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은 시대를 떠나 언제나 화두다. 삼국지를 읽다 보면 조조의 한 모사가 비상한 상황에서 비상한 방법을 쓰지 않으면 비상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음을 진언하는 부분이 있다. 범상한 방법으론 솥발처럼 서 있는 전국 상황에서 쉽게 승리를 가져오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흔히들 지방이 위기의 시대라고 한다. 말 그대로 인구절벽과 노령화, 중앙집중과 지방소멸 등 비상한 상황의 연속이다. 비상한 상황에서 범상한 대처는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게 한다. 울산도 예외일 수는 없다.우리 울산은 1997년 7월 광역시로 승격한 이후 지금은 민선8기
약 15년 전 농협에 입사하고 나서의 일이다. 당시 어머니는 주위 사람들에게 아들이 중앙농협에 근무한다고 말씀했다. 하지만 그 때 나의 소속은 농협중앙회 울산영업부였다. 아마 지인 중 농협에 재직하는 사람이 1명쯤은 있을 것인데, 그 분들이 농협의 어디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농협의 형태가 이전과는 달라진 것에 대해 업데이트가 안 되었을 수도 있다. 농협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조직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하고자 한다.우리가 흔히 부르는 농협은 1961년 8월 ‘농업협동조합법’에 의거해 농업인들이 조합원으로
아직 아침저녁으로는 겨울공기가 남아있는 듯 하지만,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풍경은 많다. 그 중에서도 봄을 알리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꽃이다. 꽃이 피는 순서도 종류마다 다른데,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은 매화이다. 언 땅 위에 고운 꽃을 피워 맑은 향기를 뿜어내는 매화는 봄꽃 중에서 가장 이르게 개화하는 꽃으로 대개 2월 말에서 3월 초에 꽃망울을 터뜨린다. 3월 말에는 산수유꽃과 개나리가 봄을 알린다. 그리고 벚꽃과 진달래는 개나리보다 3~4일 정도 늦게 피어나 4월 초·중순에 만개한다. 철쭉이 봄꽃 중 가장
대학에서의 2월은 이별과 새로운 만남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4년간의 대학 생활을 마친 졸업생들을 아쉬움과 함께 떠나보내고 돌아서서 새롭게 만나게 될 신입생들을 기다리는 설렘이 혼재한다. 졸업을 앞두고 연구실을 방문하는 제자들과의 대화는 지난 4년 동안의 학업을 위한 노력과 수고를 칭찬하고, 새롭게 시작되는 사회생활의 성공을 기원하는 덕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대화의 끝은 대부분 “어느 도시에서 취업할 생각이야?”라는 의무적인 물음과 “서울에서 취업하고 싶어요!”라는 당연한 대답으로 끝을 맺는다. 아쉬운 이별을 뒤로하고 연구실 문
2022년 7월 제8대 의회 개원 이후, 어느새 후반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의회운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솔직히 기쁨에 앞서 어깨가 무겁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울산시의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설쳤다.지난 1년 6개월 동안 의회운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일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간 해왔던 많은 일들을 곱씹어 보니 정답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시민과 의회를 잇는 가교 역할, 그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의회운영위원장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라는 생
“당신 법인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습니까?” 우리가 법인을 설립하거나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표적인 사유로 기업의 세제혜택, 자금 조달 용이성, 법적 책임 및 분리, 기업의 신뢰도 등을 들수 있다.법인을 설립하는 것만으로는 혜택을 볼 수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법인을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하는지에 따라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법인을 활용하기 위해선 가장 우선적으로 법인의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법인의 방향을 토대로 대표자의 성향이나 회사의 유형 및 업종분석이 곁들여진다. 예를 들어 법인을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예약된 수술이 취소되거나 미뤄지고 있고, 응급실을 헤매다가 사망하는 환자가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는 의사가 부족한 진료현장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PA간호사 등 진료보조인력의 의료 행위를 합법화하는 시범사업을 27일부터 시행했다.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타 직역에 비해 의사 수입이 터무니없이 높기 때문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대한민국 의사 평균 임금 소득은 2억6000만원으로 OECD 1위이다.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민총소득이 높은 네덜란드나
봄인가 보다. 매화 꽃망울 사진을 여기저기서 보내온다. 꿈쩍도 않을 거 같던 땅이 들썩이며 분주해지니 꽃맞이를 하러 나가봐야 할 때다.울산 중구에는 올해로 두 번째 봄을 맞는 태화연 정원이 있다. 혁신도시와 인접해 있는 생활밀착형 숲 정원이다. 오토캠핑장으로 잘 알려진 곳에 정원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아기자기한 꽃이 사계절 피고 지는 중구의 대표 정원이 되었다. 종갓집 중구에 걸맞게 기존 정자와 연못을 활용하여 전통적인 요소를 담았다.태화연화(花)라는 주제로 크게 세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입구 맞이마당은 연꽃잎을 상징하는 휴게공
30년 전 대학생이던 갑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양 눈의 시력을 잃는 영구 장애를 얻었다. 한동안 실의와 좌절에 괴로워하던 갑은,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힘을 얻고 마음을 돌이켜 시각장애인으로서의 삶을 받아들였다. 이후 갑은 맹학교에 진학하였고, 이어서 사범대 특수교육과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고향에 있는 사립 특수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자신과 같은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직업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올해로 만 53세, 사립학교 교원으로 재직한 지 22년이 되는 갑은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퇴직을 고민
올해 들어 유난히도 겨울비가 잦았다. 현재까지 하루에 0.1㎜ 이상 비가 온 날이 22일이나 되니 말이다. 평지에서 보기에는 별다를 것 없는 겨울비지만 높은 산으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에서는 환상적인 눈꽃 장관이 펼쳐진다. 1000m 이상의 9개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늘어선 영남알프스의 설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감탄사를 자아내며 무아지경에 빠지게 할 만큼 아름답다. 세계 어느 곳의 설경과 견주어도 결코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겨울비가 한바탕 지나간 지난 24일 민족 고유의 큰 명절인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 행사가 작천정 소운
어느 해인가 ‘경상일보’와 함께 북해도를 포함한 일본 동북 지역 문학관을 취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북해도 시내 큰 서점에서 홋카이도를 소개한 여행안내 책자를 구했는데, 책 제목이 ‘북해도, 남자의 길’이었습니다. 저는 북해도를 둘러싼 거친 바다와 험난한 지형, 눈과 바람이 많은 기후 등을 볼 때 ‘남자의 길’이란 비유가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제가 할 이야기의 주제인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술, 전통 바이주 역시 모두(冒頭)부터 ‘남자의 술’이란 결론을 내리고 시작합니다.우리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는 청소년
알람이 울린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몸을 뒤척인다.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나는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한다.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모습이다. 나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이다. 대부분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들의 일상이다. 그런 어느 날은 특별하다. 우리들의 시간 속에는 특별한 순간이 있다. 그런 날이면 우리는 더 많이 긴장하며 하루를 준비한다. 특별한 하루가 다가온다. 새 학년이 시작된다. 3월 학교는 한 해를 시작한다. 학교는 진급하는 아이들, 입학하는 아이들로 활기가 넘친다. 아이들은 새 학급 친구
진달래는 다른 꽃들보다 이른 시기, 잎이 나기 전에 피는 꽃으로 나뭇가지에 연둣빛 새순이 돋기 전 오직 붉은 색으로만 온산을 물들이는, 그야말로 봄을 알리는 꽃이다. 옛 문인들은 ‘두견화(杜鵑花)’라고도 불렀는데 여기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한다. 중국의 촉(蜀)나라 망제(望帝) 두우(杜宇)가 고국에서 쫓겨난 뒤 고향땅을 그리워하다 죽었는데, 그 넋이 두견새가 되어 밤새 목에서 피가 나도록 울었다고 한다. 그 통한의 피눈물로 꽃잎을 붉게 물들인 것이 바로 진달래꽃이다. 그래서인지 옛 시인들의 작품에서는 빼어난 아름다움을 지니고도 산속에
민생토론회 이후 불합리한 토지이용규제의 개선이 큰 화두가 되었다. 울산광역시는 광역시 승격 이전 행정구역인 울산시와 울주군으로 나뉘어 있던 시기에 당시의 울산시를 경계로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되어 현재에는 광역시 행정구역 내부에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되어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이로 인해 울산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연속적으로 연계되는 도시공간조성에 한계가 있어 왔고 도시기반시설이 비효율적으로 설치되는 등 기형적인 도시공간 관리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었다. 최근에는 도시철도와 도심항공 등 교통수단의 변화가 예상되고, 쾌적성과 편의성, 접근성
‘삼일운동은 대한민국의 시작이다.’ 이 글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안에 적혀있다. 기미년 삼일독립운동 후에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애국지사들이 강력하게 일제의 탄압에 항거했다. 우리는 1910년부터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대한민국의 주권을 일본에 강탈당하고 천인공노할 만행과 수모를 일본으로부터 당한 뼈아픈 역사가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온갖 만행을 자행한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겠다.우리나라에는 독립운동과 관련된 역사적인 장소와 공원이 다양하게 분포해
입춘 지나고 우수도 지난 봄이다. 말만 들어도 부드럽고 향기롭고 따사로운 계절이다. 그런데 우리는 봄을 잃어버린 것 같이 생각하고 산다. 황사에 뺏긴 봄, 삭막한 세상에 뺏긴 희망. 작년이나 올해나, 겨울이나 봄이나 무에 달라질 것이 있냐고 살아온 경험들이 칭얼거려대는 날들을 걷지도 못하고 치달려간다. 차갑게만 변해감으로 마음에 꽃을 피우지 못하는 병든 시대를 산다고 아예 치부해버린 이 즈음 (에디아)의 울산 작가 진영식의 산문집을 펼친다.실로, 봄을 잃은 독자들이여! 아니 희망을 잃고 하루하루 하루살이처럼
최근 관광목적지 측면에서 특정 도시는 꿀잼도시 또는 노잼도시로 평가되고 있다. 꿀잼은 ‘꿀재미’의 준말로, 매우 재미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반대로 노잼은 No+잼(재미), 즉 ‘재미없다’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인터넷상에서 검색해 보면 전국에서 노잼도시로 평가되는 곳은 대전, 대구, 광주, 청주 그리고 울산 등이 자주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노잼도시들은 대부분 갈 곳이 마땅치 않고, 테마파크나 미술관, 박물관 등이 있지만 규모가 작고 대표 관광지가 없는 곳들로서 즉 특색이 없다는 곳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이에 노잼도시들의 단
김두겸 울산시장이 남구청장으로 재직할 때의 일이었다. 구청장실에는 각종 민원과 고충을 토로하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기업인 몇몇이 면담을 요청해 만났다. 기업인들은 의자에 앉기도 전에 수심 가득한 얼굴로 한숨을 토해냈다. 주문이 쇄도해 물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어 공장을 증설해야 하는데 행정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면서 해결책을 요구했다. 특히 공장 옆에 맞춤의 부지가 있지만 그린벨트에 묶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면서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그 자리에서 곧바로 관련 부서 담당자에게 기업인들의
인간사에서 갈등은 일상이다. 성가시지만 우리 삶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갈등이 생기면 사람들이 먼저 재판을 떠올린다. 소장을 작성해서 법원을 찾아 명쾌한 결론을 받아보려고 한다. 그런데 판사는 당사자를 불러 판결은 하지 않고, 뜻밖에 조정하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한다. 왠지 판사가 상대편을 편들려는 건가 싶기도 하고, 재판하기 싫어서 저러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판사는 소송을 통해 분쟁을 소모적으로 이어가기보다는 서로 양보해서 원만하게 갈등을 해소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조정은 민사나 가사뿐만
2023년 전국의 출생신고 건수는 23만5039건으로 전년 대비 7.7%(-1만95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을 기록한 뒤 2025년 0.65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일자리 계급화는 청년층에 결혼포기, 저출산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청년들은 장기근속보다 임금수준, 일과 삶의 균형 등 근로조건 등을 더 고려하기에 중소기업은 적정 수준 임금은 물론 개선된 작업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나 스스로 이를 제공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민간부문의 일자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