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밤하늘을 쳐다보면 수 많은 별들과 은하수가 펼쳐졌다. 동요를 신나게 부르는데 제격이었던 은하수(銀河水).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요즘은 ‘나 때에는’이라 하면 경원시 된다. 그래도 ‘나 때에는’ 이랬다. 누가 믿겠는가. 우리 마당에 반딧불이 왔다갔다 했다는 것을. 아파트의 백분의 일도 안 되는 첩첩시골의 초가집이지만, 내 기억 속의 우리 동네는 황홀한 황금궁전이었다. 목청을 다해 부르든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
불공정에 분노한 2030 세대 표심이 30대 중반의 ‘국회의원 0선’ 인물을 제1야당 대표로 만들었다는 분석이 있다. 집권 여당의 오만에 맞서 제 역할을 못하는 야당의 무능에 대한 질책과 반발이라는 평가도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모든 위대한 일은 젊음이 해야 한다’고 말하였지만 연령이 젊다고 새로운 정치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정치의 내용 즉 알맹이가 새롭고 신선해야 한다. 세상 이치가 그러하듯이 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 것처럼 교체와 변화는 필연적이다.일자리와 주택 문제 등 일상의 삶이 팍팍해지고 공정과 도덕적 가치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촉발된 정보격차(digital divide)는 정보화시대를 관통하면서 통신 인프라 개선을 통해 지구촌 전체에 걸쳐 줄어들고 있다. 단지 정보에의 접근 관점에서만 본다면 이는 양적 격차(1차 정보격차)의 해소로 볼 수 있다. 정보격차의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어온 경제적 수준과 교육수준 및 이와 연계된 정보 활용능력은 여전히 질적 정보격차(2차 정보격차)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그동안 디지털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 ‘조금 불편함’의 감수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디지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천자격시험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해서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시험을 치르고 그에 따라 공천에 반영하겠다는 뜻 같다. 시험. 시험의 나라 한국. 강남의 대치동이 지금의 대치동인 것은 시험 빼고는 설명이 불가하다. 대입시험은 물론이고 취업자격시험과 스펙축적에 익숙한 청년에게 시험이라는 단어는 속살처럼 친숙하다. 또 하나의 시험이 모자위의 헬멧으로 등장할 판이다. 주입식 교육과 객관식 문제의 폐해시정이 절실한 나라. 하지만 시험은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한다. 시험은 수험자보다 출제자를 주목해야 한다. 우문(愚問)
지루한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이어지고 있다. 백신의 손이 미치는 곳이든 아니든,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전 세계 일일 확진자 수는 마냥 되돌아, 제자리를 떡하니 잡아가는 듯하다. 지구촌을 송두리째 혼란의 도가니로 넣어 모든 일상을 뒤흔들고 새로운 변화를 끌어냈던 지난 1년이었다. 이제 다시는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 같은, 비대면 언택트(untact) 사회로 전환되는 길목에 들어섰다. 영역은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으며, 물론 여기에는 ICT 기술의 발달이 큰 역할을 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메타버스란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품앗이, 두레와 같은 서로 돕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대표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공동체 활동에 대해서 배웠던 기억이 있다. 혼밥 혹은 혼술이 일상이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는 요즘 시대 개념과 다를 수 있지만, 뉴노멀(New Normal)의 관점에서 이것은 ‘공동체’라는 형태로 시대에 맞게 변화하면서 함께 해왔다.사전적인 의미에서 공동체는 특정한 사회적 공간에서 공통의 가치와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으로 정의하고 있고, 이것은 정원의 범주에서도 볼 수 있다. 많은 나라에서 산업
우리나라는 국방의 의무에 대하여 가장 민감한 국가이다. 장관 청문회에서 본인 또는 가족의 군입대 여부가 기본 검증항목이 되고 영내 생활에 관한 특혜 시비가 신문지상에 주요 기사거리로 등장한다.그래서 모병제를 하자는 의견도 있고, 제대군인에게 수 천만원을 지급하자는 견해도 있으며, 남녀 모두 징집하자는 방안에서 여성들이 자원 입대하겠다는 청원까지 백가쟁명이다.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휴전중인 나라. 미, 중, 러, 일 강대국간 안보와 외교의 시험장인 곳이니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국방의 의무는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고결한 의무다. 국방
소신 없이 지시에만 따르는 사람을 영혼이 없다고 비하하기도 한다. 무소신을 넘어 사익을 위해 공적 지위를 이용하는 것은 직업적 양심에 대한 배반이다. LH 투기 사례처럼 직무상 취득한 정보나 권한을 이용해 한몫 챙기려는 행태는 파렴치하다. 이와 반대로 신념을 지키면서 양심을 속이지 않고 영혼(!) 있는 행동을 하는 인간의 모습은 현실에서건 영화에서건 감동을 준다. ‘사계절의 사나이’는 이상적 공영사회 의 저자 토마스 모어에 관한 영화다. 1966년 개봉돼 아카데미상을 받은 수작으로 감명깊었던 기억에 다시 보게 되었다. 제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을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파도만 본 것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요”영화 관상의 막바지에 주인공 내경이 바다를 바라보며 읊조린 대사다. 바람이 없다면 파도는 일어나지 않는다. 영화에서 수양대군의 관상은 높이 오른 파도의 한 편린일 따름이고, 바람은 조선 초 거대한 시대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2016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드 슈밥의 4차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 이래 한동안 수많은 이슈와 사회, 산업적 변화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5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가 생활화된지 벌써 1년 반이 넘어가고 있다. 우리 모두가 현재의 환경에 지쳐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도 자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그러나 조심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질병으로 인한 자연에 대한 갈망이 아니라 사실 도시화, 노령화 사회 등의 요인도 자연을 가까이 하고자는 동기였을 것이다.영국의 자연청(Nature E
정부가 코로나 백신을 구하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다. 성미 급한 국민들은 왜 원하는 백신이 안 오느냐고 아우성이다. 미국은 백신이 자국민에게도 부족하다고 발언을 하고 있고, 중국이나 러시아의 백신을 도입하려고 하지만 그 효과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도 상당수다. 진퇴양난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백신을 상용화하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정부인들 어쩌겠는가? 마스크
혁신, 개혁, 대전환 등 변화는 통상 긍정적으로 미화된다. 분열과 대립을 지양하고 통합과 상생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정치가 변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히 선(善)이다. 정부 기능과 역할도 변화를 선도해야 하는 것을 당위로 생각한다. 개인의 경우에도 바뀌지 않으면 무능한 것으로 여겨지기 쉽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조직내에서 현상을
회귀본능이란 동물, 특히 어류가 태어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성장한 뒤, 산란을 위하여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오는 습성을 일컫는다. 사람의 경우엔 뇌에 저장된 자료에 의해 거의 무의식적으로 귀소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동물에게선 온도와 냄새(후각기억), 지형(위치기억)과 태양의 위치를 파악해 방위를 인지하는 태양컴퍼스 등의 기능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벚꽃이 만발한 요즘 같은 봄날, 나도 모르게 맴도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다. 봄꽃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기 때문에 색감도 화사하고 향도 좋다.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와 풀을 야생화라 부른다. 물론 식물 전문가들은 자생식물, 토착식물, 특산식물, 귀화식물 등으로 체계적이고
가짜뉴스(Fake News). 뉴스를 가장한 거짓말이 죄의식 없이 유통되고 있다. 정의의 탈까지 쓸 때도 있다는 것이 더욱 가관이다. 마약이나 도박이 처벌돼야 하는 이유는 자신만의 파괴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거짓말의 유통은 이에 못지않다. 인간은 SNS의 이기(利器)를 만들고 그 이기로 오염(汚染)되고 있다. 뉴스로 포장한 거짓말로 돈벌이를 하는 자가
코로나 거리두기로 혼밥이 늘어나고 있다. 가족들간에도 활동 시간이나 생활 리듬이 다르면 혼밥을 하게 된다. 사무실에서도 점심을 혼자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아 좀 답답하다. 대화하며 즐겁게 먹어야 좋다지만 식사중 대화는 타액의 비산 때문에 방역에 나쁘니 어쩌랴. 어릴 적 들은 ‘밥 먹을 때 말하지 말고 먹어라’는 어른들 말씀이 주효한 때다. 어떻든 음식과 식사
맬서스의 이 1789년 출판된 이래 200여 년 동안 인류는 ‘인구 종말론’으로 힘들어했다. 세계인구가 대략 1800년경에 10억 명을 넘었고, 120년이 지난 1920년경에 20억 명을 돌파, 그리고 불과 다시 100년이 지난 2020년에 78억 명을 기록했으니, 맬서스의 주장대로 가히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보인다. 유엔의 추계에 의하면 2075년
영국은 식물원, 수목원, 정원을 토대로 성장한 정원 선진국이며, 정원문화, 정원교육, 정원산업의 메카이기도 하다.영국의 많은 정원 중 이든 프로젝트(Eden project)는 정원을 통한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모색하는 기관이라면 한 번쯤 방문하는 벤치마킹 장소이다. ‘Project’라는 명칭은 완벽한 생태계의 연장선이라는 개념으로 명명되었다고 한다.영
꽃피는 4월이면 우리나라 2개의 축인 서울과 부산에서 시장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서울 후보들은 너도나도 아파트를 지어주겠다고 공언을 하고, 부산에서는 가덕도신공항,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선거구호가 토건이라는데 씁쓸하다. 정치, 문화, 복지, 산업 이런 것은 뒷전이다. 새로운 시장의 잔여임기가 고작 1년 밖에
항해하는 선박에게 평형을 유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밸러스트 탱크에 평형수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으면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에서 복원력이 생길 수 없어 치명적이다. 물리적인 평형 유지는 위기 상황에서 전복을 막고 안전한 항해를 보장한다. 사람에게 있어 평형의 유지는 균형감각에 달려 있다. 공사를 불문하고 권한 행사에서 균형감각을 가지는 일은 신뢰감을 높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