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이미지제고와 이를 홍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어떻게 하면 지역이미지를 높여 많은 사람들이 그 지방을 찾아오도록 유인할 것인지, 또 어떻게 하면 지역주민들에게 자부심을 심을 줄 수 있을지 골몰하고 있다. 울산시도 공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문화관광도시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브랜드 슬로건과 캐릭터를 만들고, 상징물을 설치하고, 축제를 개최하고, 관광상품을 내놓는 등 이미지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40년이상 각인된 공해도시라는 울산의 이미지는 좀처럼 씻어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외지인들은 별로 미더워하지 않는 눈치다. 외지인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울산시민 역시 울산환경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갖고 있다.
 각종 설문조사만 보더라도 환경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다른 도시와 비교해서 결코 뒤떨어지지도 않는데도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산, 바다, 강 등 자연경관이나 역사유적은 타도시보다 좋은 환경을 갖고 있는데도 체감 환경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미지제고 전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번 고착된 이미지는 좀처럼 바꾸기 힘들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경험을 통해 체득한 바 있다. 따라서 내년 전국체전과 IWC 총회 등 굵직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있는 울산으로써는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씻고 울산을 새롭게 알릴 수 있는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이미지 제고전략이 시급하다.
 지방자치단체 이미지제고 전략의 핵심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미지 제고 방법으로는 크게 캐릭터, 축제, 공간구성 3가지를 들 수 있다. 현재 울산시 캐릭터는 고래모양을 딴 해울이이며 브랜드 슬로건은 FOR YOU ULSAN이다.
 또한 축제로는 처용문화제와 고래축제 간절곳 해맞이 축제 등 크고 작은 축제가 20여개가 있다. 자연공간으로는 울산 12경과 인공공간으로는 울산대공원과 체육공원 그리고 상징물로는 공업탑과 암각화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 제고 방법들은 서로 분절되어 연계성과 차별성이 떨어지면서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와 슬로건은 지역특성을 함축적으로 담아내고 이를 다시 명칭, 상징물, 축제, 특산품, 공간구성 등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시너지효과가 나타나야 하는데도 이미지 연계성과 집중화가 부족하다. 그 예로 이번에 울산시 발표한 브랜드 슬로건은 지역특성과 관계없이 막연하고 추상적인 구호로 만들어져 지역브랜드를 슬로건화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사용한 I LOVE ULSAN과 별로 다르지 않다.
 전북 무주의 경우 브랜드 슬로건으로 반딧불이의 나라, 전남 함평은 나비와 꽃의 세계로 정하고 이와 동일한 축제를 개최하여 축제기간동안에만 130만명이 방문하는 성공을 거둔 것과 대조된다. 또 인구 600만명의 작은 나라 아이티는 무당과 미신이 판치는 부정적이미지를 무당과 신비의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역전시켜 성공한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음은 차별성 없이 개최되고 있는 20여개의 축제 역시 울산 이미지와 결합된 축제가 부족하므로 이를 통합 조정할 필요가 있다. 모든 축제에 울산의 일관된 이미지를 보여주고 축제내용도 보는 축제가 아니라 참여하는 축제로 바뀌어야 한다.
 울산시가 의욕적으로 내놓은 울산12경은 선정만 해놓았지 경관에 맞는 이미지 전략이 없다. 12경 정도의 경관은 다른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차별화된 이미지 제고없이 호소형 홍보로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 수 없다. 자연환경과 맞는 독창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만 전국적인 지명도를 높일 수 있다.
 주 5일제 근무가 확산되고 자가 운전 여행자가 늘어나면서 지역의 특색있는 관광상품을 내놓을 수만 있다면 관광산업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고부가 산업임에 틀림이 없다. 수도권에서 당일 코스가 가능한 고속철이 들어올 때까지 공해도시가 아니라는 하책만 쓰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도 공해도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환경개선선진지로 역전시킬 수 있는 공격적인 이미지 개선전략이 필요하다.
 울산의 정체성을 맞는 이미지를 모든 분야에 적용하여 울산하면 단번에 떠오를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를 울산의 고유명사로 부각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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