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가려진 채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30명의 작품 126편을 읽고 나서 ‘치즈의 눈물’ ‘벌침’ ‘거울 속의 나’ ‘팔거천 연� � 네 작품을 가려내었다. ‘치즈의 눈물’은 말을 다루는 솜씨가 있고 잘 읽히나, 툭 차고 일어나 비상할 시점을 놓치고 시가 제자리에 ...
우리 그날 마주보며 깊도록 껴안을 때 정겨운 너의 손이 깍지 끼던 그 자리 내 손은 닿지를 않아 그만큼이 늘 가렵다 찌르르, 앙가슴에 불현듯 전해오는 무자맥질 심장소리에 사과 빛 물든 등 뒤 네 손길 지나간 자리 바람이 와 기웃댄다 그 여름 지나느라 소낙비 지쳐 울고 푸르던 내 생각도 발그레 단풍졌다 아직도 남은 온기가 강추위를 견딘다
마흔 넘어 시작한 늦깎이 대학생이었습니다. 달빛아래 환한 목련꽃 교정의 야간대학. 대구에서 서울까지, 대구에서 조치원까지 KTX 보다 빠르게 달렸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들 늘 짧고 무심하기만 하였습니다.일출보다 뜨거운 시를 향한 열정이, 문무왕릉처럼 나의 바다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 물결 철썩일 때마다, 빈 모래사장에 갈매기 발자국 콕콕 찍히
여름밤 내내 *팔거천변 돌고 또 돌았습니다 아직 물고기 펄떡이는 물 속 물새알 낳기도 하는 풀숲 달맞이꽃 지천으로 피어 십 수년째 오르지 않는 집값 펴지기를 깨금발로 기다리지만 대학병원 들어서면 3호선 개통되면 국우터널 무료화 되면 하는 황소개구리 울음 텅텅 울리는 탁상행정 뿐입니다풀숲에서 주운 새들의 알 희고 딱딱한 것들 날마다 수성구를 향하여 샷을 날려
거실 깊숙이 나를 찾아온 햇볕, 따스합니다. 고맙습니다.아무에게나 자꾸자꾸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꾸벅꾸벅 절하고 싶습니다.따스한 햇볕이 나를 찾아오기 까지, 나는 얼마나 웅크리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안개의 늪에서 헤매었는지 모릅니다. 영어 선생님이 꿈이던 소녀가 ...
최근 아동문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진 것을 반영하듯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의 수준이 매우 높고 고른 편이었다. 동화는 먼저 6편을 골랐는데, 모두 생활동화로 치매나 결손가정 이야기 등 흔한 소재였지만 기본기가 잘 닦여 있어 미더웠다. 그중 가난한 달동네 사람들의 인정을 그린 ‘감나무’,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 소년의 심리를 그린 &ls
봄이 오면 우리 할머니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 또 그 위의 할머니 하늘나라 가신 할머니들 모두 모두 지팡이 짚고 땅으로 내려 오신다
고무줄을 길게 묶어서 고무줄놀이를 했어 친구 둘이 고무줄을 맞잡고 팽팽하게 당기면 눈앞에 펼쳐지는 수평선 나는 폴짝 폴짝 수평선을 뛰어넘는 파도가 되었어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12편의 작품 중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붉은 달’ ‘어떤 커밍아웃’ ‘매미 울음소리’ 3편이었다. 이 3편은 서로 개성이 다르고 소설을 만드는 솜씨며 매력도 달라서, 나로 하여금 어느 한 편에 쉽게 기울지 못하게 하였다.‘붉은 달’은 한땀한...
“저에게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 핸드폰을 붙들고 울부짖었습니다. 지나친 갈망이 낳은 환청이라 의심할 만큼 당신은 제 생애 치열한 도전이었습니다. 디딤돌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 저마다의 상처를 치유하며 조금씩 자라나는 학생들을 생각하며 깨달았습니다. ...
희곡 분야에 본심에는 8작품이 올라왔다. 그중에서도 ‘바퀴’ ‘One more Time’ ‘강강술� ?� 수작이었다. ‘바퀴’에서는 자아와 진리에의 추구의 도상적 기호로 바퀴를 활용하면서 등장인물의 갈등과 화해, 관념과 실천의 과정을 보여주었다.‘강강술� ?� 근원적 사랑의 ...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대학교에 갓 입학한 후 처음 듣는 전공수업에서 추도사를 쓰는 과제물이 있었다. 수많은 과제물 덕에 친구들은 우스갯소리로 ‘내 자신을 죽이고 싶은 심정’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문득 누군가가 나에 대한 추도사를 쓴...
초인종이 연거푸 울렸다. 나는 소파 쿠션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주르륵 땀이 흘렀다. 501호도 대단했다. 그 정도했으면 돌아갈 줄 알았다. 집요하고 끈적거리는 걸로는 능히 목련아파트 금메달감이었다. 저러다 인터폰 고장 내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됐지만 인기척을 내지 않았다. 501호는 포기하지 않고 현관문에 입을 바짝 들이대고 살살 달랬다. “집에
● 등장인물 = 젊은여자, 젊은남자, 미아보호소 소장 (중성적 인물), 미아보호소 직원, 하나, 아이1·2● 때 = 현재● 장소 = 놀이동산● 무대 = 무대는 크게 앞뒤로 두 개를 나누고 뒤쪽무대는 좌우로 두 개를 나눈다. 미아보호소용 무대는 좌우로 나뉜 뒤쪽무대이다....
‘2011 경상일보 신춘문예’ 5개 부문 당선작품이 결정됐다. 본보는 2011년 신춘문예 부문별 당선작으로 ▲시= 윤순희(여·48·대구시 북구 읍내동)씨의 ‘팔거천 연가’ ▲단편소설= 김동숙(여·41·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씨의 ‘매미 울음소리&rs
사람은 변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어쩌면 그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의 한 방편으로 작용하는 것일지 모른다. 그러니 유일하게 변치 않을 명제가 있다면 그것은 인간은 언제나 변한다는 사실 뿐이다. 그 ...
다가서지도 멀어지지도 못한 세월이 벼락으로 다가온 적이 있었습니다. 혼자 가두리의 벽을 쓸어안던, 한없는 절망이 빛나는 순간이었지요. 그 빛이 너무 환하여 평생 씻지 못할 죄를 지은 것처럼 무서웠습니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면서도 채찍에 맞고 있다는 생각이 들...
2011년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669명의 문학도들이 총 2508편의 작품을 접수시켜 3년째를 맞은 경상일보 신춘문예의 인지도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지난 10일 2011년 신춘문예 공모를 마감한 결과 시 부문에는 254명이 1313편(지난해 ...
경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등단하려는 예비 작가들의 실력을 가름하는 가슴뛰는 여정이 시작됐다.본보는 12일 본사 8층 회의실에서 2011년 신춘문예 당선자를 가리기 위한 예비심사를 실시했다. 심사는 이달 말께 본심사를 거쳐 마무리되며, 당선자는 내년 1월1일자 본...
새로 태어난 것들은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새 아침을 여는 노을 붉은 동녘 하늘에 솟아 오른 태양을 하염없이 바라보노라면 까만 그림자로 하루를 위해 날아가는 이름 모를 새들의 그 고운 날갯짓은 그지없이 아름답습니다. 그렁그렁한 눈물 같은 이슬방울 매달고 날개 저어가는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