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금 온통 환호와 열광의 소용돌이속에 휘말리고 있다. "빛은 동방으로부터"라고 인도의 시인 타코르가 일찍이 예언했던 바와 같이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지구촌 인류의 제전인 월드컵이 바로 동아시아의 한·일 양국이 공동개최로 80억 인류가 어울어져 함성과 의지의 축제를 연일 만끽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눈부신 발전으로 산업화를 이룩함으로써 세계속의 한국으로 급성장해 왔다. 조국발전이라는 일념으로 다져진 인재들이 동원되어 산업국가로 진입하고 고층건물이 즐비한 도시들이 경부선 호남선으로 이어지는 곳곳에 사회투자부분이 괄목하게 늘어나서 도로, 대중교통수단, 편의시설, 문화시설들이 엄청나게 달라져 왔으며 또한 우리나라 전체로서의 안정되고 성숙한 새로운 민주화시대의 전개에 발맞추어 세계속에 선진민주사회로 도약하고 있다.

 뒤돌아보면 그동안 우리는 역경을 이기고 줄기찬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각고의 의지와 혁신의 국민정신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면서도 그러나 최근 국제화, 정보화, 자동화시대를 맞은 우리로서는 우리나라와 우리고장의 모습과 여러가지 여건을 재조명하여 새로운 강력한 도약을 기대하게 되는 것도 당연하고 적절한 바램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원래 사회가 발전하고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여건의 조성이 필수적이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민주적 정신의 정착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인간은 발전의 역사속에서 자연의 섭리와 원리로부터 터득한 진리와 원칙을 기본으로하여 삶의 지혜와 생활의 기준을 정립하여 찬란한 문명을 창출하였다. 고대 그리스문명이 그러하였고 로마문명 또한 그러하였다. 그리고 그리스문명과 로마문명의 몰락은 모두가 한결같이 기본원칙의 붕괴와 부패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로서 잘 이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에 대한 교육적 교훈으로서 가르쳐 지고도 있다. 서구문명의 중세적 암흑으로부터 탈출은 바로 인간성회복과 부패의 척결로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서구사상가들은 한결같은 서구사회의 이론으로 서구사회의 기본원칙을 정립시켜온 셈이다.

 발전도상국들이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부르짖고 피나는 노력을 경주하여도 민주사회건설이나 시장경제체제의 정립이 어려운 것은 바로 서구선진사회가 구축하고 있는 기본원칙의 확립과 부패의 척결을 경시하였거나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뜻보기에는 너무나 당연하고 하찮아 보이고 또 그러한 과정을 거치기에는 너무 멀리 돌아가는 것 같이 보이는, 기본원칙을 굳건히 정립하고 부패의 척결을 체질화하는 것을 되외시하고 있기 때문에 미사려구의 구호의 외침이 있어도, 정치인들의 화려한 정책의 나열이 있어도 발전도상국들은 좀처럼 선진민주사회를 이룩하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가 상기해야할 것은 우리나라도, 우리고장도 그 예외일 수가 없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우리는 독특한 민족문화를 지니고 있으며 세계에서 부끄럽지 않은 국민적 교육수준을 이룩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우리나라와 우리사회가 선지사회가 되어졌다고 믿기가 어려운가? 교육문제, 경제문제, 정치·사회문제 등 지금도 엄청난 변화와 개선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있는가? 우리가 지금 맞고 있는 기회와 환경은 우리역사속에서 처음으로 맞게된 일이며 대단히 소중하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20세기초에 있어서의 쓰라린 역사적 체험은 현재의 우리를 안타깝게하고 초조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의 전통적 문화속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이런 교훈적 사실을 쉽게 우리들에게 알려 주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세살 버릇이 여든살까지 간다"이러한 속담들은 기본원칙과 부패척결의 중요성을 우리들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정보화와 국제화의 무한경쟁속에서 우리나라가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있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 걸쳐서 기본원칙을 착실하게 재정립시켜 나가야 할 것이고, 부패를 척결하여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해 나가는 것만이 복지와 평화가 충만된 21세기가 우리들 앞에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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