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섭(우정초등 2년)·종섭("1년) 형제는 학교 다니는 것이 힘에 겨워 집에 돌아오면 늘 잠을 잔다. 잠을 자다가도 하루에도 몇차례씩이나 엄습하는 배앓이 때마다 진땀을 흘리며 헉헉댄다. 10~15분가량 지속되는 통증이 사라져야만 다시 잠을 잘 수 있다.
 면역력이 극히 약하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다 아직 너무 어려 골수이식이나 적극적인 치료방법을 시도할 수도 없다.
 배가 아프다며 호소할 때마다 엄마나 아빠가 품에 안고 함께 울어주며 배를 쓰다듬는 게 고작이다.
 "안쓰럽고 애처러워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자식이 아프다고 하는데도 엄마가 돼서 그저 지켜만 보고있으려니 마음이 찢어지지요. 부둥켜 안고 밤새 운 적도 있습니다"
 용섭이와 종섭이는 흡사한 외모처럼 골수이형성증후군이라는 질병을 똑같이 앓고 있다.
 골수가 혈액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질병으로 면역력 저하에 따른 여러가지 합병증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합병증으로 인해 앓았거나 현재 앓고있는 병명만해도 폐렴, 크론시병(만성 장질환)으로 의심되는 장염, 소아류마치스관절염, 호흡기질환 등 6~7종류에 달한다. 여기다 심장에 일정 크기의 구멍이 나 있는 심장병인 심방중격결손증까지 겹쳐 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로 성장속도가 더디다.
 초등학교 2학년인 용섭이는 최근 들어 몸무게가 3㎏ 늘어난데도 17㎏이 채 못되고, 동생 종섭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왜소하다.
 입맛이 당겨 과자나 음식을 맛나게 먹을 경우 엄청난 배앓이를 당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음식을 꺼리고 잦은 병치레로 인해 제대로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의 약기운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스테로이드제가 들어있는 약을 복용하면 그나마 한두 숟가락이라도 먹지만 약이 떨어지면 거의 먹지 않습니다. 게다가 병원을 학교다니듯이 다니니 얼마나 힘겹겠습니까"
 용섭이 형제 부모들은 겨울철만 되면 겁부터 난다고 한다. 면역력이 떨어져 찬바람을 조금만 쏘이면 감기에 걸려 고생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찬바람이 불면 외출은 아예 엄두도 못낸다. 그래서 아이들이 대문밖을 나서면 "마스크 챙겼냐"라는 말을 인사처럼 건넨다.
 용섭이는 그나마 형이라고 덜 칭얼거리지만 종섭이나 좀 까탈스런 성격탓에 유난히 많이 보챈다. 배앓이가 시작되면 심장병 탓에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가슴을 쥐어 뜯는다. 통증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울렁거려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울음을 터뜨리지만 아기울음소리에 불과하다.
 툭하면 열이 나고, 그것도 40℃를 오르내리는 고열이다. "일반애들은 38℃만 넘어서면 열이 높다고 하지만 우리애들은 일주일에 2~3번씩 고열에 시달리죠. 발만 동동구르며 열이 내리기를 기다립니다"
 대부분 동강병원을 찾아 여러가지 합병증을 치료하지만 한달에 한번꼴로 서울대학교병원을 방문해 장염과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약을 타 온다. 또 자칫 악성(백혈병 등)으로 진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있다.
 둘다 5~6시간씩 차를 타고 움직일 만한 체력이 안돼 형편이 어렵지만 항공편을 이용한다.
 이들 형제들에게 드는 병원비만 한해평균 1천만원. 각종 경비를 보태면 어지간한 봉급쟁이의 연봉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담이 크다. 골수이식이나 심장병 수술비용을 마련해야 하지만 여의치가 않다.
 회사원인 아버지 김씨(39)는 토·일요일을 거의 쉰 적이 없다.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아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저 놈들에게 "내가 아니면 누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없는 힘을 쥐어짜냅니다. 술한잔 마실 여유없이 죽기살기로 일에 매달리죠. 아이들 옆에서 늘 지켜보고 있는 애들 엄마가 더 고생이지요"
 계단 3~4개만 오르면 숨이 턱에 까지 차는 모습이 안타까워 심장병 수술이라도 하려고 했으나 골수이형성증후군에 따른 면역력 문제로 그마저도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한참 뛰놀아야 할 아이들이 핏기없는 얼굴로 매달리는 것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완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으로 하루하루 애태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용섭이 형제를 도우려면〉
둘다 백혈병 전단계에 머무른 상태에서 면역력 약화로 갖은 병치레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울산지역 종합병원의 세심한 보살핌이 가장 필요합니다. 그리고 근원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골수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지원도 절실합니다. 우선 병원에 다니고 하는 비용은 아빠가 회사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하지만 큰 수술을 할 경우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도움주실 분은 대표전화(246·6055, 울산사회복지포럼)와 계좌(예금주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계좌번호 경남은행 632-07-0003792)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