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같이하고 술과 간장병에 대한 기록도 수 천년 전부터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에 비해 알코올성 간질환의 빈도가 적어 과거에는 이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근래의 통계를 보면 습관성 음주자가 점차로 늘고 있으며, 알코올성 간질환자도 계속 늘고 있다.

 알코올에 의한 간질환은 식사 또는 안주의 질과 양에 관계없이 알코올의 섭취량과 음주 횟수가 간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술의 종류에 관계없이 하루에 마시는 알코올의 절대량이 간장의 손상을 좌우한다. 즉 하루 80g 이상의 술을 5년 이상 마시면 간장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소주 2홉 1병에는 약 90g의 알코올이 들어있으며 소주 한 잔에는 약 10g의 알코올이 있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에는 그 절반 정도의 양에서도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술에 강한 사람은 간장에서 술을 잘 분해하므로 많이 마셔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술에 취하는 정도의 차이는 간장을 손상시키는 술의 작용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 간경변증 등으로 대변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증상은 바이러스성 간염의 증상과 마찬가지로 식욕부진, 피로감 및 구토증, 복통, 황달 등이 나타나며 진단은 음주력과 혈액검사상 감마 GT의 상승으로 알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과 알코올성 간염은 술을 끊으면 치료되나 알코올성 간경변증은 술을 끊어도 진행하게 된다. 그러므로 간경변이 되기 전에 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B형 및 C형 바이러스성 환자에게 과음은 간손상을 악화시켜 바이러스성 간질환의 진행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만성 B형 및 C형 간염 환자에서 단주는 가장 기본적인 치료가 된다.

 간은 술로 인해 손상을 받더라도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다. 술을 마셔도 별 통증이 없는 사이에 간은 파괴되어 급기야 간경변증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박능화 울산대학교병원 소화기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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