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의 앞면 디자인이 76년만에 바뀐다.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ATHOC)는 11일(한국시간) 최근 "명품" 구찌의 보석을 디자인했던 유명 예술가 엘레나 보스티가 제출한 메달 앞면 디자인을 이번 대회 금, 은, 동메달에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림픽 메달은 지난 28년 암스테르담 대회 이후 76년만에 앞면 디자인이 바뀌는 셈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회 주최국의 희망에 따라 메달 앞면을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음에도 불구, 지금까지 디자인을 교체한 개최국은 없었다.
 하지만 그리스는 고대 올림픽 발상지로서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디자인을 과감히 바꾸기로 결정하고 미술가들을 대상으로 메달에 담긴 파나티나이코스 스타디움과 "승리의 여신" 나이키의 디자인 수정방안에 대한 제안서를 공모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이번에 확정된 디자인은 메달 앞면에 그려졌던 승리의 여신 나이키의 자세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특징.
 보스티는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쥬세페 카시올리가 그려넣었던 전차에 앉은 나이키신을 일으켜 세웠다.
 카시올리가 그린 나이키신의 모습은 잘못된 신화해석의 산물로 신화 어디에서고 나이키신이 앉아있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스티는 날개를 단 천사 형태의 나이키신이 천국에서 발을 떼며 1896년 첫 근대올림픽이 열렸던 파나티나이코스 스타디움에 월계관을 건네는 모습을 디자인했다.
 나이키의 형상도 기원전 421년 조각가 파이오니오스가 제작한 나이키신의 대리석상 모습을 기초로 했다.
 배경은 아크로폴리스이며 나이키신의 머리에는 오륜마크와 그리스어로 "2004년 제28회 아테네올림픽"(28th Olympiad Athens 2004)란 글이 새겨져 있다.
 기아나 안겔로폴로스-다스칼라키 ATHOC 위원장은 이 디자인에 대해 "아름다우면서 독특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림픽조직위원회(IOC)는 향후 다른 올림픽에서 뒷배경을 바꾸더라도 보스티가 제작한 나이키신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 새 디자인에 대한 만족감이 어느정도인지를 보여줬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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