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가게에 가끔 들락거린다. 햄버거의 표현할 수 없는 야릇하고 온화한 신비의 맛 때문이다. 시도 때도 없이 햄버거에 푹 빠져버린 아이들과는 다르다고 하지만 전세계는 햄버거의 위력에 속수무책이다. 한번 입에 대면 곧 마약에 홀린 듯 탐닉되는 아이들의 막무가내 편식(?...
우리나라 대기업의 이름에는 ‘석 삼(三)’자가 즐겨 쓰인다. 재계 1위인 삼성을 필두로 삼호, 삼미, 삼양, 삼립, 삼영, 삼화, 삼환, 삼부, 삼원, 삼보 등 얼핏 눈에 띄는 기업만 해도 부지기수다. ‘일(一)’은 너무 두드러지고(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二)’...
“로또복권 당첨금 12억원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지난 2월 23일자 일간신문에 났던 기사입니다.(주)나눔로또는 지난해 3월5일 추첨한 로또 1등 당첨금 12억원을 찾아가라고 공지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첨금 지급기한인 3월6일까지 당첨금을 받아가지 않아서 이 돈은 전액 ...
아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난중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임진왜란 7년 동안 이순신 장군이 진중에서 쓴 일기라고는 하지만, 짧은 문장 안에서 이순신 장군의 꼼꼼함과 성품이 잘 묻어난다.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몇월 며칠 날짜까지 꼬박꼬박 적으며 거...
요즘은 드물지만 수 십 년 전만 해도 상주는 전통 상복을 입었다. 누렇고 거친 삼베로 만들었으며 아랫단을 꿰매지 않아 너덜너덜했다. 머리에는 건을 쓰고 띠를 둘렀으며 허리에도 굵은 띠를 둘렀다. 손에는 짧은 지팡이를 짚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어...
본보의 독자위원회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진흥기금에 의한 지원사업으로 운영됩니다. 장애인 비하표현 대체 용어 제시를△김민예숙(춘해보건대학 간호과 교수)= 2일자 ‘철도 투신’ 목격 기관사 기사를 보며, 직업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고통을 겪는 분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조금도 안면이 없는 타인에게 당신을 읽히고 있을 지도 모른다. 당신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 당신이 몇 살인지, 더 나아가 당신의 취향까지 누군가 샅샅이 훑어 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가히 유쾌한 일은 아니다. 하나의 텍스트처럼 열람되고 있다는 것이 ...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 주인공 장승업이 활활 타는 도자기 가마 속으로 엉금엉금 기어들어 가는 장면이 인상적인 영화다. 반면에 그의 얼굴은 참으로 평온하기만 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주인공의 죽음이 의미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질문의 답은 하나로 모아...
힘깨나 쓰는 경상도 조직폭력배 몇 명이 모여앉아 회의를 시작했다. 그 중 두목이 부하들을 향해 “야~ 야, 아그들아 봐라. 이번 여름에는 우리 조직이 바닷가에 가서 극기훈련을 할라 카는데 장비가 뭐뭐 필요한지 말해 봐라.” 그러자 한 부하가 “행님 예~, 구명보트도 필...
“우울하고도 조용한 음악을 배경으로 슬픈 표정을 지으며 앙상하게 죽은 가지만 남은 나무 위에서 마른 넝쿨로 목을 매는 침팬지, 마지막 남은 빙산꼭대기에서 아래의 날카로운 얼음덩어리로 몸을 던지는 북극곰, 굶어죽은 동물들의 뼈가 흩어져 있는 황량한 들판에서 달려오는 기차...
요즈음 술자리가 불안하다. 전체 술시장 약 9조원 중 약 4조원을 점유하고 있는 소주회사들의 소비자 기만행위 때문이다. 술이란 1도 이상의 알코올 음료를 말하는데 우리나라 식품공전 27-6항에 의하면 ‘소주라 함은 전분질원료, 국(麴)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켜 증류, 제...
이번 4·11 총선을 계기로 여야 각 정당들은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를 규정하고 무상급식·보육 등 복지확대와 함께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그러자 사회 일각에서 경제민주화가 정치민주화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기본적 권리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언론에 나타...
“여러 나라에서 왔지만 모두가 우리 꽃인 것처럼… 채송화도 봉숭아도 담장 위에 나팔꽃도 어느 것 하나 정겹지 않은 것들이 있을까요. 언제 어떻게 이 땅에 들어 왔는지 모르지만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울고 웃으며 이제 모두 사랑받는 우리 꽃이 되었습니다. 함께해요 ○○ ...
최근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환경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기상이변에 따른 국지적 집중호우가 발생하고, 강우패턴이 극한 경향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국지성 집중호우의 형태가 기상예보의 예상강우량 또는 지역적 예측을 상회하여 벗어난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사회...
기상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기원전 3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원전 340년경 발간한 ‘미티오로로지카(Meteorologica)’는 현대 기상학을 뜻하는 ‘meteorology’의 어원이 되기도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이전의 기상학은 주...
파란과 곡절도 많았던 20년이었습니다. 그 오랜 의정활동을 대과없이 무탈하게 마치게 된 건 변함없는 격려와 성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9대 총선의 대장정이 끝났습니다. 저는 이번 총선결과에 대해 한 말씀드리면서 20년 정든 여의도를 떠나 있으려...
‘의붓어머니’는 새어머니를 뜻하는 말이지만 구성이 억지스럽다. ‘의부(義父)’는 새아버지를 뜻하므로 여기에 ‘어머니’를 붙이는 것은 맞지 않다. 이처럼 억지스러운 말로는 또 ‘동서(同壻)’가 있다. 뜻대로 풀이하면 ‘같은 사위’라는 뜻이 되므로 자매의 남편끼리 부를 때...
전 세계 IT업계의 신화였던 스티브 잡스가 타계했다. 그의 삶은 차고(車庫)에서 시작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운 애플의 성장사만큼 파란만장했다. 7년 전 스탠포드대 졸업식 기념사에서 밝혔듯 그의 56년 인생은 세 번의 전환점이 있었으며, 그 중 첫 번째 전환점은 리드...
맹자 공손추 장구 상편에 공손추의 질문에 답하여 맹자가 백이(伯夷)와 이윤(伊尹) 그리고 공자(孔子)를 서로 비교한 말이 나온다. “자기가 섬길 올바른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아니하고, 자기가 부릴 올바른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아니하여, 세상이 잘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어...
인간의 몸에는 직선으로 된 부분이 단 한 곳도 없다. 머리털이 유난히 직모라고 자부하겠지만, 그것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김없이 곡선의 조합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피부와 장기까지 우리 몸은 그야말로 곡선의 향연이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딱딱한 직선만을 바라보고 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