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문화재의 다양성을 위해 노거수의 기념물 지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울산시에는 국가지정문화재 16점 가운데 두서면 은행나무와 목도상록수림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으나 시지정 문화재 66점 가운데는 노거수는 한 점도 없다.

 국가지정 문화재는 암각화(국보) 부도, 불상, 석탑(이상 보물) 성, 요지군, 유적(이상 사적) 나무, 해안(이상 천연기념물), 출토복식(중요민속자료) 등 다양하지만 울산시 지정 문화재는 건축물과 석조, 봉수대, 지석묘, 절터 등에 편중되어 있는 실정이다.

 울산에는 노거수 가운데 희귀성이나 수령, 규모 등에서 시지정 기념물이 될 수 있는 것이 적지 않으나 그동안 울산시는 노거수를 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해 문화재위원회 회의에 상정한 적이 한번도 없다.

 울산시 관계자는 "식물분야 전문위원의 수가 적은데다 신청도 들어온 적이 없어 노거수의 문화재 지정은 고려해보지 않았다"며 "규모가 크고 수령이 오래됐을 뿐 아니라 전설을 갖고 있으면서 학술적 가치도 높은 나무가 있다면 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생명의 숲가꾸기 국민운동의 윤석 사무국장과 정우규 박사 등이 지난해 조사한 울산 노거수 현황에 따르면 울산에 있는 204그루의 노거수 가운데 시지정을 고려해볼 만한 나무로는 10그루 정도가 꼽힌다.

 울산의 시화가 배꽃인 점을 감안하면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 율리 안영축마을에 있는 청실배와 남구 무거동 울산대학교 뒤편 정골 약수터 뒤편에 있는 산돌배나무 등 2그루의 배나무는 과수가 아닌, 자연상태의 배나무의 생육을 잘 나타내주는 나무로 울산시 지정 기념물로 고려돼야할 나무. 청실배는 키 8.5m, 수관폭 10.6m, 가슴높이둘레 2.5m, 뿌리둘레 2.6m로 수령이 200여년 됐고 청색의 배가 열리는 특징이 있다. 산돌배나무는 수령은 250년 정도로 추정되며 키 13m, 수관폭 15.1m, 가슴높이둘레 1.6m의 쌍갈래, 뿌리둘레 2.7m이다.

 또 중구 태화동 로얄예식장 옆에 있는 이팝나무는 우리나라 남부에만 자라는 희귀종으로서 가치를 지니며 중구 북정동의 종가시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사라져 가는 상록참나무로서 관심을 모은다.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대현마을에 있는 팽·회화나무는 팽나무와 회화나무가 하나의 나무로 자라고 있는 특징이 있으며 울주군 서생면의 웃술마을의 반송과 북구 냉천의 음나무, 북구 매곡동의 소태나무, 중구 북정동의 종가시나무, 울주군 서생면 신리에는 송악과 곰솔이 하나로 된 규모가 큰 나무도 관심을 가져볼만한 나무로 꼽힌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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