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2004 아테네 올림픽"이 이어지면서 휴가후유증의 한 증상인 수면장애와 이에 따른 정신적 무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경기침체 속의 위축된 분위기가 휴가에도 영향을 끼쳐 경제적, 시간적으로 여유있는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줄면서 수면장애나 두통, 어깨결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했다.
 권학수 권학수신경정신과의원 원장은 "한 통계에 따르면 휴가를 다녀온 사람 가운데 54%가 휴가후유증을 겪는다"며 "올해는 7월 하순부터 계속된 열대야 현상과 새벽에 집중된 올림픽 중계 방송 때문에 그 정도가 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일반적인 휴가후유증인 수면장애는 휴가 기간의 무리한 활동이 인체의 수면각정주기와 호르몬 분비 같은 생체리듬을 흐트러트리면서 생긴다. 피서지에서 밤늦게 놀다가 낮에 자는 생활을 반복하게 되면 우리 뇌에서 수면을 조절하는 시상하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상하부는 밤에는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낮에는 각성효과를 주는 "코르티손"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함을써 수면을 일정하게 조절한다. 그런데 낮과 밤이 뒤바뀌는 불규칙한 생활은 호르몬 분비 주기를 불규칙하게 만들어 밤에 "코르티손"을 분비, 불면증 같은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 수면장애는 피로누적으로 이어져 낮 동안 힘이 없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무기력증 같은 부작용을 낳는다. 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신경이 예민해지기 때문에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게 되면서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래 생활 패턴으로 빠르게 복귀해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활동하던 것의 절반 정도에서 가벼운 운동과 직장 일을 하고, 처음에는 다소 힘들더라도 취침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잠을 자기 위해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시거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밖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고, TV를 보는 것도 좋지 않다.
 이는 긴장을 더 유발해 불면증을 악화시켜 피로가 계속 축적되기 때문이다. 올림픽 소식이 궁금하다면 TV 시청보다는 라디오를 듣는 것이 좋다. 라디오는 TV보다 인체에 자극을 덜 주기 때문이다.
 권 원장은 "만약에 생방송으로 올림픽 중계 방송을 꼭 봐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전에 몇 시간 자고 중간에 일어나서 보는 것도 다음날의 피곤함을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권 원장은 "휴가 뒤 서로 피곤해져 있는 가족간에 감사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하면서 긴장을 푸는 것도 휴가후유증과 이에 따른 부작용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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