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는 깨어있는 채로 잠을 자고 꿈을 꾼다. 왼쪽 뇌가 잠들어 있으면 오른쪽 뇌가 깨어있고, 오른쪽 뇌가 잠들면 왼쪽 뇌가 깨어난다.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잠을 자고 심지어 뛰어오르는 순간에도 꿈을 꿀 수 있다고 한다. 비록 바다에서 살면서 물고기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없는 포유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물 밖에서 오래 있을 수도 없다.
“왜놈들이 만든 왜성을 왜 우리가 돈 들여 보존을 합니까?”울산시문화재 제8호 서생포왜성(西生浦倭城)을 향해 걷던 초로의 관광객이 던진 질문이었다. 의문형 종결어미로 물었으나 그 질문에는 의문만이 아니라 사뭇 불만이 담겨져 있음을 쉬 짐작할 수 있었다. 올 여름에 제법 움푹하게 패인 가파른 흙길을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걷던 그는 가쁜 숨을 내몰아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