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미야기.대전.서귀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아르헨티나, 너 마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프랑스에 이어 한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아르헨티나마저 「북유럽의 힘」에 밀려 16강행이 좌절됐다.

 반면 탈락 위기에 몰렸던 파라과이는 수적 열세속에서도 슬로베니아에 3-1로 승리,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승점,골득실까지 같았으나 다득점에서 1골을 앞서 16강에진출하는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아르헨티나는 12일 일본 미야기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조별리그 F조 스웨덴과의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부담속에 시종 강한 공세를 펼쳤으나 스웨덴의 견고한 수비벽에 막혀 1-1로 비겨 탈락했다.

 8개 대회 연속 1차리그를 돌파한 아르헨티나는 지난 62년 칠레대회 이후 40년만에 처음으로 예선리그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와 우르과이를 포함, 역대 월드컵 우승팀 3개 팀이 나란히1차리그에서 탈락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스웨덴은 1승2무, 승점 5로 잉글랜드와 승점, 골득실이 같지만 다득점에서 앞서조 수위를 차지하며 결승토너먼트에 올라 오는 16일 오이타경기장에서 A조 2위 세네갈과 준준결승 티켓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오사카 나가이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나이지리아전은 득점없이 비겨 잉글랜드가 승점 1을 추가, 조2위에 만족해야 했다. 잉글랜드는 15일 니가타월드컵경기장에서 거함 프랑스를 침몰시킨 A조 수위 덴마크와 16강전을 치른다.

 B조의 파라과이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전반에 1명이 퇴장당해 숫적 열세를 안은 채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중반 이후 연속 3골을몰아넣으며 극적으로 3-1 역전승을 따냈다.

 파라과이는 오는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E조 수위인 독일과 16강전을 치른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스페인이 한 골씩 주고받는 흥미 만점의 경기 끝에 천재 골게터 라울 곤살레스의 결승골로 「다크호스」 남아공을 3-2로 꺾었다.

 이로써 이번 대회 첫 3연승을 거둔 스페인은 오는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E조 2위인 아일랜드와 8강 진출권을 다툰다.

 한편 13일에는 C조의 브라질-코스타리카(수원), 터키-중국(서울) 전과 G조의 이탈리아-멕시코(오이타), 크로아티아-에콰도르(요코하마) 전이 열린다.

  ◆스웨덴 1-1 아르헨티나(F조. 미야기) 경기의 주도권을 틀어쥔 쪽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아르헨티나였지만 승리의여신은 얄밉도록 효율적인 역습작전으로 나선 스웨덴의 손을 들어줬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인 베테랑 디에고 시메오네 대신 마티아스 알메이다를, 플레이메이커로 후안 베론 대신 23살의 신예 파블로 아이마르를 투입한 아르헨티나는전반내내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볼은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스웨덴이 후반들어 동점을 굳히겠다는 듯 수비에 더욱 무게를 둔 채 역습의 기회를 노리자 아르헨티나는 13분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를 빼고 에르난 크레스포를투입하는 등 공격의 고삐를 더욱 조였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후반 14분 안데르스 스벤손의 날카로운 프리킥 한방에 나가 떨어졌다. 후반 10분 왼쪽 골대를 빗나가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선전포고를 했던 스벤손은 4분 뒤 아크 왼쪽에서 찾아온 프리킥 찬스에서 수비벽을 넘어 골문 왼쪽 구석으로 휘어들어가는 절묘한 킥을 날려 그물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43분 오르테가가 찬 페널티 킥이 골키퍼에 막혀 리바운드된볼을 크레스포가 달려들며 차 넣어 동점을 만든 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파상공세를 폈으나 스웨덴의 골문은 더이상 열리지 않았다.

  ◆잉글랜드 0-0 나이지리아(F조. 오사카) 잉글랜드는 무승부만 기록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고, 나이지리아는 16강 진출이 이미 좌절된 맥빠진 상황인데도 양측의 공방은 처음부터 치열했다.

 잉글랜드는 발빠른 마이클 오언과 에밀 헤스키를 공격 최전방에 배치, 전후반내내 상대 골문을 두드렸으나 1승은 건지고 돌아가겠다는 나이지리아의 수비에 막혀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조별리그 탈락 확정으로 「슈퍼 이글스」의 명성에 흠집이 난 나이지리아는 잉글랜드를 제물삼아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주려는 듯 초반부터 제이제이 오코차, 줄리어스 아가호와를 앞세워 세차게 몰아붙였다.

 경기초반의 열세를 전반 20분께부터 반전시킨 잉글랜드는 34분과 41분에 오언,43분 대니 밀스의 슛으로 분위기를 확실히 자기편으로 만들었으나 44분 폴 스콜스의강슛이 골키퍼 빈센트 엔예아마의 손끝에 걸린 뒤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는 등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후반에도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은 채 몰아붙였으나 나이지리아의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잉글랜드의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이날 공간을 넓게 활용하며 몇차례 그림같은 패스를 선보였으나 결정적인 찬스로 연결하지는 못했고 수차례 날린 프리킥도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파라과이 3-1 슬로베니아(B조.서귀포) 「대타」 넬손 쿠에바스를 앞장세운 파라과이가 각본없는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연출하며 남아공이 가져가려던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파라과이는 골키퍼 루이스 칠라베르트까지 공격전선에 가담하는 등 사활을 건총력전을 벌였으나 전반 22분 카를로스 파데레스가 상대 공격수 밀렌코 아치모비치와 볼을 다투다 팔꿈치로 이마 부위를 가격,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10명만이 싸우는 위기에 몰렸다. 더구나 대회 첫 승리를 노리며 압박하던 슬로베니아에 전반 46분골을 허용하면서 그대로 무너지는가 했다.

 그러나 파라과이에는 이 대회 최연장 감독인 세사레 말디니 감독이 있었고 말디니 감독은 후반 8분에 호르헤 캄포스를, 16분에 쿠에바스를 각각 교체 투입하면서기적같은 역전 드라마의 시동을 걸었다.

 쿠에바스는 후반 20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골문쪽으로 드리블하면서 수비수2명을 제치고 왼발슛을 날렸고 볼은 골키퍼 믈라덴 다바노치비의 손끝을 피해 골문으로 흘러들어간 것.

 이번에는 캄포스가 일을 저질렀다. 후반 28분 아크 앞 왼쪽에서 대각선으로 방향으로 날린 슛이 역전 골로 연결됐고 다시 쿠에바스가 39분 아크 부근에서 수비수2명을 제치고 왼발로 강슛을 날리자 볼은 크로스바를 맞고 꺾이며 골그물을 출렁였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스페인 3-2 남아공(B조. 대전) 스페인은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는 여유속에서도 간판 스트라이커 라울의 활약으로 3-2로 승리했다. 라울은 개인통산 3골을 기록하며 「98프랑스월드컵때 풀지못한득점왕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라울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고 불과 4분 밖에 지나지 않아서 득점포에 불을당겼다. 미드필드에서 날린 가이스카 멘디에타의 땅볼 스루패스가 길어 슬라이딩하며 전진한 남아공 골키퍼 안드레 아렌세에게 잡히나 싶었지만 아렌세의 부주의로 볼이 튀어나오던 그 짧은 순간을 라울이 놓칠리 없었다.

 전반 31분 베니 맥카시의 멋진 발리슛으로 남아공이 동점을 만들자 이번에는 멘디에타가 전반 종료직전 아크 왼쪽에서의 프리킥 찬스에서 오른발로 감아차 골키퍼가 손쓸 틈도 없이 골문을 파고드는 기막힌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후반 8분 루커스 라데베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남아공은 필사의 항전을해 왔지만 라울은 이를 비웃 듯 후반 11분 호아킨 산체스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센터링을 머리로 받아넣어 결승골을 뽑아 냈다.

 후반 37분 루이스 엔리케와 교체돼 나갈때까지 득점은 물론 수시로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볼배급로 역할까지 해내던 라울과 그의 투톱 파트너 모리엔테스, 부활한미드필더 멘디에타가 이끄는 스페인의 공격진은 이날 화려한 공격축구의 정수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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