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월드컵 첫승리 이후 전국이 그야말로 월드컵 열기로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러한 열기에 못지 않게 요즘 한낮의 기온도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등 뜨거워지고 있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바야흐로 땀과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땀이 너무 많이 나는 것이나 또 반대로 땀이 전혀 안나는 것도 문제지만, 요즘같은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땀 자체보다는 땀냄새가 더욱 문제일 것이다.

 땀냄새가 모두 향기롭다면 좋을텐데 때로 그렇지 못해 고민스러운 경우가 있다. 특히 겨드랑이에서 불쾌한 냄새 즉 암내가 나는 액취증이 심하면 유난히 자주 몸을 씻게 되고 진한 향수를 즐겨 사용하게 되기도 한다. 도가 지나쳐 결벽증에 이르는 경우도 있고 또 대인 기피증이나 우울증에 빠지는 환자들도 있다. 그렇지만 이 액취증은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 아니니 그렇게 고민만 하고 있을 이유는 없다.

 액취증이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겨드랑이를 청결히 함으로써 암내를 많이 줄일 수 있다. 즉 샤워를 자주하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속내의를 자주 갈아입는 것이 좋다. 탈취제(디오도런트)를 사용하거나 겨드랑이 털을 짧게 깎고 파우더를 뿌려 건조하게 해주는 것도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한데, 겨드랑이 부위를 절개하여 수술하는 방법과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제모 레이저와 고바야시 절연침을 이용하여 모근과 땀샘을 파괴하는 방법 등이 있다. 특히 후자의 방법은 피부에 거의 손상을 주지 않고 시술되므로 시술 직후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므로 수술에 두려움이 있는 액취증 환자에게 선호된다.

 흥미롭게도 땀냄새는 각 개인마다 다른데, 모기를 비롯한 곤충은 인간의 어떤 특정한 땀냄새를 선호하기 때문에 몇몇 특정 인물이 곤충에 더 많이 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운동을 한 뒤에 채취한 각각의 땀 표본에 대한 곤충들의 선호도를 조사하였는데, 곤충들의 선호도가 높은 땀을 흘리는 사람일수록 실제로도 곤충에 훨씬 더 많이 물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다른 한 연구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짝을 찾을 때 후각에 의존해 적어도 자신의 부모와 비슷한 체취를 풍기는 상대에게 더욱 끌린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여성이 땀냄새가 나는 여러 사람의 T셔츠를 맡았을 때 자신의 아버지와 가장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남성이 입었던 옷을 좋아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남성이나 여성 가리지 않고 우리 모두에게 향기로운 땀냄새는 과연 어떤 것일까?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열심히 땀흘린 우리 선수들의 운동복에서 나는 땀냄새가 아마 그렇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축구 경기를 TV중계방송으로 볼 때 클로즈업되며 화면 가득히 선수들의 얼굴이 비춰질 때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 하나하나는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게 보였던가! 사실 우리나라가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훈련기간 중 감독과 선수들이 혼연일체로 정말 열심히 연습하였기 때문에 거둔 결실이 아니겠는가? 그들이 흘린 땀방울 땀방울이 모여 드디어 값진 결실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나라가 8강 진출 이상의 좋은 성적을 올린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설사 16강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이 흘린 지난 훈련기간 동안의 땀방울들을 더욱 기억해야할 것이다.

 비전을 갖고 땀흘려 노력하는 그 과정 자체를 인정하고 그 결과 그들이 목표했던 위치와 결과에 도달하였다면 그 결과에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자. 부러워하되 질시는 더더욱 하지 말자.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는 노력하는 과정에서 흘린 그들의 땀방울에 더 큰 찬사를 보내는 것이다.

 우리도 비전을 갖고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자. 남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해주길 원한다면 우리도 그들이 그러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흘린 땀방울과 노력을 먼저 인정해 주자. 생의 마지막까지 매순간 순간마다 열심히 땀흘려 모든 사람에게 향기로운 땀냄새를 풍기는 멋진 삶을 한번 살아보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