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울산" 10월 좌담회 참석자들은 급증하는 노인인구와 노인문제에 대한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식 제고가 절실하며, 이를 토대로 노인복지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의학의 발달과 풍족한 의식주로 인해 옛날과 달리 전문직은 물론 육제적 노동을 감당할 정도로 건강한 노인세대의 특성과 시대변화에 발맞춰 노인들에게 알맞은 일자리 발굴에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입을 모았다.
 또 시설보호보다 우리의 이웃인 가정에서 노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복지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의료서비스와 최소한의 삶의 질 보장을 위한 경제적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사회자= 의학수준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노인인구의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0년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1%를 차지해 이미 고령화사회에 접어 들었다.
 무엇보다 오늘날의 고령화 진행속도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고령사회 진입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울산의 경우에도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여서 노인문제에 관한 한 다소 여유가 있지만 노인인구의 증가세를 감안할 때 결코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앞으로 4~5년 후 닥쳐 올 고령화사회에 대비한 울산시의 노인정책 현황과 현재 시행중인 노인복지 정책 등에 대한 설명이 먼저 필요하다.
△이정희= 지난해 연말 울산시의 노인인구는 5만547명으로 전체 인구의 4.7%를 차지했다. 고령화사회의 기준인 전체 인구대비 노인인구 비중 7%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매년 1~2%포인트씩 늘어나는 노인인구 비중을 감안하면 울산도 머지 않아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고령화사회에 대비해 울산시는 노인복지시설 확충, 재가노인보호 확대 등의 노인복지 정책을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전문노인요양병원이나 실비요양시설, 요양시설 등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랄 수 밖에 없는 생활보호 시설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현재 8곳인 이들 시설을 내년까지 모두 18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들 시설을 확충하는 것과 달리 재가노인시설(주간·단기·가정봉사원파견)을 확충해 노인복지 수요에 대처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시는 이밖에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무료한 시간떼우기식 놀이공간 제공보다 3곳의 노인복지회관을 중심으로 건강하고 삶의 활력을 불어 넣는 질 높은 여가문화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노인복지회관은 현재 건립중인 동구와 북구, 남구의 무거노인복지회관에 이어 내년에는 울주군에도 건립할 계획이다.
 시설 위주의 노인정책과 함께 시는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올해 422개 일자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9월말 현재 313개를 확보했다. 내년에는 591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노인취업박람회도 개최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울산시의 노인정책은 소득보장과 의료·주거보장에 이어 여가보장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사회자= 울산시의 노인정책에 대한 설명을 잘 들었다. 각 기관과 시설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시의 노인정책을 평가한다면 어떠한 지, 또한 발전적인 노인복지정책의 방향은 어떻게 잡아야 할 지 의견을 부탁한다.
△최도자= 노인복지회관을 운영하며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노인에 대한 편견이다. 여기다 노인들 스스로의 자괴감도 털어 낼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힘을 쏟아야 한다.
 노인들이 가치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자발적 참여가 가능하도록 노인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시설확충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손경숙= 노인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한 정책수립과 집행이 필요하다. 최근의 노인들은 과거보다 젊다. 그리고 육체노동을 할 정도로 건강하다. 하지만 우리의 노인 정책은 보호의 대상으로서의 관점에 국한돼 있다.
 보호보다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데 더 많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조희용= 노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보다 확실한 관점을 바탕으로 정책이 수립됐으면 한다. 예를 들어 노인의 경험이나 전문적 식견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데도 인력이 부족하다며 외국의 노동력을 들여 오고 있다.
 이는 노인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는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노인의 경험을 충분히 살려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며 현재 수입되는 외국인 노동력을 줄일 수 있고, 나아가 노인에게 보다 나은 삶의 질을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자= 노인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보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의욕적인 생활을 가능케 해주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울산의 노인자활이나 사회참여 정책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손경숙= 65세 이상 노인인구중 28.7%만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또 이들 취업자 중 절반이상은 농·어업에 종사하고 있어 우리 사회의 노인자활이나 사회참여는 미진한 실정이다.
 울산에도 노인들에게 적합한 직종이나 일자리를 바라는 노인들을 모아 공동작업장을 만들어 주는 등 노인자활과 사회참여를 효율화하는 정보 네트워크가 시급하다.
 또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보람을 느끼도록 배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정희= 노인들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을 살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노인 개개인에게는 큰 위안과 보람이 될 수 있다.
 울산시도 이같은 점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올해 만들 일자리 수와 내년의 노인취업박람회 등은 노인의 사회참여와 자활을 돕기 위해 울산시가 펼치는 노인정책의 가시적 결과물이다.
 특히 시는 공공참여형, 시장참여형, 사회참여형 등 노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청년실업이 만연한데 노인에게 나눠줄 일자리가 어디 있느냐는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노인들에게 만들어 줄 일자리는 청년과 장년층에게서 뺏은 일자리가 아니라 노인들에게 적합한 자리를 배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도자= 올해 노인복지회관에서는 시장참여형과 사회참여형 두 유형의 노인자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해당 직종의 경험과 기술력 등을 살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노인들이 강사로 나가 호응을 얻고 있는데 이는 사회참여형 자활의 사례이다.
 또 16명의 노인이 참여해 아파트와 학교 등을 돌며 솜사탕과 과일주스를 판매하는 시장참여형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 또한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사업을 펼치며 얻는 효과는 참여 노인들 스스로가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며 만족해 한다는 점이다. 사업을 통해 얻는 경제적 효과는 부수적이다.
△조희용= 노인을 가르키는 65세라는 최근의 나이는 10년전과 크게 다르다. 또 이같은 육체적 나이는 개인별로 천차만별인데 정책은 이에 일률적으로 맞춰 수립되며 집행되고 있다.
 재산과 경험, 지식 등 노인계층은 다양하게 분포하는데도 정책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최도자 관장이 설명했듯이 솜사탕 파는 일이라도 오래 서 있는 육체적 노동력과 다리 힘이 더 센 노인을 참여시키면 휠씬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판매경험을 가진 노인의 참여도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는 얻는 만족감이 더 클 것이다. 세밀화하고 체계화하는 노인자활과 사회참여가 필요하다.
▶사회자= 사람은 모두 늙는다. 일찍 죽지 않으면 누구나 노인이 될 수밖에 없다. 노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충분한 의료서비스의 제공이라고 본다.
 그런데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아프거나 치매에 걸린 노인을 몇년간 모시고 있다면 가정형편이 극도로 기울게 되는 게 현실이다. 그만큼 사회적 보호 체계가 잡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의료 및 재가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밝혀 달라.
△조희용= 현재 우리 사회에 적용되는 의료서비스와 재가복지서비스는 갈수록 중요성을 더해 가고 있지만 현실은 너무나 열악한 환경과 인적 구성에 짓눌려 있다.
 최근에는 가정봉사원파견센터도 공적요양보험제도에 대비하기 위해 평가를 하겠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가정봉사원파견센터를 평가하기 보다 재가복지 담당 인력의 질을 높이거나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는 교육이 더 필요하다.
△이정희= 시설 종사자 전문지식 습득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시는 해마다 사회복지 유형별 협회를 지원해 워크숍 등의 교육을 주선하고 있지만 실무교육의 미진함을 느끼고 있다.
 교육의 방향설정과 과제를 함께 고민해 문제와 개선방향을 도출하도록 협조를 당부한다. 또 시는 종사자 처우개선의 중요성도 알고 있으나 재정적 뒷받침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아 줬으면 좋겠다.
 재가복지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종사자 처우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겠다.
△최도자= 주간보호센터의 대대적인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노인의 의료서비스와 재가복지서비스 수요를 효율적으로 감당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재정지출이 필요한 노인의 의료서비스는 사후관리보다는 사전 예방적 관리가 더 효율적이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노인복지회관 등을 이용하는 70~80세 노인보다 65세에는 못미치지만 노인취급을 받는 시니어 클럽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절실함을 지적하고 싶다.
△손경숙= 동네마다 주간보호시설이 있어도 괜찮을 정도로 시설확충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파출부를 보내달라는 전화가 올 정도로 가정봉사원파견사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성공적 재가복지서비스를 위해서는 마을단위로 그룹을 형성해 시설과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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