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치라구요? 소극적이라구요? 그렇다면 함께 라틴댄스를 춰요"
 낮에는 세일즈맨으로 일하는 김태수(31)씨. 해가 지면 울산대학교 앞 라틴 바 "sabor"로 출근한다. 벌써 만 2년하고도 두 달째 라틴댄스를 통해 "손으로 대화하는 법"을 전파하고 있다.
 "라틴댄스를 배우면 처음엔 자신도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고, 다음은 격렬하고 화끈한 음악에 빠져들고, 그 다음은 눈과 손으로 대화하는 법을 아는 사람들에게 빠져들죠"
 5년 전 화학회사에 다니던 그는 퇴근 후의 술자리와 어김없이 이어지는 노래방 코스에 대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지역 시민단체에서 마련한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코스를 밟았다.
 이 가운데 "맛보기" 수준의 댄스수업은 그의 기억에 남아있던 영화 "여인의 향기"의 탱고와 당시 개봉했던 영화 "쉘 위 댄스"의 스토리와 맞물려 그를 유혹했다.
 "소극적인 성격에 부끄러움이 많아서 춤을 춰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라틴댄스는 삶의 애환이 많은 중남미 문화여서인지 조용한 성격의 제게도 부담없이 다가와 많은 변화를 줬습니다"
 1년6개월동안의 적자를 감수하고 난 요즘도 겨우 유지비 밖에 나오지 않는 라틴 바를 운영하는 것도 동호인들에게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눈과 손으로 대화하는 라틴댄스를 배우고 나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또다른 라틴댄스의 묘미죠.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을 표출할 줄 모르는 현대인에게 더없이 좋은 문화입니다"
 현재 살사, 탱고, 스윙 등 라틴댄스 카페(cafe.daum.net/barsabor) 가입된 회원은 2천450여명. 이 중에 실제로 평소에도 라틴 바를 찾아 즐기는 동호인은 250명 수준이다. 박은정기자 musou@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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