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에 오면서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으려 일부러 알아보지 않고 왔다. 저녁에 공항에 내려 숙소로 오는데 상당히 놀랐다. 운전이 왜 이러지? 시내의 도로는 우둘투둘하다.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잘 다닌다. 나는 운전 경력이 40년쯤 되지만 여기서는 어림도 없겠다. 길을 보수하고 차선을 긋고 신호등이나 안전장치를 더 해야겠다. 사람들은 예사로 아무 데서나 길을 건넌다. 고속도로가 없는 나라다. 그런데 중간중간에 공간이 부족한데도 좌회전이나 유턴을 허락하고 있어서 위험하다.차량은 거의가 쉐보레(GM대우)다. 라세티와 경차 마티즈
과학과 기술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의 생각은 어떠한가.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고 생각이 깊어지다 못해 혼란스럽기까지 한 경험을 했다. 이렇듯 과학과 기술은 대체로 우리에게 심각하고 진지한 문제였다. 어린 시절 아인슈타인, 뉴턴 그리고 에디슨 등의 인물들이 제시한 위대한 결과물에 감탄해 현재 과학자, 공학자의 길을 걷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런 위대함과 어려움 앞에 지레 겁먹고 위축된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하지만 로봇이 나오는 만화영화를 보고 과학자를 꿈꾼 사람도 많았다고 본다. 진중하고
최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실언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말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수정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때가 있고 치명적 결과를 초래해 그 값을 치러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심코 한 말이니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될까요? 글쎄요. 사람의 말과 행동에 무심이란 것이 있을까요? 의도가 없다고 해도 ‘무심코’는 성의가 없고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죠. 세 가지로 생각해 봅니다. 정말 혀가 미끄러진 경우가 있고 살짝 속내를 의심할 수 있는 실수가 있으며 그 사람의 마음을 꼭 돌아보아야 하는 의미
2022년 12월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합의안이 유럽의회에서 채택되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국내에서는 ‘공급망 ESG 실사법’으로도 불리는 이 지침의 주요내용은 일정규모 이상의 EU 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협력업체까지 포함한 공급망 전체에 인권,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 ‘ESG’ 실사 의무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벌금이나 민사상 책임 부과 등 지침 위반에 대한 명확한 제재조치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ESG에 소홀했던 기업들에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국내 여러 연구기관들은 향
엄청난 폭염으로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지난달, 입맛이나 돋우어 볼까 하여 한 번 가본 적이 있는 맛집에 다시 갔을 때, 그날도 역시 입장 못 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잠시 기다리는데 홀에서 서비스하는 아르바이트생인 듯 유니폼을 입은 두 젊은 여성이 한 명씩 유리문을 밀고 나와 건물 옆쪽 주차장 근처로 갔다가 잠시 후에 격한 니코틴 냄새를 풍기며 다시 식당으로 들어갔다.드디어 호명을 받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식탁이 몇 개 안 되는 작은 식당이어서 그 두 사람이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훤히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평소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추석을 맞아 함께 모여 서로간의 안부도 묻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오랜만에 부모님도 찾아 뵙고, 특히 부모님의 건강도 챙기게 된다. 고령화 또는 노령화는 다른 사회와 비교할 때 노령인구의 비율이 현저히 높아가는 사회이다. 평균 수명의 연장과 출산율의 감소도 고령화 사회를 이끌며 독거노인의 증가 원인으로도 작용한다.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은 노인 비율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6.8%였
오늘날 삼권분립과 사법권의 독립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움직일 수 없는 기초로 인정된다. 가장 최근에 사법권 독립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사건은 2017년에 불거진 사법농단 사건이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법관 블랙리스크를 작성해 갖고 있으면서 특정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 첫 번째 의혹이었고, 대법원장이 행정부로부터 상고법원 설치를 받아내기 위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사건 등 특정 사건에 개입해 청와대의 입맛에 맞게 재판결과를 좌우해 온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 두 번째 의혹이었
언양읍성은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문화재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 문화재 주변에서의 각종 건축행위 등은 이 법에 따라 규제를 받는데, 예를 들면 ‘문화재영향검토구역(2010년 이후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중 성벽에 접한 4차선 도로변 3구역의 경우 건축물 최고 높이는 8m(평지붕 기준)를 넘을 수 없다. 언양읍성 주변 신개발지에 높은 건물이 없는 이유다. 장차 언양읍성 정비로 성내에 들어설 공공건축도 같은 규제를 받는다. 이 규제는 ‘사업성’이나 활용면에서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웃 경주 ‘황리단길’은 사정이 좀 다르다.처
‘디자인’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매우 익숙한 단어다.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디자인은 공간, 건축, 제품 등이 보기 좋은 형태, 사용하기 편리한 기능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근래에 와서 디자인의 의미는 더욱 확장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화나 문장 속에서도 다양한 의미가 있는 ‘디자인’이 사용되고 있다. 디자인은 우리가 마주하는 장식이나 패션의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우리의 환경, 경험, 소통, 비즈니스, 심지어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디자인의 어원인 데시그나레(Dsignare)는 보이지 않는 것을
지난 8월29일, 미국 백악관과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들 가운데 정부와의 협상을 거쳐 판매가격을 낮추어야 하는 10개 제품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는 2022년 8월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것인데, 가격 협상 결과 인하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제약회사들은 2026년 1월1일부터 합의된 약가로 의약품을 공급해야 하고, 협상에 불응하는 경우 해당 의약품은 공공의료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해당 의약품 매출액의 최대 90%에 대해 과세되는 불이익 처분이 따르게 된다.약가 협상의 법적 근거가 된 인플레이
최근 도로 주행 중에 덜컹거리는 상황을 자주 경험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도로 위에 나타나는 ‘포트홀’ 때문이다. ‘포트홀’이란 용어는 ‘pot(냄비)’와 ‘hole(구멍)’을 합친 말로, 도로 표면에 생긴 구멍이 냄비 모양과 비슷하다는 형상 때문에 생겨났다.얼마전 뉴스에서 나왔던 강남 언주역에서 발생한 3m 깊이의 ‘싱크홀’과 ‘포트홀’은 도로에 생기는 구멍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큰 차이점이 있다.‘싱크홀’은 ‘sink(푹 파임)’와 ‘hole(구멍)’을 합친 용어로, 땅이 침하해서 생긴 구멍을 의미한다. 이것은 지하에서부터 시
한국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는 체류 관광을 통한 지역 방문 및 생활인구를 증대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0년부터 생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22년에는 전국에 숙박과 체험, 투어로 구성된 ‘2박 이상의 살아 보기형 프로그램’ 11개를 운영했고, 2023년에도 ‘살아보기 생활관광 프로그램 13선’을 선정해 연말까지 운영한다. 살아보기 생활관광은 최소 3일 이상을 지역에 머물면서 현지인이 된 것처럼 그 지역 고유의 문화와 역사, 먹거리 등 생활양식을 체험해보는 체류형 여행상품을 말한다. 엔데믹 이후에도 지역
울산 의료계에는 몇몇 숙제들이 있다. 물론 울산만의 문제라기보다 우리나라 어디든 다 해당되는 부분들이기도 하다. 더 열악한 지역도, 상대적으로 조금 나은 지역도 있겠지만 어디든 만족스럽게 돌아가는 곳은 없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울산은 그렇게까지 나쁜 편이 아니다. 특히 예전부터 언론에서 부각되어온 응급 심뇌혈관 질환의 경우 필자가 일하는 울산병원 역시 적극적으로 24시간 안 가리고 치료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우리병원 뿐만 아니라 울산지역의 모든 병원들, 아니 병원을 넘어 지역사회가 부각만 안될 뿐 숙제로 가지고 있
달은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방아 찧는 모습을 상상했던 것처럼 우리 조상들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달을 보고 시를 짓고 노래를 부를 정도로 우리에겐 친숙하다. 최근 이러한 달에 대해 세계의 몇몇 나라들이 달 탐사에 불을 붙였다.달은 반지름이 약 3500㎞, 질량은 7.34×1022㎏으로 자전과 공전주기가 같다. 약 27.3일의 동주기 자전운동을 하므로 지구에서 보면 항상 같은 면(한 면)만 볼 수 있다.달은 지구에 없으면 안 되는 필수불가결의 유일한 위성이다. 만약 달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구와의 인력이 작용하지 않기 때
며칠 전 우리 회사 여수 발전본부에 출장을 갔다가 밤에 여수 밤바다를 구경할 겸 여수의 명물 낭만포차 거리에 들렀다. 가게들을 꽉 채운 많은 사람들이 막바지 여름밤의 낭만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도 돌문어, 멍게, 해삼에 소주 한 병과 함께, 술보다는 분위기에 취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전형적인 관광지 여수 낭만포차에서 술을 마시며 관광지 음식점과 관련해 두 가지 생각을 해봤다. 바가지 요금과 호객행위 문제다. 먼저 바가지 요금은 관광지의 가장 큰 병폐다. 좋은 사람과 좋은 경치로 들뜬 기분에 찬물을 끼얹고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
숲의 요정이라는 애칭과 함께 계란프라이를 똑 닮은 꽃 데이지는 햇볕이 쨍하고 뜰 때 꽃이 활짝 이쁘게 피어나서 태양의 눈 데이지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국화과인 데이지는 여느 꽃들과 마찬가지로 색깔과 모양이 너무나 다양해 그 이름도 여러가지이다. 잉글리쉬데이지, 샤스타데이지, 아프리칸데이지, 로빈슨데이지 등. 하지만 많은 데이지들과는 달리 국화과가 아닌 데이지도 있다 .국화과가 아닌데 데이지라는 이름을 가진 이유는 그 생김이 데이지들과 닮아서라 한다. 외모의 닮음을 통해 얻게 된 이름 때문인지 리빙스턴데이지의 꽃말은 평등이다.평등!
처서가 지나면서 맹위를 떨치던 뙤약볕이 서서히 사그러들고 있다. 산과 들판에는 한여름의 불볕더위와 맞바꾼 농부들의 구슬땀을 먹고 자란 탐스런 열매가 황금녘 붉은 노을빛으로 무르익어가고 있다.그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며칠 전부터 2단계에서 4단계로 하향됐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일상의 자유로움을 누리게 됐으니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저기 흠집이 난 국민경제 회복을 위해 가야 할 길은 먼 것 같다. 특히, 서민경제의 주축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가혹했던 인내의 시간에 대한 속
대학에서는 새학기가 시작되었고, 필자 또한 긴 방학 끝에 다시 강단에 서게 되었다. 필자는 주로 금융과 관련된 강의를 하는데, 첫 날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미국 달러 라이보(LIBOR, London Inter-Bank Offered Rate) 금리의 산출 중단 때문이다. 라이보 금리는 런던 소재 은행들이 단기로 자금을 서로 차입하거나 대여할 때 적용하는 금리로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거의 가장 중요한 금리로 인식되어 왔다. 필자의 여러 강의에서도 라이보 금리는 여기저기서 등장하며, 특히 실습을 병행하는 과목에서는 직접 라이보 금리를 끌
방사성 핵종은 원래부터 지구에 포함되어 있던 자연계 방사성 핵종과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인공 방사성 핵종이 있다.자연계 방사성 핵종으로는 베크렐이나 퀴리부인에 의해 발견된 우라늄, 토륨, 폴로늄, 라듐 등으로, 이들은 방사선을 내면서 붕괴하며 또 다른 방사성 핵종이 생성되면서, 최종적으로 납이라는 안정한 원자로 되어 붕괴가 정지된다. 붕괴에 의해 곧바로 안정한 원자로 변하는 방사성 핵종도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칼륨40이나 루비듐87이 있다. 또한 우주선이 안정한 핵종에 닿아서 생성되는 방사성 핵종도 있는데, 트리튬(삼중수소)이나
베이징에서 근무하던 시절, 필자는 코트라 무역관 사무실 한 칸을 빌려서 쓰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에너지공단을 대표해서 거기에 가게 되었으므로 명함에는 당당하게 ‘중국사무소장’이라고 적어놓았다. 중국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거나 그들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행사에 가면 ‘라오바이싱(老百姓)’이라는 말과 ‘링다오(領導)’라는 말을 흔하게 들었다. 라오바이싱은 지위가 높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롭지 않은 서민을 가리키는 말이다. 링다오는 고위급 인사 또는 지도급 인사라는 뜻으로 쓰인다. 중국보다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