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2단계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Ⅱ)이 효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으로 보며 더이상 이에 구속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13일 러시아 외무부가 선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파기를 결정함으로써 1972년 체결됐던 탄도탄 요격미사일(ABM)조약이 공식 폐기된 지 하루 뒤인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성명에서 미국은 STARTⅡ와 뉴욕에서 합의된 사항들에 대한 비준을 거부했으며, 더욱이 6월 13일 ABM조약에서 탈퇴함으로써 30년 간 유지되어온 전략적 안정의 초석을 무효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3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의 핵무기를 3분의 2 감축하는 내용의 STARTⅡ를 조인했으며, 1997년 9월 미국 뉴욕에서 부속 의정서들의 추가에 합의했다.

 당초 양국은 1996년 미국이, 2000년에는 러시아가 각각 의회의 비준을 받아 2003년말부터 STARTⅡ를 발효시킬 예정이었으나 미국이 ABM 탈퇴를 결정하는 등 핵무기감축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임으로써 협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왔다.

 지난 1972년 이후 ABM을 미-러 양국이 주도하는 세계 체제 안정의 요체로 여겨온 러시아는 미국의 ABM 파기 결정은 미사일 방어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실수라고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외무부 성명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미국의 ABM 탈퇴에 대한 보복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13일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말했다.

 키르기스탄을 방문중인 이바노프 장관은 미국의 국가 미사일 방어체체는 실재가 아닌 가상 공간 속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대응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면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모스크바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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