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슈퍼스타 지네딘 지단의 공백은 결국 월드컵 사상최대의 이변 중 하나를 낳고 말았다.

 31일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전에서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세계 최강의프랑스 공격진은 마에스트로 지네딘 지단이 빠지자 아트사커의 위력을 완전히 상실한 평범한 팀으로 전락해 버렸다.

 지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특명을 받고 투입된 노장 미드필더 유리 조르카에프는 가장 중요한 임무인 볼 피딩 능력을 비롯해 공격전술 지휘, 세트 플레이 등 모든면에서 역부족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프랑스의 전체적인 패스 성공률은 70%를 상회했지만 정작 중요한 플레이메이커에서 전방 공격수로의 볼 투입은 열에 하나도 제대로 성공되지 못했다.

 그나마 프랑스가 세네갈의 문전을 위협한 장면인 전반 30분 다비드 트레제게의왼쪽 골포스트를 맞힌 오른 발 슛과 후반 21분 역시 크로스바를 때린 티에리 앙리의오른 발로 감아찬 슛은 모두 공격수들의 개인적인 슛감각으로 세네갈 문전을 위협한것일 뿐 팀 플레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조르카에프의 공격 지휘는 두텁게 포진한 세네갈 수비에 번번이 차단됐다.

 낮게 찔러주는 패스는 빠르기는 했으나 조금씩 길어 트레제게와 빌토르드, 앙리의 발끝을 살짝 살짝 벗어났고 프랑스는 파상공세를 펼치고도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조르카에프는 공격이 풀리지 않자 자신이 직접 세차례나 슛을 날려봤으나 후반초반 골키퍼 손에 맞고 나간 날카로운 왼발 슛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공격의 흐름을끊을 뿐이었다.

 보다 못한 프랑스의 로제 르메르 감독은 후반 14분 조르카에프를 빼고 크리스토프 뒤가리를 지단의 빈 자리에 투입했다.

 그러나 뒤가리 역시 감독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노쇠기미를 보이는 뒤가리는 세네갈의 빠르고 강한 미드필드진의 압박을 뚫기에너무 느리고 둔해 보였다.

 파트리크 비에라와 에마뉘엘 프티가 상대 수비들을 몸으로 밀쳐내며 공격라인에열심히 볼을 투입해 봤으나 그마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지단이 보여주던 현란한 드리블과 상대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스루패스가 없는 상황에서 앙리와 트레제게의 스피드만으로는 챔피언 다운 위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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