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서(處暑)이다.모기 주둥이가 무디어지고 선선한 가을이 가까워진다는 절기가 왔으나 무더위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매미들도 괴로운지 짝을 찾는 막바지 세레나데로 악을 쓰고 울어댄다.보름 전에 입추였고 6호 태풍 카눈이 폭염을 조금 훑어가는 듯했으나 세상의 뉴스들은 다시 찜질방이 되어버린 지구촌의 가마솥더위를 보도하고 있다.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이열치열(以熱治熱)’하다가는 열사병에 걸릴 지경이니 철 지난 이 단어는 이제 지구상에서 용도폐기해야 할 지경에 온 것 같다.지구가 끓어오르고 있다.지난 8월3일에는 겨울인 아르헨티나 부
올여름 폭염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장기화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9월 초까지 낮 기온이 섭씨 30℃가 넘을 것이고 한동안 열대야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온열질환자도 계속 늘고 있다. 19일 기준 온열질환자의 수는 2484명, 추정 사망자는 30명에 달한다고 질병관리청이 밝혔다.폭염이 지속될수록 냉방수요는 늘어갈 것이고 그에 따른 전력 수요량도 급증할 것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3시 기준 1시간 평균으로 100GW(기가와트)가 넘는 전력이 사용된 것으로 추계됐다고 한다. 1시간 평균
지난 달 서울 서초구의 서이초등학교에서 23세의 젊은 교사가 학교 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보도되자, 전국적으로 추모의 열기가 일어났다. 학교로 찾아오는 추모객, 학교로 배달된 조화가 긴 행렬을 이루었고, 온라인 상에도 수만명이 추모의 글을 올렸다. 그리고 전국의 전현직 교사들 및 예비교사들은 매주 주말 추모집회를 열고 교권보호를 외치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집회 참여자는 3만~4만명을 넘어섰고, 지난 주말 집회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연맹), 좋은교사
‘서생포왜성’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서생리에 있는 성곽문화재의 이름이다. 이 성은 일제강점기 때인 1938년 5월3일 조선총독부가 지금의 사적에 해당하는 고적 제85호 ‘서생포성’으로 최초 지정했고, 대한민국 수립 후에는 ‘사적’으로 이어지다가 1997년 10월30일에 지방문화재인 울산광역시 문화재자료로 재지정되었다. 서생포왜성은 조선총독부가 자신들의 조상 전적지라 하여 고적으로 지정해서 보존했지만, 우리 정부는 ‘왜성’이라는 이유로 국가지정문화재에서 지방문화재로 강등시킨 셈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서생포왜성’이라
전 세계가 급격한 도시화, 지구온난화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빈번하게 목격하는 건물의 부실공사, 재난에 대처하지 못하는 도시기반시설의 안전문제, 차량에 의한 보행자의 피해소식 뿐만 아니라 대형산불,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침식과 파괴의 빈도가 더욱 잦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안전에 대한 욕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안전은 특정한 영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의 가치를 담보하는 원초적인 조건이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과 정책이 필요하다.고대부터 현대까지 도시가 형성되고 발전하게 된 이유는 도시가 경제, 문화,
대학에서 ‘법학 입문’이나 ‘법과 사회’ 같은 이름으로 개설된 교양과목을 수강하게 되면 법과 다른 사회규범과의 차이를 설명할 때 배우는 문구가 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이 말은 독일의 헌법학자 게오르그 옐리네크(Georg Jellinek)의 1878년 작 이라는 책에서 인용된 것이다. 도덕이라는 개념으로 상징되는 다른 사회규범들과 달리, 위반 시 불이익처
태풍 카눈이 지나갔다. 요즈음은 기상에 대한 많은 정보의 수집과 분석방법이 발달돼 태풍이 접근하기 전부터 경로나 피해 가능지역, 영향 정도 등에 대한 사전 정보가 많고 과거의 많은 재해에 대한 경험으로 여러 분야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재해가 발생했을 시점에는 기상분석, 지형·하천 등 자연환경 파악, 방재시설 정비 등의 준비가 필요하고 평시에는 여러 분야에서의 예측, 대비, 연계검토가 필요하다.특히 재해에 대한 피해는 자연환경에 인간의 개발행위가 더해짐으로써 발생하기 때문에 방재정책은 도시계획과 긴밀히 연계되
작년 7월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울산 철새여행버스’ 기증식을 가졌다. 태화강 일대가 2021년 5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East Asian-Australasian Flyway Partnership)에 의해 국제 철새 이동 경로 사이트(FNS; Flyway Network Site)에 등재됐는데 이를 기념하고, 태화강 일대 철새들을 탐조하고자 전국에서 유일하게 탐조 전용 버스를 고려아연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기증한 것이다. 이 버스는 중형 승합 전기버스로 만들어졌고, 23인승 좌석을 16인승
필자가 일하는 울산병원에 내달부터 명망있는 소아청소년과 신규 의료진들이 충원되어 함께 일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또 병원입장에서도 이런 분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은 정말 기쁜 일이지만, 마냥 기뻐하기 힘든 것은 이 만남이 울산의 대형 모자병원이 휴업을 결정하게 되면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던 병원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필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병원이 하던 역할을 조금이라도 이어가길 바라며 소아청소년과 증원이라는 결정을 했지만 이런 부분들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몇 년 전부터 회자되는 ‘
최근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에서 이차전지의 광풍이 시들고 초전체로 이동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 이유는 국내 연구진으로 이루어진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꿈의 물질로 알려진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라는 초전도체 개발 소식을 사전 논문발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게재하면서 전 세계 과학계와 관련 증시까지 들썩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LK-99’라는 명칭은 제1발명자 이(Lee)석배와 제2발명자 김(Kim)지훈의 성에서, ‘99’는 이들이 연구를 시작한 ‘1999년’에서 각각 따온 것이다.초전도체(超傳導體·Supe
그동안 곪을 대로 곪았던 ‘교권 추락’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고, 이제라도 공교육을 바로 세워보자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1~24일 전국 초등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9.2%에 달하는 2370명의 교사가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학생의 교사 폭행은 2018년 165건에서 2022년 347건으로 4년동안 2배 넘게 늘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된다’는 말은 정말이지 옛말이 되어 버렸다.아무리 세상이 빠르
인간의 욕망은 무엇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누군가는 개인의 결핍에서 시작된 감정의 문제요 신체의 문제라고 했고, 누군가는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했다.‘욕망’과 비슷한 의미의 ‘욕구’는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요구되어지는 것, 매슬로우는 그래서 인간의 타고난 욕구를 5단계로 나누었는데,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안전의 욕구(safety), 애정·소속 욕구(love·belonging), 존중의 욕구(esteem), 자아실현 욕구(self-actualization)가 그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욕구 충
지리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찾아왔다. 휴가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지만 휴가지만이 선사해 주는 차별화된 음식, 특산품, 축제 등은 더 큰 기대와 즐거움을 준다.국내 휴가지로 선호되는 제주도엔 젊은 층에게 꾸준하게 인기를 누리는 핫플레이스 한 곳이 있다. ‘우무’라는 청년기업이다. ‘우무’는 제주 해녀가 채취한 지역 특산물인 우뭇가사리 원초에 우유를 섞어 만든 푸딩으로 유명하다. 테이크 아웃만 가능한데, 구매 후 3시간 내에 먹어야 해서 제주를 방문해야만 맛볼 수 있다. 매년 30만명 이상이 찾는 제주 여행객
최근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급등으로 인한 부실로 다시 뱅크런(Bank Run)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월 미국 금융권을 강타했던 실리콘밸리 은행(Silicon Valley Bank)의 파산을 즈음해 세계 금융시스템에 대해 본 지면을 통해 ‘썰’을 푼 것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국내 이슈로 뱅크런을 다시 언급하게 되었다. ChatGPT에 의하면, 뱅크런이란 “예금자들이 은행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생겨 동시에 돈을 인출하려 함으로써 은행의 자금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초래”하는 것을 말한다.은행업은 기본적으로 신용을 창출하는
플라스틱은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의미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20세기 중반 들어서면 석유화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가볍고 가공하기 쉬워 저렴하게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고분자 물질인 PVC, PE, PP, PET 등을 이용한 플라스틱 제품이 탄생했다. 그로인해 플라스틱은 고전적 재료(금속, 나무, 유리 등)를 대체하기 시작했고, 생활과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재료로 자리잡고 있다.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의 양은 3억6700만t이라고 한다. 1950년 이후 2020년까지 생산된 총량
2006년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이 만든 영화 ‘불편한 진실’은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세계 각국을 순회하면서 실시했던 강연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영화에서 앨 고어는 지구온난화의 원인과 현상, 영향에 대해 쉽고 깊이 있게 설명하고 대응행동을 기가 막히게 설득했는데, 앨 고어는 이 영화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그 당시에 나는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설비 이용 확산에 관한 업무에 이어 기후변화대응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떠 오른 영감을 바탕으로 텍스트 없이 사진과 그림으로만 구성된
얼마 전 봉사활동을 갔다가 옆에서 함께 땀을 흘리던 분이 문득 내게 인사를 했다. 인사를 나누고보니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대방이었다. 순간 당황했지만 통성명을 나누고 소송에 이르게 된 경위를 상대방 입장에서 들어보았다. 한 쪽 당사자 이야기만 듣고 막연히 생각했던 상대의 모습과 봉사활동 현장에서 만난 모습은 너무나 달랐다. 한 번은 사회에서 인연 맺은 친한 형이 잠시 보자고 해서 갔더니 자기가 최근 법원에서 받은 소장이라고 이혼소송 서류를 내밀었다. 확인을 해보니 우리가 소송을 제기한 소장이었다. 이름이 왜 다르냐고 물으니 개명을
지도를 놓고 보면 섬나라 영국의 아래쪽에 프랑스가 있다. 프랑스의 오른 쪽으로 위에 독일이, 아래에 오스트리아가 있고 그 밑에 이탈리아가 반도로 길게 뻗어 있다. 독일의 바로 오른쪽에 폴란드가 있다. 폴란드의 오른쪽 위에 벨라루스가 있고 오른쪽 아래에 우크라이나가 있다. 벨라루스는 친러 국가이다. 벨라루스 아래에 있고 흑해 위에 있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먹고 싶고 또 먹어야 할(?) 땅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것이 재앙이 되었다.1772년에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의 영토를 프로이센 왕국(독일)·러시아 제국·오스트리아 합스부
“교실은 집과 같은 곳이다. 여기서 우정을 쌓고 공부하고 예의를 배우지. 활기가 넘치고 인생을 준비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곳이야. 슬픔과 고통까지도 모두가 함께 이겨 나가야 해.” 2011년 개봉한 영화 ‘라자르 선생님’의 주인공 라자르 선생님이 교실에서 선생님의 죽음을 목격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아이에게 전한 말이다.이런 교실에서 얼마 전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2년 차 선생님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학교 앞에 수없이 늘어선 화환들과 메모들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그 이전에 초등학교 6
최근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규모의 엄청난 폭우로 인해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재해로 무려 50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었다. 그중 오송의 한 지하차도에서는 무려 14명의 인명을 앗아가는 대참사가 발생해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하차도의 안전에 대해 정부는 사고가 난 후 이제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사후 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해마다 태풍, 장마, 홍수, 가뭄,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발생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위험을 방지하는 시설을 건립하고 보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