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 삼산동 선경아파트 옆에 자리한 상가는 매주 화·금요일이면 재래시장으로 바뀐다. 요일장이기는 하나 "삼산현대시장"이라는 번듯한 이름도 갖고 있다.
 외형도 아파트단지나 주택가 골목을 따라 형성되는 요일장이나 닷새장과는 사뭇 다르다. 대현중학교 앞 빈터에서 10여년전부터 화요장을 해오던 상인들은 그 장터에 아파트를 짓기 시작하는 바람에 빈터를 찾아 옮겨 다니다가 최근 빈점포가 많은 이 곳 상가에 둥지를 틀었다. 상인들이 모임을 만들고 십시일반 돈을 내서 상가내 골목을 임대한 것이다.
 골목이라고는 하나 지붕이 덮여 있어 마치 아케이드시설을 한 것과 같이 아늑하다. 안정적인 장사를 원하는 상인들은 더러 빈점포를 얻기도 했다. 현대식 상가이지만 화·금요일에만 영업을 하는 상가인 셈이다. 금요장은 "본전생각"에 최근 신설했는데 아직은 인식이 낮은 탓인지 손님이 영 적다.
 바로 인근에 백화점이 자리하고 있어 장사가 되겠나 싶지만 노호연 상인회장은 "화요장으로 워낙 이름을 얻고 있기 때문에 상인도 많고 손님도 많다"며 "8월 들어서는 더위에, 휴가에 상인들도 별로 없지만 많을 때는 70여명에 이르고 손님도 북적북적한다"고 자랑했다.
 번화가에 자리한 장터인지라 의류나 액세서리 보다는 농산물이 주를 이룬다. 야채상인만 무려 30여명이다. 직접 농사짓는 할머니들이 야채를 들고 나오기 때문에 싱싱한데다 시세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아 가격도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야채 가격이 올랐다고 야단들이지만 "반티"에 이고나온 할머니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저 그날 들고나온 물건이 팔리는 속도에 따라 덤으로 끼워주는 분량이 달라질 뿐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모두 팔고 돌아갈 욕심에 떨이도 많다.
 가격이 폭등했다는 무는 1개 1천~2천원, 배추는 1포기 2천~3천원이다. 오이도 3~4개 1천원, 가지도 4~5개 1천원이다. 고추도 여전히 한소쿠리 1천원이고 상추도 변함없이 한소쿠리 1천원이다.
 끝물이 가까워진 수박은 지난 장보다 1천원 올라 상품이 1만4천원이다. 제철 맞은 포도는 많이 내려 상품이 5㎏에 1만2천~1만3천원이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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