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신화의 땅에서 일궈내려 했던 첫 승의 꿈을 안타깝게 놓쳤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12일 오전(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 카프탄조글리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본선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43분 김동진의 선제골과 후반 19분 상대 자책골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후반 막판 타라리디스와 파파도풀로스에게 만회골과 동점골을 잇따라 내줘 2-2로 비겼다.
 승점 3을 먼저 챙겨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던 한국은 안타까운 무승부로 승점 1을 챙기는 데 그쳐 남은 2, 3차전인 멕시코, 말리전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같은 시간 열린 멕시코와 말리의 경기는 득점없이 0-0 무승부로 끝나 A조 4개팀이 모두 1무씩 기록한 가운데 한국과 그리스가 다득점에서 앞서 공동 1위가 됐다.
 수적인 열세와 홈 팬들의 광적인 응원을 강인한 정신력으로 이겨내고 기적같은 승리를 일궈내는 듯 했으나 막판 집중력 난조가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한판이었다.
 한국은 전반 30분 수비수 김치곤이 퇴장당해 수적 열세를 맞았지만 촘촘한 조직력으로 상대 공세를 차단한 뒤 김동진의 결정적인 한방으로 리드를 잡고 상대 자책골까지 편승해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신화를 향해 힘차게 진군하는 듯 했으나 마무리 단속이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겼다.
 경고 누적으로 김치곤이 전반 30분 퇴장당하면서 한국은 더욱 수세에 몰렸으나 전열을 가다듬고 서서히 반격에 나섰다.
 김동진은 전반 43분 이천수의 코너킥이 골키퍼 펀칭에 맞고 나오자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기다리고 있다 볼을 낚아챈 뒤 전매특허인 왼발 캐넌 슛으로 네트 상단을 깨끗하게 갈랐다.
 후반들어 한국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계속하다 20분 이천수가 오른쪽 미드필드터치라인에서 전방의 조재진을 보고 올린 긴 크로스가 상대 미드필더 빈트라의 발에 맞고 골문을 비운 채 나와있던 골키퍼의 키를 넘겨 들어가는 행운의 자책골이 터져 2-0 리드를 잡았다.
 그리스는 후반 21분 또다시 골포스트를 맞혀 그대로 주저앉는 듯 했으나 후반 32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교체멤버 타라리디스가 김영광도 꼼짝 못하는 왼발 논스톱 슛으로 한골을 만회했다.
 후반 34분 다시 한번 크로스바를 맞힌 그리스는 "3번 골대를 맞추면 반드시 진다"는 속설에도 불구하고 종료 8분전 페널티킥 찬스를 끌어낸 뒤 기어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