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청록파 시인 조지훈(1920~1968)을 6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했다.

 본명이 동탁(東卓)인 조지훈은 1920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엄격한 가풍에서 한학을 배우고 혜화전문학교를 졸업했다. 1939년 〈고풍의상〉 〈승무〉, 1940년 〈봉황수〉로 〈문장〉지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데뷔했다.

 시인으로서 그는 고전적 풍물을 소재로 우아하고 섬세한 민족정서를 노래했다. 박두진, 박목월과 함께 1946년 시집 〈청록집〉을 내 "청록파"로 불리게 됐다.

 만해 한용운 등의 영향을 받아 지조를 중히 여긴 그는 민속학과 역사학에 천착했다. 조부 조인석과 부친 조헌영으로부터 한학과 절의를 배운 그는 불경과 참선을 평생 공부했고, 조선어학회 큰사전 원고를 정리하면서 국어학에도 빠져들었다.

 광복이 되자 한글학회 국어교본 편찬원과 진단학회 국사교본 편찬원이 돼 최초의 국어·국사교과서를 만드는 데 참여했다.

 1952년 〈풀잎단장〉, 1956년 〈조지훈 시선〉 등 시집을 냈다. 자유당 정권 말기부터는 현실에 관심을 갖고 민권수호국민총연맹, 공명선거추진위원회 등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시집 〈역사 앞에서〉와 〈지조론〉 등은 이 무렵에 쓰여졌다. 〈지조론〉은 자유당 말기 극도로 부패한 정치현실 속에서 친일파들이 과거에 대한 뉘우침 없이 정치일선에서 활동하고 사회지도층들이 변절을 일삼는 세태를 준열히 꾸짖은 명논설로 시인의 기개를 볼 수 있다.

 4·19 교수시위단이었던 그는 "큰 일 위해 죽음을 공부하라-4월의 학생들에게"라는 고대신문 논설을 직접 써 고려대가 4·19의 선봉으로 나서는 데 역할을 했다.

 1962년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소장에 취임, 〈한국문화사 대계〉를 기획했고 〈한국문화사서설〉 〈신라가요연구논고〉 〈한국민족운동사〉 등 논저를 남겼다.

 민족문화연구소는 6월 15일 오전 10시 연구소 강당에서 "지훈문학상" 시상식을 갖는다. 21일 오후 8시 영양 문화체육센터에서는 그의 생애를 다룬 연극 "나빌레라"가 공연되며 22일 오후 3시와 4시 같은 장소에서 "지훈문학 강연회" "문학의 밤" 행사가 열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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