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원봉사의 현주소
2. 푸드뱅크
3. 기증사업
4. 자원봉사의 실태와 개선과제-좌담회

"스스로 의지로 지역사회와 남을 돕는다"는 뜻의 자원봉사는 사회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갈수록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수요와 공급 또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수요와 공급을 연계하고 자원봉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교육하는 시스템과 행정의 뒷받침은 아직까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시간때우기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봉사활동이 되기 위해서는 한정된 수요과 공급을 제대로 연계할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봉사활동에 나서는 자원봉사자와 꿈나무들에게 왜 자원봉사를 해야만 하는지, 왜 필요한지를 교육할 시스템이 절실하다.

◇자원봉사의 의미와 필요성
자원봉사란 마음속 깊이 우러나오는 자유의지란 뜻의 라틴어 볼런타스(Voluntas)에서 유래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스스로 원해, 무보수로, 지역사회와 남을 돕는" 활동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사회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자원봉사의 개념이 단순 자선이나 후원활동이라는 소극적인 의미에서 현대사회를 살고있는 시민들의 주인의식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엔 그 의미가 더욱 확대돼 남을 돕는 행위로부터 남과 함께하는 활동으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만남과 나눔의 활동으로 정의되고 있다.
 자원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활동을 총칭한다. 재가 봉사활동에서 문화·국제행사의 지원까지 범위도 엄청나게 광범위하다. 그러면 봉사활동은 왜 필요한가.
 봉사활동을 통한 보람있는 여가생활은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계발시키는 동시에 정신적 안정을 가져와 자기성숙으로 발전하게 된다. 복지시민이라는 공동체의 바람직한 구성으로 자신을 성숙시켜 나가는 것이다.
 또 봉사활동은 이웃의 소중함과 서로돕고 의존하며 살아가는 의미를 깨닫게하고 지역사회의 주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공적서비스의 한계를 보충하기 위해서도 자원봉사는 필요하다. 인간의 욕구는 무한한데 비해 공적서비스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자원봉사활동이 메꿔나가는 것이다.

◇울산지역의 자원봉사 현황
울산지역에서는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자원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통합,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울산시와 5개 구·군에 자원봉사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남·동구청은 직영체제로, 중구와 울주군은 위탁, 북구청은 혼합직영체제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6개 단체가 정점에서 출발하지 않은 탓에 횡적인 연계만 있을 뿐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개별적인 활동에 그치고 있다. 역할분담이 뚜렷하지 않아 한정된 자원봉사활동으로 최대의 만족을 이끌어내는데는 다소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울산지역에서 지난 한해동안 시민들이 자원봉사센터 등을 통해 봉사활동에 나선 횟수는 8만건에 이른다. 한사람이 2~3차례 봉사활동을 펼친 것을 1건으로 잡고, 학생들의 "시간때우기"식 봉사활동을 제외하면 실제 자원봉사활동 횟수는 고작 3만~4만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점과 과제
자원봉사의 수요과 공급을 연계할 전문인력과 예산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울산지역 6개 자원봉사센터에 근무하는 전문인력은 울산시자원봉사센터 4명을 비롯해 10명 가량에 불과하다. 8만건에 이르는 자원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연계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작 자원봉사활동을 하고싶은 사람들도 어디에다 신청을 해야하며 어떤 활동들이 있는지를 몰라 방관자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된 홍보체계 구축이 급선무로 꼽히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 자원봉사의 의미와 필요성 등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은채 현장체험활동에 투입하는 탓에 형식적인 시간때우기로 전락하고 있다. 현재 초중고교에서 연간 20시간씩을 의무 자원봉사활동 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정작 교육에는 1시간도 배정하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의 개인주의도 선결과제다. 자녀들의 사회복지시설 체험에 대해 타인을 위하고 나를 위하는 윈윈방식이 아닌 내 자식을 위한 시간으로 간주하는 개인주의로 인해 봉사활동 수혜자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원봉사 주 대상층이 학생과 주부로 편중돼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학생들이 자발적이 아닌 반강제에 의한 시간때우기가 반복되면서 당초 의미가 퇴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여성부, 문화관광부,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등 4곳의 중앙부처가 자원봉사활동에 관여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로 내려오면서 관련부서와 단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그 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복잡다단한 수요를 제대로 관리하면서 한정된 자원봉사자들을 적절히 배치하기 위해서는 단일 체계에 의한 일원화가 필요하다.
 전문인력과 시스템부실에서 출발한 문제점이 교육 부실과 활동의 의미 퇴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인식아래 제도적인 개선과 전폭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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