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울산중소기업협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기업 사정을 묻는 필자에게 대뜸 “요즘 조선업 관련 일감으로 일자리는 있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라며 구인난에 대한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그렇다. 매년 중소기업들은 청년층의 신규 인력을 선발해 업무에 활용하고 싶어 하지만, 청년층 인구 감소와 중소기업의 현장직 업무 회피에 따른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계속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이러니 자구책으로라도 외국인 노동자를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청년 인구의 감소와 일자리 회피는 퇴직인력에 따른 양질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게
주차를 하려고 이리저리 둘러보니 조금은 넓으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모양으로 표시된 공간이 있다. 바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다. 차량 앞면 유리창에 둥근 주차표지가 부착된 차량만 주차가 가능하고, 보행상 장애가 있는 사람이 차량에 타고 있을 때만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이용할 수 있다. 폭 3.3m의 넓이는 기본적으로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휠체어 이용자를 염두에 두고 지정됐다. 휠체어가 있든 없든 보행 장애에 해당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구역에 초대받지 않은 자가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1997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세고비아(Segovia)는 스페인의 중북부 레온(Leon) 자치주에 속한 소도시다. 마드리드에서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향하는 순례길의 경유지이기도 하다. 기원전 1세기경 로마인들이 정착했고,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자 서고트 왕국의 기독교인들이 정착했다. 7세기에는 이슬람인들이 진출했으나, 레콘키스타(재정복 운동)로 11세기부터 기독교인들이 재정착했다. 세고비아는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양모와 직물 산업이 번창하면서 섬유 무역의 중심지로 황금기를 누리게 된다.오늘날에는 비록 지방의 소도시로 전락했으나, 보물같은 세계적 역사 유산을 3개
미국 메이저리그 소속 LA 다저스와 SD 파드리스의 2024 정규시즌 개막 경기가 3월20일과 21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다. ‘MLB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개최하는 이 경기는 1차전 티켓이 8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만하다. 엄청난 투타력을 겸비한 LA 다저스의 오타니,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금으로 입단한 야마모토와 상대 팀 샌디에이고 소속 김하성, 다르빗슈 등 ‘격’ 높은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상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아닌가 한다.사상 최초로 미국 프로야구 경기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박찬호 이후, 김병현
설레는 봄! 매달 14일 사랑의 의미를 붙여 설렘을 주는 3월의 오늘은 ‘화이트데이’다. 설레는 날을 맞아 달달한 초콜릿을 손에 쥐고, 고백을 준비하고 있는가? 고백하려면 무엇보다 날씨와 분위기를 잘 살펴야 한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기후 위기로 고백할 때 전달해야 할 초콜릿 가격이 고백을 망설이게 한다.기후변화로 전 세계 곳곳이 몸살을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식품 물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돼 조만간 초콜릿과 초콜릿을 활용한 가공식품 가격도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 선물 가격이 최근 사상 최고가를 기록
갑진년 새해도 벌써 3월이 된 지금, 2024년의 시대상을 나타내는 키워드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아마도 ‘인공지능(AI)’을 선택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필자 또한 그렇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봐 왔던 인공지능이 이제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고 있다. 외국인과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면 실시간으로 통역을 지원하고, 키보드로 문장만 입력하면 실감나는 근사한 영상까지 만들어낸다.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는 모습에 때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를 활용해 스마트한 도시를 구현한다면 남구민의 일상이 획기적으로 바뀌고 더 수준 높은 삶을
정부와 의료계 간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의료정책, 의료 환경 등에 관한 내용이 쟁점이 되고 있다. 이번 상황을 계기로 이제껏 필자가 칼럼을 통해 이야기해 왔었던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의 한계를 조금이나마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눈앞에 직면해 있는 상황의 근본적인 이해를 위해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의료시스템은 영국과 같이 공적인 성격을 띠면서 무상의료를 제공하는 나라부터 의료민영화를 도입한 미국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 공급은 민영화, 의료보험은 공영화되어있는 환경으로 양
기회가 될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일상의 순간들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사진으로 많이 담아두라고, 시간이 지나면 큰 의미를 갖게 되니 평소에도 카메라를 습관처럼 가까이하라고 말이다. 특별한 장소, 특별한 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 또한 당연하다. 일상을 벗어난 대표적 순간은 여행이다. 새로운 장면을 만나면 사진도 무조건 특별해질까?지난 2월, 2주 동안 가족들과 아이슬란드를 여행했다. 우리 가족은 사진가 부부와 사진을 배우고 있는 아들, 미대생 딸까지 모두가 시각 예술을 공부 중이다. 그 때문에 여행 전 사진이나 기록물에 대해 꼼꼼
2026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를 요구하며, 특히 환경 디자인 분야에서도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그 중 색채디자인은 안전, 편의, 그리고 행복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초고령 사회의 특성을 고려한 색채 사용은 더욱 중요하다.초고령 사회에서는 시력과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아 안전과 편의를 위한 색채디자인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명확한 명암 대비, 충분한 밝기, 정확한 색채 구분에 유
아내가 암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중일 때에 누가 자기 혈액의 백혈구(NK세포)를 추출해 증식시켜 도로 주입하면 치유와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해서 그걸 해 보았다. 국내에서는 허가가 안 나 일본으로 가야 했으니 의료보험이 안 되는 것은 당연지사. 벌써 7년 전의 일이다. 그때 평생 당뇨로 고생하던 사람이 그런 치료를 받고 정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은 이런 기술이 엄청 발전했을 것이다. 줄기세포나 제대혈을 이용하는 치료도 나온 지 오래 되었다. 의생명공학, 나노(nano) 기술의 발전 속도로 보아 머지않아 놀라운 변화가 있을
울산시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개발제한구역 때문에 기존 시가지와 도시외곽 지역이 이원화된 공간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도시개발은 가용지가 풍부한 도시외곽지역 위주로 진행되고 있으나, 기존 도심과 연계체계가 미흡하여 불균형 발전, 교통 및 물류 비용증가 등 도시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6대 특·광역시 등 주요 도시들은 다핵형 공간구조로 개편해 각 지점을 연결하는 도시균형 발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시도 지역균형 개발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도시공간을 다핵거점화하고 도시공간의 연계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
기본값(default value)은 주로 컴퓨터 공학에서 사용되는 말로 별도 설정을 하지 않은 ‘초깃값’, 즉 ‘기본 설정값’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최근 들어 일상에서도 사용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마음의 기본값을 무엇으로 초기 설정하느냐에 따라 행동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글을 최근에 읽었다. ‘물건을 사지 않는다’를 기본값으로 설정한 사람과 ‘물건을 산다’를 기본값으로 설정한 사람의 소비는 현격히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전자는 꼭 구매할 이유가 있을 때만 구매하게 되지만, 후자는 물건을 사면 안 될 이유가 없는 한 구매를 하게
요즈음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자주 거론되는 단어가 요양병원이다. 사전적으로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명칭이다. 휴양하면서 치료하는 병원이 요양병원이다. 그러나 그 단어가 구체적인 사람과 연결되면 사전적인 의미를 넘어선다. 특히 나이 든 사람이 요양병원에 갔다는 소식은 병 치료와 같은 일상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가족이나 친지가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있다는 소식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당사자와 가족이 겪어야 하는 과정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일이 자신과 무관하지 않다는
새봄이다. 캠퍼스 목련나무엔 꽃봉오리가 막 부풀기 시작했다. 목련(木蓮)은 연꽃을 닮은 꽃이 나무에서 핀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가지 끝에 매달린 목련 꽃봉오리는, 가만 보면 꼭 붓처럼 생겼다. 그래서 목련꽃을 ‘목필화(木筆花)’라고도 한다.고려 때 시인 이규보(李奎報, 1168~1241)는 목련 꽃봉오리의 이런 모양에 착안하여 ‘목필화’라는 시를 지었다.天工狀何物(천공상하물) / 하늘이 무슨 물건 그려 내려고先遣筆花開(선견필화개) / 목필화를 먼저 피게 하였나.好與書帶草(호여서대초) / 서대초와 함께詩家庭畔栽(시가정반재) / 시인
디지털 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우리 삶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 사회와 경제를 재편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생성형 AI와 같은 발전이 주도하는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일하고, 의사소통하고, 생각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으며,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일각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해서 미래 인간의 일자리가 아주 급격하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산업현장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으로 인간의 일자리를 대
손명순 여사가 이달 7일 96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어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하 김영삼, YS)이 서거하신지 9년이라는 세월은 흘렀지만, YS의 특유 화법으로 “닭 모가지는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그 강한 메시지는 필자는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이 되어 있을 것 같다.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YH 사건으로 국회의원 신분에서 제명 되었다. 이것이 부마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급기야 10·26으로 이어져 박정희 대통령은 최 측근에 의해 최후의 날을 맞게 되었다. 이듬해 많은 시민들은 ‘서울의 봄’을 기대 했지만, 신군부 연장선인 제6공
한국에서 총선의 대진표가 속속 완성돼 가는 순간, 미국에서는 2024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로 믿기지 않게도 트럼프가 확정됐다. 현직인 민주당의 바이든과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된 것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는 자신에게 닥친 사법 리스크를 오히려 지지층 결집의 기회로 이용해 선거자금 모금에 나섰고,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3월4일(현지시각) 트럼프에 대한 대통령 출마 자격 유지를 결정했다. 다음날 트럼프는 슈퍼화요일의 경선에서 완승해 미 공화당의 사실상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결정됐다.트럼프는 현재 의사당 난입사태와 탈세·횡
3월이 되어 봄기운이 완연해지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먼지알레르기 등이 걱정거리로 등장한다. 먼지라는 말은 우리네 생활에서 그리 대접받는 말은 아니어서 보잘것없고 하찮은 대상에게 ‘먼지 같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인생의 덧없음이나 하찮음을 ‘먼지 같은 인생’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버섯은 먼지처럼 나타났다가 먼지 같은 포자를 날리고 사라지는 까닭에 먼지와의 일정한 관계를 설정할 수 있다.그리고 버섯 중에는 먼지버섯이 있는데, 매년 이맘때 약간 비탈진 언덕에서 무리지어 발생하는 대표적인 봄 버섯이다. 며칠 전 평소 버섯 공부에
사람들은 종종 무언가를 선택해 시작해야 하는 순간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시점을 마주하게 된다. 동물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사자는 두 마리의 먹잇감을 동시에 쫓지 않는다. 그리해서는 승산이 없다.최근 아이폰 제조업체인 애플이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충격을 주고 있다. 10년간이나 공을 들인 이 사업의 포기로 발생하는 손실도 수조 원이나 된다고 한다. 많은 인원이 인공지능 부서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도 동시에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이번 결정이 예견된 일이었다는 비평을 내놓으면서, 애
올해 입시부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구체화하면서, 의대생들은 휴학계를 내고 학교를 떠나고, 전공의들은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났다. 의대 교수들의 겸임해제 논의와 사직행렬도 시작되고 있다. 정부는 보건의료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해서 대응하고 있으나 남아있는 의대 교수들과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임계점에 달해 의료현장은 마비 상태 일보직전이다.긴급상황도 아닌데 정부와 의료계가 이렇게까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는데 팩트를 중심으로 상황을 들여다보자.문제의 발단은 가속화하고 있는 ‘필수의료 붕괴’와 ‘지역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