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대학에서 정치학과 국제관계를 강의한다. 이번 학기에는 비교정부론이라는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비교정부론이란 말 그대로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정부형태와 정치제도들을 비교연구하는 학문이다. 정치학에서는 역사가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연구분야다. 그 이유는 정치를 연구하려면 다른 나라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직 비교를 통해서만 우리는
빨강과 파랑은 성격이 다르다. 빨강은 뜨겁고 파랑은 차갑다. 이러한 두 개의 극단적인 성격이 반반씩 합쳐진 색이 보라다. 그래서 더욱 매혹적이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 ‘보라는 명상적이며 비밀스러운 이미지를 던진다. 또한 슬프고 우울하다. 이런 비극의 요소가 오히려 이 색을 품위 있게 한다. 보라계열인 릴라색으로 가득 찬 공간은 신비스러움을 넘어 마술과
적지 않은 지역주민들이 ‘지방신문 볼 게 없다’, ‘지방방송 꺼라’는 얘기를 한다.일반시민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지도층 가운데서도 지역 언론을 폄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틀린 말이 아니다. 지역신문은 지면부터 작다. 재경신문들이 수십 쪽의 두툼한 컬러신문을 펴내고 있는데 비해 지역일간지는 부산, 대구 등 일부 지역을 빼면 20~24면이 고작이다. 그래서
흙과 물과 불 그리고 공기.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충분조건을 한 몸에 담고 있는 역사적 산물을 꼽을라치면 단연코 흙을 빚어 만든 그릇, 토기가 으뜸이다. 생존과 생활의 모호한 경계 속에 살아가던 고대인들이 비로소 생활을 위한 도구를 만들기 시작하고 그 도구에 편리함과 아름다움을 담았다. 인간은 이렇게 문명이라는 준비된 미래 속으로 조금씩 걸어
제18대 대통령선거는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참 이상한’ 선거가 되고 있다. 제3후보가 엄청난 비중을 보이면서 단일화로 거의 두 달 가까운 시간을 흘려보내는가 하면 과거사를 선거의 이슈로 내밀며 양 진영 간에 사활을 건 논쟁을 벌이기도 하고, 이미 사퇴한 제3후보가 캠프 해단식에서 오히려 출정식과도 같은 연설을 해도 여야 모두 그 내용은 물론 자자구구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일이지만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학년말을 마무리하면서 여러 가지 정리하는 업무를 해야 한다. 학년말 성적 처리, 반편성을 하여 다음 학년 진급을 준비해야 하고, 자기 평가, 동료들의 다면평가를 거쳐 관리자로부터 근무 평정을 받아야 하며, 성과상여금의 지급을 위한 객관적인 사정을 거쳐 등급을 받아야 한다. 또, 학교를 옮기는 교원은 전보 내
베를린의 중심가 ‘운터 덴린덴’ 거리에 가면 전쟁기념관이 있다. 보통의 경우 전쟁때 사용했던 부서진 탱크와 기관총, 전투기 따위를 모아 놓았을 법하지만, 그곳에는 그렇지가 않다. 독일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케테 콜비츠의 조각상 작품 ‘피에타’가 6개의 거대한 돌기둥이 지붕을 떠 받드는 기념관 입구 안쪽에 덩그렇게 위치하고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경악할 수
민주주의 국가의 기초는 지방자치제이다. 토크빌이 오죽하면 지방자치를 민주주의의 초등학교라 하였겠는가. 하지만 우리나라 헌법의 지방자치관련 규정은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결론적으로 민주주의의 토대인 지방자치에 대한 규정이 매우 취약한 헌법구조인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 조항수 130개중 지방자치와 직접 관련된 조항은 단 두 조항(제117조와 제118조)뿐이다
입으로는 무슨 약속을 못하겠는가?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어떤 나라도 시장원리에 반하는 정책을 사용하면서 견뎌낼 수가 없다. 재임에 성공한 대통령의 퍼주기 정책으로 일관해 왔던 아르헨티나가 다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 27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3계단으로 떨어뜨려 디폴트 수준에 육박하도록 만
주택담보대출이 금융 문제를 넘어 사회, 경제, 정치적 문제로 확산될 조짐이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 대출의 10% 이상인 44조원이 담보비율(LTV)을 초과한 대출로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은 ‘채무자는 담보 가치의 감소 등의 사유로 은행의 채권 보전상 필요하다고 인정된 때에는 채무자는 은행의 청구에 의하여 곧 은행이 인정하는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바닷가에서 자란 필자는 어릴 적부터 생선회를 먹고 급성복통 즉 일명 ‘아다리’(일본어인 아따리사와리에서 온 말로 탈이 난다라는 뜻) 되어 이리저리 뒹굴면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어릴 때는 그것을 단순히 허겁지겁 급하게 회를 먹다가 체한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식품을 전공한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다. 한번 ‘아다리’되면 자주 반복된다
얼마 전 ‘남자의 자격’이라는 TV 프로에서 연예인과 그 가족들로 구성된 패밀리합창단이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원을 찾아 입원 중인 말기암 환자들 위한 위문공연을 통해 많은 감동과 눈물을 선사해 주었다.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삶을 되돌아보며 가족에 대한 미안함, 더 사랑해주지 못한 아쉬움 그리고 남은 시간들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하는 환자의 사연을 통해
현대정치는 정당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으나 정당 외 다양한 참여와 함께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한국정치는 정당이 취약한 것도 문제지만 정당정치를 가장하여 자치의 근간을 왜곡시키고 있어서 이 문제의 해결이 더 절실하다. 지방자치가 재개된 지 20여년 경과되었으나 여전히 중앙정치, 국회의원 패권정치의 그늘에서 못벗어나고 있다. 정당공천으로 치러지는 현재의 기초
우리가 잘 아는 음악 용어 중에 ‘협화음’과 ‘불협화음’이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협화음은 어울리는 음이란 뜻이고, 불협화음은 그 반대인 안 어울리는 음이란 뜻이다. 어떤 음이 협화음이고 어떤 음이 불협화음일까? 그리고 그 기준을 무엇일까? 수많은 음악학자들이 이 물음에 답을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그 실패 끝에 얻은 교훈은 시대마다 문
바야흐로 ‘투표’의 계절이다. 세계적인 종교학자이자 달라이 라마의 40여 년 지기인 로버트 서먼 교수는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최악의 악마를 부른다’고 단언한다. 주지하다시피 투표를 한다는 것은 주권국가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이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자기 삶의 주인임을 증거하고 동시에 증명받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투표시간 연장으로 투표율을 높이
대한민국은 서울밖에 없다. 서울의 문화, 서울의 생활수준, 서울시민의 안전만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지역 고유의 문화와 역사가 소멸되고 있고 지역간 소득과 생활에 있어서 격차가 강화되고 있으며 서울의 안전문제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제는 전 국민의 대한민국이 되어야 하고 문화, 복지, 사회안전 등 주민생활에 직결되는 영역에서 보편적 국
지금 우리 사회는 노인, 어린이에 대한 관심은 많이 높아져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대구·구미지역 우수시설 비교견학을 다녀왔다. 무엇보다 관심을 가졌던 시설이 청소년시설이었다. 구미시와 대구 북구의 청소년 시설을 둘러보고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울산 동구에는 번듯한 시설하나
기록적인 한파가 불어 닥친다는 기상청의 올 겨울 전망에 이어 아직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들이닥친 추위가 몸과 가슴을 움츠러들게 만들고 있다. 효의 상징, ‘빨간 내복’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이 빨간 내복이 최근 다양해진 디자인과 기능, 실용성을 겸비해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다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사실, 빨간 내복과 같이 서양식 내복의
중종 10년 8월(1515)에 시행된 알성시에서 중종은 성균관에 거동하여 문과시험을 직접 출제한다. ‘공자께서 만약 내가 등용이 된다면 적어도 3년이면 이룰 수 있다’라고 하셨는데 ‘공자의 3년 정국 구상’을 논하라는 문제였다. 이때 조광조는 알성시에 응시해 ‘춘부(春賦)’라는 제목의 답안지를 중종에게 올린다.‘하늘과 사람은 그 근본됨이 하나입니다. 그러므
균형발전 없는 국가경쟁력은 더 이상 어렵다. 지방대학 없는 균형발전도 불가능하다. 지방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의 역할이다. 좋은 대학이 있는 지역치고 낙후지역 없고, 선진지역치고 좋은 대학 없는 지역도 없다. 이것은 대학과 지역사회가 하나가 되고 있고, 그 지역을 이끌어 가고 있는 원동력이 지역대학에 있음을 의미한다. 지방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