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ㄷㅋㄷㅎㅎㅎ우리말이팔다리를 잃고 돌아다닌다.ㅜㅜ. ㅠㅠ.우리말이얼굴을 가리고 울고 있다.초딩, 걍, 방가방가냉무, 안뇽. 추카함다지나치게 다이어트를 당했다.어떤 사용설명서를붙여놓아야 할까? 한 나라 안에서 뜻은 같아도 각 지방에 따라 다르게 말하는 토속어를 사투리라 하지요. 특히 제주지방의 말씨는 내륙과는 판이할 만큼
금고 속 동전들은갑갑하고 답답하여가을날 몰래 몰래나무 위 올라가서노숙자지날 때마다금화 툭툭 안긴다 서서히 찬 기운이 감도는 시월 중순, 이 시점에서 나무마다 가을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하네요. 이 불길 중에 주위를 환하게 밝혀주는 은행나무는 아름답기가 그만이지요. 맑은 바람결에 파닥이는 은행잎은 마치 알에서 깨어난 노랑나
자(尺) 없이도 척척척기둥 없이도 척척척바람불어도 괜찮아비가 와도 통과통과집에 누워 있으면 밥 들어와심심하면 통 통덤블링 놀이도 하는,거미는 척척 건축가눈 감고 지그시 기다리는 데도 도사죠. 허공에 떠 있는 거미집을 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어떻게 집의 서까래 격인 씨줄 날줄을 얹었으며, 치수를 잰 듯이
씨앗의 문을 열자삶과 죽음이얼마나 농축되어 있는지빛깔밖에는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맨발로 작두날을 타고 있는무당이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떡시루를 이고 펄펄 뛰는굿판 같은 빛깔이다 곡물, 과일, 꽃들의 씨앗도 색깔이 참 다양합니다. 검정 노랑 빨강 파랑 갈색 등등 그 안에 웅크리고 있는 세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더
어쩌면 벽에 박혀 있는 저 못은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깊어지는 것인지 모른다이쪽에서 보면 못은그냥 벽에 박혀 있는 것이지만벽 뒤 어둠의 한가운데서 보면내가 몇 세기 지나도만질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못은허공에 조용히 떠 있는 것이리라-생략- 처음 제목을 보고 지레짐작으로 연못이거나 저수지의 못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 못은
겉보기와 다르게햇살이나보다 더 추위를 탑니다나는 내방에서호호 불며 잘 지내는데햇살은내 방이 춥다고아예 들어 올 생각도 안합니다 가난도 이처럼 능청스럽게 받아치면 지하방이 아니라 어디든 훈훈할 것 같은데요.지상의 방 한 칸 마련하기 힘든 사람들은 햇볕이 거의 들지 않는 방안에서 밤낮을 구별하기 힘든 어둠속에서 지내야 합니
사는 일이 그냥숨쉬는 일이라는이 낡은생각의 驛舍에방금 도착했다평생이 걸렸다 여행은 새벽에 떠나야 제 맛입니다. 가슴속에서 타지 못하고 갇혔던 불꽃을 끄집어내어 기적소리 뒤로하고 일탈하는 그런 멋으로요. 용기라는 티켓을 가지고 어떻게, 무엇 때문에, 왜, 라는 삶의 의문을 짊어지고 시인은 생각 속으로 종횡무진 돌아다녔을
놀라워라, 조개는 오직 조개껍질만을 남겼다 이런! 조개껍질 전집이라니! 그 촘촘한 압축파일의 무늬를 읽어 내려면 정말로 몸속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운 노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진해만을 마주한 내 고향의 조개껍질도 무늬가 얼마나 예쁜지 이슬람 궁전의 기하학무늬처럼 아름다웠지요. 그 무늬는 지금도 살아서 기억에 포개져 물결
어젯밤 언니가 숙제를 하지 않아서엄마에게 야단을 맞았다나는 텔레비전을 보다가나도 혼날까봐공부나 해야지 생각했다아야야 소리가 들려오고나는 너무나 겁이 나서떨기 시작했다또다시 아야야 소리가 들려 올 때나는 마음이 조마조마 했다언니는 겁먹은 표정으로20분이나 팔을 들고 벌을 섰다아! 오늘은 정말 아슬아슬한 날이다 아이쿠! 이
그 별의 오랜 꿈은신나게 미끄럼을 타면서지구 마을로 내려오는 거였대.좋겠다, 드디어 꿈을 이룬 날! 꿈이란 소망하는 것을 가슴에 품는 일이지요. 더구나 이 지구상에서 모든 개체가 꾸는 꿈은 하늘을 우러르며 위로만 향하지요. 그래서 곧잘 꿈을 상징할 때, 별이라는 표현을 즐겨 쓰지요.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누굴 위
친구 집 담장에팔 걸치고마당에서 놀고 있는친구를 훔쳐보고 있다담에 붙은 몸낑낑대지만떨어지진 않는다쪼올깃 쪼올깃찰떡같은 몸쿵닥쿵 쿵닥쿵좋아하는 맘.-동시집 : 「자음 모음 놀이」 중에서 잘 이해가 되질 않은 시로 맹위를 떨쳤던 천재 시인 이상(본명 김해경)이 있었지요. 특히 그의 시 오감도((鳥瞰圖)는 풀리지 않는 암호의
대금 소리단소 소리퉁소 소리피리 소리몸맵시 단장한대나무들 목소리다맑고 깨끗한 고운 음색서로 다르게심금을 울리는대나무들노랫소리다. 우리 울산에 빼어난 자랑거리 중 하나가 맑게 흐르는 태화강을 끼고 조성된 십리대숲이지요. 지난 여름 깜짝 이벤트로 박근혜 대통령께서 휴가를 다녀가신 뒤로는 더 유명해져 찾는 이의 발길이 부쩍
물안개 피어나는강마을 갈숲 언저리저어새 엄마는상을 차린다오늘은 운도 좋지다슬기 반찬맛있는 물이끼도함께 차린다강바닥 물속에구름방석 깔아 놓고흩어진 가족들불러 모은다새로 산노랑주걱 자랑 삼아소복소복 밥을 푸는저어새 엄마 이 지구 상에 대략 새의 종류가 팔만 오천 종이나 된다니, 어마어마한 종이 아닐 수 없지요. 우리 주위엔
치르르르르르르르르, 자전거 체인 소리에비켜서며 돌아보니, 없다!풀숲 여치 울음은, 꼭 뒤통수에 바짝 달라붙는다돌아서고 나서야 듣는다한참, 보이지 않던 것들의 소식을 추석을 보내고 나니 구월이 저만치 밀려나 있습니다. 아침저녁 서늘하게 느껴지는 강변을 산책하다보면 무슨 복잡한 기계들이 분주하게 돌아가는지 촘촘하게 걸려드는 소리들이 있습니다. 자전거 체인 소리
포도 한 송이에식구들이 한데 모여 살고 있다가난한 시절 좁은 방에서 열 식구가 산 적이 있었다가족이란 저렇게 모여 사는 것이다포도알같이 저렇게 다닥다닥 살을 붙이고웃고 또 울고 또 웃는 것처럼아침 이슬에 코를 반짝이며 쨍! 하고 땡글땡글 여물어 가는 이만한 식구들도 없...
너는 나의 목표였다너는 나를 규정하고너는 나를 도약시키고너는 나를 변형시켰다그것은 유혹이었지만설렘은 내 곁에서 멀어지고처음과 끝이라는테두리에 갇히면때로는 즐거웠고 때로는 우울했다나의 한계가 나인 걸 알았을 즈음// 너는 내 몸에서/권태를 꺼냈고/ 싫증을 꺼냈다// 권태와 싫증은/ 싫다는 외침이 아니다// 익숙해지는 것이며/ 무감각해지는 것이므로// 내가 너
누군가의 뒤 구석구석에털실 보푸라기, 모기찢어진날개, 바오밥나뭇잎, 모닥불남은껍질, 네안데르탈검은머리카락, 피톨속을뛰쳐나온단세포,책상모서리떨어진나이테, 페르샤의담요그씨줄, 음표에서흩어진메아리, 치약을빠져나온페퍼민트향기, 팽이무지개회오리, 대모산가을햇볕, 그리고 부서진사철나무빗방울,아-이-우-오-에 으-애-야 -이 균들의 홀씨들,회색 구름뭉치를 닮아, 서로
땅이 미치지 않고 어찌,꽃을 피울 수 있겠는가여자의 몸에서 올라오는광기는여자의 몸에서 올라오는꽃과 같다광기가 꽃을 피게 한다이것이 바로 세상에서가장 아름다운 생산땅 속에 억눌린 채 숨어 있던영혼의 열림바로 개화다여자가 미치지 않고 어찌,노래를 하고, 춤을 추겠는가보라, 저 여자가 노래하고춤춘다 여자의 이상한 행동을 탓하
꽃씨 안이 궁금해쪼개 보기엔너무 작고 딱딱해꽃씨 안이 궁금해귀에 대고 들어보니숨소리도 없어꽃씨 안이 궁금해코로 맡아보지만냄새도 없어궁금해도 궁금해도기다려야지흙에 묻고 기다려야지꽃씨만이 아니야기다려야 할 건 모두참고 기다려야지 조그마한 씨앗 한 알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면 참 안쓰럽다는 생각마저 들지요. 크기도 모양새도
내가 생각해도내가 기특할 땐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잘 했어정말 멋져아낌없이 칭찬해 주자내가 생각해도정말 못했을 땐두 팔로 날 꼭 안아 주자뭐 먹을래?뭐 하고 놀까?다정하게 물어봐 주자 착한 일,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한 일이 있을 땐 은근히 다른 아이들에게 자랑하고 싶기도 하지요. 반대로 좋지 못한 일, 실수했을 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