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2021년 5월에 부친으로부터 상가건물의 21호를 증여받고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해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다. 국세청은 2021년 1월에 같은 상가건물의 32호가 매매된 사례에 따라 동 거래가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보아 증여세를 결정·고지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심판청구를 제기했다.A씨는 32호의 거래는 다른 상가의 매매가액과 비교할 때 이례적으로 높은 가액으로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이와 같이 개별성이 높게 형성된 가액은 객관적으로 인정될만한 통상적인 매매사례가액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심판관회의 직전에 추가
북구에서 KTX를 타고 서울에 가려면 40~50분 간격으로 있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울산역에 도착해야 한다. 이른 새벽 상행선 첫 KTX를 타려면 리무진 버스는 포기하고 버스비보다 몇 배나 더 비싼 요금을 치르고 택시를 타야 할 때도 생긴다. 우리 북구를 비롯해 동구나 중구, 남구 시민들은 시내에서 KTX를 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가까이에 있는 태화강역과 북울산역을 두고 1시간 정도 자동차로 이동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KTX이음 열차는 지난 2019년 도입된 준고속열차로 강릉선
TV에서 장학퀴즈를 보고 다들 어찌 그리도 똑똑하고 많은 것을 아는지 그저 놀랍기만 하였다.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이 분위기를 띄워주면 “전국 고등학생들의 건전한 지혜의 대결, 장학퀴~즈!” 하는 차인태 아나운서의 오프닝 멘트는 우레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 시그널 음악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 한 동안 궁금했었고 장학금을 주는 선경그룹이 정말 훌륭하구나 하는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1970년대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때였다. 너도 나도 도시의 공장으로 떠났다. 나는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저 멀리 도시로 나가
“사진을 교육할 때 사진 구도 교육을 어떻게 하시나요?” 얼마 전 들은 질문이다. “아….” 하고 잠시 망설인 후에 대답을 이어갔다. 그 이유는 질문에 있는 오류 때문이었다. 사진에서는 ‘구도’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구도’는 사진이 아니라 그림을 그릴 때 적용되는 회화적 짜임새를 말한다. 물론 완성된 사진을 보며 ‘수직적인 구도의 사진, 대각선 구도의 사진’이라는 감상평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촬영 단계에서의 ‘구도를 맞추다, 구도를 잡다’는 말은 ‘화면을 구성하다’로 정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회화는 텅 빈 캔버스를 채우기 위
2019년 7월의 어느날 필자는 울산지사에 첫 출근을 했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던 걸로 기억된다. 날씨 때문만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최대의 공업도시답게 중·소규모, 대규모 공장들이 쉼 없이 힘차게 돌아가는 모습이 그해 여름의 열기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을 것이다.울산은 조선해양·석유화학·자동차산업을 주력으로 성장·발전한 우리나라 최대의 공업도시다. 이러한 산업들을 바탕으로 일자리를 찾아온 수많은 사람이 모여 울산이라는 도시가 만들어졌다. 산업의 발전은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일자리를 찾아온 수많은 사람으로 도시는 활력을 얻고 성장
울산 중구 북정동 308-1에 소재한 종가시나무(사진)를 소개한다. 성안동 교차로 북쪽 언덕 위에 서 있다. 이 나무를 처음 만났을 때가 늘 생각난다. 오랜만에 2003년 만든 를 책자를 펼쳤다. 1997년도 가을 사진이 있다. 부채를 펼쳐 놓은 듯 건강한 모습이다. 나무 아래로 버스정류장 표지판이 있고 언덕을 깎아 놓았다. 이후 옹벽을 쌓았고 지금은 담장처럼 꾸며놓았다. 책에는 가슴높이 둘레가 2.27m다. 지금은 2.55m로 더 굵어졌다. 성장한 것은 아닌 듯하다. 매끈했던 주 줄기에는 혹들이 무수히 생겨났다.
며칠 전 인간 뇌에 칩을 심었다는 충격적인 제목의 기사가 포털을 뒤덮었다. 이는 2016년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인 뉴럴링크(Neuralink)에서 지난달 인간에게 컴퓨터 칩을 이식했고 이식받은 사람이 회복중이라는 내용의 기사였다. 이 기술은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 BMI)라고도 불리며, 인간의 뇌 활동을 감지하고 이를 해석해 외부 장치와 통신할 수 있는 인공적 연결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의 생각을 컴퓨터와 연결함으로써 단지
울산 울주 남부권은 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도시로 지정된 이래 수출 선봉장으로 대한민국 경제 성장과 발전에 큰 일익을 담당했다. 지금의 성과를 달성하기까지는 지역주민들의 큰 희생과 기여가 있었다. 주민들이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우선시하면서 안전과 환경을 담보로 많은 부분을 양보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울주 남부권에 수년째 변변한 병원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이다.울주 남부권은 종합병원이 없을뿐더러 일반 병원급 의료시설조차 하나 없는 그야말로 의료의 불모지다. 혹자는 “차를 타고 20~30분만 가면 공업탑이나 부
바다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풍성하다.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는 맨손으로도 건져낼 수 있는 해조류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겨울 바다 풍경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미역과 같은 해조류가 나오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바위틈에 붙은 맛있는 따개비를 캐는 것도 겨울 바다에서였다. 그래서 바닷가 근처 마을의 겨울 밥상은 작은 고동이나 해초들로 이루어지는 것이 예사였다. 어린 시절 먹던 겨울 음식은 대부분 이런 맛과 냄새에 대한 기억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도 재래시장에 가면 해산물 파는 가게 근처를 기웃거린다.소한 대한의 추위가 잦아드는 이맘
겨울방학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겨울방학이 시작될 즈음, 여기저기 붙어 있던 학원 홍보물들이 기억난다. 하나같이 ‘선행’을 큰 골자로 내세우며, 겨울방학 동안 필히 다음 학년 공부를 끝내야 한다며 학습자들과 학부모들을 유혹했다.겨울방학도 끝나가는데, 모두 선행은 완벽하게 이루었을까. 그리고 그것이 정말 방학을 보내는 ‘정도(正道)’일까.앞으로 배울 내용들을 미리 배운다는 선행의 의미만 따지고 보면, 선행은 나쁠 게 없다. 공부를 안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배울 내용을 미리 익혀놓겠다는데 무엇이 잘못일까.바로 복습 없는 ‘
영어인 kiosk(키오스크)는 ‘궁전이나 작게 만든 현관 건물’을 뜻하는 중세의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최근 어디를 가나 흔히 이 ‘감정 없는 종업원’을 만날 수 있고 인간과 기계의 서먹서먹한 관계를 풀어 대화에 성공해야만 음료 한 잔이라도 마실 수 있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키오스크와 관련해 ‘장년,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현상’이 문제 되고 있다.키오스크는 정확하게는 ‘interactive kiosk(대화형 키오스크)’인데, ‘무인 키오스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별도의 형용사 없이 키오스크라고 하면 구내매점이나 작은 박
기술의 진보 및 환경문제로 끊임없이변화하는 화학 산업의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학습과 적응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최근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에서 울산소재 화학 회사에 입사한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였다. 과거 회사에서 일했던 기억을 되살리는 동시에 앞으로의 유망한 길을 조명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교육 과정을 만들고 강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회사에서 근무할 때 얻은 소중한 교훈을 다시금 떠올렸다. 산업의 역동성은 기술적 전문성,진화하는 기술과 변화하는 글로벌 표준으로 인해 제기되는 다양한 과제를 탐
설날이 코앞이다. 단기 4357년 정월 초하루. 갑진년(甲辰年)이 진짜로 시작되는 날이다. 기다려지던 설빔도 없어지고, 한복 대신 패딩이 자리를 잡았으며, 대면 세배는 손가락 인사로 대체되었고, 명절 제사는 생략하는 집안이 늘어나는 등 껍데기만 남은 설날이지만 고향과 부모를 찾는 행렬은 숙명처럼 여전하다. 사실 설날은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최고의 명절이었지만 메이지 유신으로 일찌감치 양력을 받아들인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과 해방 후의 이중과세 금지정책의 수모에도 불구하고 민간에서는 들불처럼 살아남아 왔다. 결국 정부도 민초의 열망을
문명 비평가 아놀드 조셉 토인비는 그의 저서 에서 ‘문명은 역사속에서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시대가 달라져도 비슷한 상황이 주기적으로 되풀이 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면밀히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영남알프스는 8봉 등정 완주 메달을 받기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다. 행정기관에선 관광수익 창출을 위해 20년이 넘도록 케이블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로 10여년째가 되는 울산울주 세계산악영화제에서도 영남알프스는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하지만 어느때부터인가 영남알프스에 얽혀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식사란 일상에서 중요한 것이다. 안부 인사로 ‘식사하셨냐?’ 는 말을 오늘도 들으셨을 것이다. 우리는 돌아가신 조상에게도 명절과 기일에 열을 맞춰서 정성을 들여 제사상을 올린다. ‘밥 한 끼 하자’는 인사는 단지 밥만 먹자는 게 아니다. 만나서 ‘이바구’하고 정을 나누자는 것이다. 그렇게 만나면 우린 가짓수가 적든 많든 먹거리를 한 상에 다 차려 놓고 먹는다. 서구인은 하나씩 차례대로 나오니 한두 시간 걸리는 것에 비하면 우린 급히 먹는 편이다. OECD 국가로 올라서기까지 제대로 식사를 한 적이 드물 정도로
올해 울산의 초등학교 입학생은 9309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는 기사를 접했다. 지난해 입학생 1만66명보다 757명 감소한 것으로 앞으로 이러한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결국 학령인구 감소는 학교와 교사 수 감소로 이어지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폐원을 앞당기게 된다.지난해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23년 1~10월 집계)에서 울산의 출생아 수는 4314명으로, 2022년 같은 기간 4658명에 비해 7.4%나 줄었다. 이로 인해 울산의 어린이집은 최근 3년간 201개소(2021년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공격계획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이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의 한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부패 재판과 관련해 방탄용 입법으로 사법부 무력화를 시도했고 그에 대한 반대시위가 계속되는 혼란속에서 하마스가 기습했다. 국민 76%가 총리 퇴진을 원한다는 여론조사가 있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 결정을 사법심사로 뒤집을 수 있는 대법원의 권한을 폐지하려던 네타냐후의 사법부 개정 기본법은 대법원에서 무효화됐다. 민주국가에서도 권력 분립과 사법권 독립은 늘 긴장속에 놓여 있는 것 같다.최근
‘잘 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고 듣는 말이다. ‘나는 너에 대해서 잘 아는데…’ ‘그것에 관해서는 내가 잘 아는데’, 그런데 저렇게 말하는 사람은 진실로 잘 알고서 하는 말일까. 장자는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知者不言),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言者不知)’라고 했다. 천도(天道)편 마지막에 나온다.춘추전국시대 때 제나라 환공이 당상에서 책을 읽는데 당하에 있던 윤편이 수레바퀴를 깎다가 환공에게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어떤 거냐고 물었다. 환공이 성인(聖人)의 말씀이라고 하자 윤편은 그 책은 ‘고인조백(故人糟魄)
서로 다른 기술 기반을 가진 두 기업이 기존에 없던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함께 일한다고 하자. 기업 일방은 구상하는 거래에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일부터, 거래의 구조와 주체, 유·무형의 자원을 조달하는 방식, 시험 생산과 상업 생산 일정, 그리고 거래를 성공적으로 종료하고 빠져나오는 출구전략(exit)까지 무수히 많은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정도의 파괴력을 갖춘 신기술은 하나의 기업에 의해 독자적으로 개발되기보다 각자의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기술과 지식, 경험 그리고 자원을 공유하여
2022년 12월 뉴욕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하는 뉴욕대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생 몇 명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마침 정재승 교수가 이끄는 카이스트와 뉴욕대가 맨해튼에 공동 캠퍼스를 9월에 설립했기에 그들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주 관심사는 온통 ‘Chat GPT 3.5’란 것에 쏠려 있었다. 그들은 Chat GPT 3.5의 작동 원리에 경의를 표했다. ‘강화학습’이 들어가서 이전 버전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열광했다. 난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적어보았다. 반은 맞고 반은 엉터리 정보였다. 세상이 바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