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원 울산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교수

이번 여름은 아주 덥다고 한다. 그래도 시원한 민소매 옷을 입으며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다. 민소매 옷이 그림의 떡이고 여름이 두렵기까지 한 사람들이 있다.
 액취증(Osmidrosis), 즉 겨드랑이 냄새가 유독 심한 사람들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자연히 땀도 많이 나고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도 심해진다. 샤워를 자주 하고 겨드랑이 전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향수를 덧씌워도 효과는 잠시뿐이고 심할 경우 대인관계에도 큰 지장을 받는다고 하소연 하며 병원 찾는 이들이 많아 진다.
 우리 몸의 땀샘에는 에크린(Eccrine) 땀샘과 아포크린(Apocrine) 땀샘이라는 두 개의 땀샘이 있는데, 에크린 땀샘은 노폐물을 배출하고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아포크린 땀샘은 주로 지방산을 비롯한 유기 물질을 분비한다. 액취증은 이 아포크린 땀샘에서 분비되는 유기물들이 겨드랑이에 서식하고 있는 세균에 의해 암모니아 등으로 분해되면서 계란 썩은 냄새, 양파 냄새 등과 같은 시큼한 냄새를 풍기게 되는 것이다.
 액취증은 아포크린 땀샘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는 사춘기 때 많이 발생하고, 가족력이 강한 유전적 질환으로 부모 중 한 사람만 있어도 유전될 확률이 50%나 된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8~10%가 액취증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인해 액취증 환자들이 늘고 있다.
 치료 방법으로는 증상이 경미한 경우는 자주 씻고 털을 제거하여 건조하게 유지하며 세균이 증식하지 못하도록 항균비누를 사용하거나 국소항생제 도포 등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심한 경우나 근본적인 치료를 원할 경우는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과거에는 외과적인 수술을 통한 치료 방법을 많이 사용했으나 이 방법은 수술 뒤 2주 가량 붕대를 감고 있어야 하고 흉터도 크게 남는 단점이 있어서 최근에는 초음파 지방흡입기를 이용한 수술법이 사용되고 있다.
 겨드랑이를 0.5㎝ 이내로 아주 작게 절개한 뒤 특수한 기구를 피부 밑으로 집어넣어 초음파로 피부층 밑의 아포크린 땀샘을 파괴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시술은 흉터가 거의 남지 않으며, 어깨관절의 움직임도 제약을 받지 않고 즉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또 초음파는 피부나 신경, 혈관에 대한 손상이 거의 없고 아포크린 땀샘이 있는 피하지방층만을 주로 파괴하기 때문에 출혈이나 통증도 거의 없다. 시술시간은 40분 정도로 짧고 입원할 필요가 없고, 시술 2일 후면 샤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튼 이번 여름은 냄새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적절한 치료법으로 마음껏 즐기며 지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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