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중국 공안들이 탈북자 원모씨(56)를 강제 연행하기 위해 한국대사관 영사부 외교관과 한국 특파원에게 13일 오후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것을 공무집행이라고 14일 강변한데 이어 15일부터 관영매체를 동원하여 폭력을 정당화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대대적인 선전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 직속의 관영 신화통신은 외교부 류젠차오 대변인이 베이징 주재 외신 기자들에게 지난 14일 말한 일방적인 주장을 인용하며 폭력의 정당성을 전면적이고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당시 10여명 중국 공안에 의한 발과 주먹을 이용한 야만적이고 무차별한 폭력현장은 TV카메라와 사진을 통해 전세계에 생생하게 전해졌고 부상자들까지 속출했는데도 류 대변인은 폭력 사실 자체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폭력이라는 용어조차도 사용하지 않는 등 파렴치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초점을 흐리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류 대변인은 "녹화 화면을 보니 중국 공안이 폭력을 행사했다. 중국 공안이 그런 권리가 있느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중국 공안 요원이 중국 국토에서 정상적인 공무를 집행했다. 다른 나라는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강변하고 "한국 외교관들이 신분에 부합하지 않는 (원씨 연행을 막는) 행동들을 하여 중국 공안들의 정상적인 법집행을 방해하고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억지 주장을 하면서 폭행사실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중국 공안이 공무 집행을 하면서 외국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중국 국내법은 물론 국제법도 위반하는 것인데도 류 대변인은 이 모든 것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현장에서 폭력을 생생하게 목격한,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인은 "중국 공안들중 상당수는 뇌물을 받기가 바쁜데 언제 특수 상황을 제압할 훈련을 받을 시간이 있겠느냐. 공안들이 국가 이미지를 망치고 나라 망신을 다 시켰다"며 통탄했다.

 그는 "중국에서 공안 기관들은 가장 부패한 조직들중 하나이며, 인권 침해가 극도로 심각하고, 인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 하며, 외교 관리들도 패권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이고, 형식주의적"이라면서 "대학생들중 공부를 못 하는 학생들이 공안 기관으로 들어가고 외교부도 중국 인민에 극도로 불친절한 것으로 널리 소문이 나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 소재한 국경 없는 기자회도 특파원에 대한 폭력을 중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국제언론단체들의 항의도 있따르고 있으나 중국정부는 수많은 증거들을 남긴 폭력 사실 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류 대변인은 또 원씨를 끌어내기 위해 중국 보안들이 영사부내로 진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주장의 구체적인 근거를 전혀 대지 못 해 한계를 드러냈다. 한 한국 관리는 "원씨가 영사부내로 들어왔다. 당시 상황 목격자들이 있다. 그가 민원실까지 들어왔다"면서 중국측 보안들도 영사부내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류대변인은 "중국측은 한국측에 한국 외교관들이 중국 공안 요원들의 법 집행을 방해했다고 항의했으며, 우리들은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다"면서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돼 처벌이나 사형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원씨를 한국에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씨와 그 아들이 껍데기뿐인 한국 여권을 가지고 와 영사부 고용 보안 요원이 제지했다고 말했으나 영사부 고용 보안 요원이 근무하는 곳은 영사부내여서 원씨가 영사부내로 진입하지 않았다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류 대변인은 한국측 보안 요원이 손을 흔들며 오라고 협조 요청을 해서 중국측보안 요원이 가서 영사부 문입구에서 원씨를 끌고 나왔다고 말했으나 한국측은 이를 부인했다.

 류 대변인은 외교부 인원복무공사 산하 방옥공사 소속 중국측 보안 요원이 민간인 신분이라고 여러차례 주장했으나 한국측은 민간인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설사 민간인이라도 해도 중국측 보안 요원이 영사부의 동의도 없이 영사부내로 들어왔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CCTV가 왜 KBS, MBC, SBS 등 한국 TV사들의 사건 당시 상황을 담은 화면과 현지 리포트의 위성 송출을 방해했느냐는 질문에 CCTV에 물어보라는 등 사실 관계가 너무나 명확하고 곤란한 질문에는 줄곧 답변을 회피했으며, 취재중인 특파원에 대한 폭력 사실도 언급조차 하지 않고 넘어갔다. 류 대변인은 원씨가 북한에서 중국으로 6차례나 넘어왔으며 두차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