날 아이들과의 인연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학생들과의 만남은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어떤 모습으로 관계를 맺어나가야 하는지는 늘 고민스럽다. 신규 시절에는 친구같은 교사가 되고 싶었고, 이후에는 차별하지 않는 공정한 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교직을 거듭할수록 공정한 태도로 학생들을 대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학급 구성원이 자라온 삶
알싸하고 푸르른 봄 바다를 만나고 싶어 울산대교를 지나 동구로 들어오면, 마주 앉은 대송고등학교(교장 김태중)와 울산 동구청이 동구를 방문한 모든 이를 포근히 맞이하는 듯하다. 마주한 동구청의 보호라도 받는 듯, 포근함에 싸여 있는 대송고의 아름다운 풍경에 이끌려 둥글진 길을 따라 교내로 들어오면, 신기하고도 재미난 푸르름에 누구라도 두 눈이 깜짝 커진다.대송고 본관은 ‘□’자 형으로, 건물 중앙에 꽤 넓은 공간이 있다. 비밀의 정원처럼 숨어 있는 이 작은 광장의 중심을 한 그루 나무가 지키고 있고, 양 옆으로 자연의 흙이 그대로
연간 100권씩 4년을 읽었고, 올해 5년차에 접어들었으며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일 년에 10권 쯤 읽던 사람이 100권씩 읽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어떤 일이 생기기는 할까요? 500권을 독파 한다면 무슨 변화가 생길까요?처음 독서를 시작할 때 독서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자신의 독서 이력을 쓴 글이며, 독자를 독서가로 거듭나게 하고 지속해서 읽게 하는 동기부여가 목적인 책입니다. 독서를 통해 인생을 바꾼 이들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책에는 자신의 경험담을 곁들여 굉장히 설득력 있게 독서의 효용을 설명해 놓았습니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