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년 만에 "신화의 땅" 아테네로 귀향한 2004아테네올림픽 개막식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의 영예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지구촌의 주목을 받으며 대회 기간 올림픽메인스타디움을 밝힐 화합과 평화의 불꽃을 붙일 점화자는 대회 조직위원회(ATHOC)가 "깜짝쇼"를 위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하지만 역대 올림픽에서 대부분 개최국의 "스포츠 영웅"들이 성화 점화의 영예를 누렸다는 점에서 점화자를 조금이나마 유추해 볼 수 있다.
 96애틀랜타올림픽 때는 파킨슨씨병을 앓고 있던 전 프로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 무하마드 알리가 떨리는 손으로 성화대에 불을 붙여 진한 감동을 선사했고 2000시드니올림픽 땐 호주 원주민 출신의 육상스타 캐시 프리먼이 점화자로 등장해 개막식에서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번에도 그리스를 빛낸 스포츠 스타들이 인간 세상에 불을 전해준 프로메테우스의 후예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면에서 올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그리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점화자 0순위 후보.
 결승에서 "무적함대" 포르투갈을 격침시키며 그리스 전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이들 선수는 대회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라는 점에서 대회 조직위원회(ATHOC)가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축구팀 주장인 테오도로소 자고라키스(볼로나)나 결승전 결승골의 주인공 안겔로스 카리스테아스(베르더 브레멘)가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있다.
 또 시드니올림픽 때 남자 200m에서 우승한 그리스 육상의 희망 콘스탄티노스 켄테리스도 빠질 수 없는 점화자 후보.
 켄테로스는 당시 예상을 깨고 피니시라인을 가장 먼저 끊으며 그리스 육상 사상 첫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이와 함께 나란히 역도에서 올림픽 4연패를 노리는 "귀화선수" 피로스 디마스와카키 카키아스빌리스도 점화 후보로 손색이 없다.
 알바니아 태생의 디마스와 그루지야공화국에서 태어나 구 소련 해체 이후 독립국가연합 선수로 뛰었던 카키아스빌리스는 92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시드니까지 3회연속 금메달을 따내며 그리스의 "살아있는 신화"로 전 국민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개막식의 주연이 여전히 짙은 안갯 속에 묻힌 가운데 결국 당일이 돼서야 그 주인공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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