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울산지역 5개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 이채익 남구청장 1명만이 재선의 고지에 오른 반면 모두 새얼굴로 물갈이됐다.

 정당별로는 지난 6·4지방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3명에 민노당 2명으로 분점했다.

 이같은 선거판도는 지난 선거부터 나타난 "한나라당-민노당" 구도가 이번에도 이어지면서 인물보다는 유권자 성향에 따라 당선자가 결정되는 선거였음을 다시한번 입증한 것으로 앞으로의 각종 선거에서도 고착화될 지 주목된다.

 다만 한나라당은 민노당의 아성인 북구에서 김수헌 후보가 끝까지 선전해 민노당 이상범 당선자와 개표막판까지 엎치락 뒤치락해 노동자계층 내에서도 한나라당 지지기반이 다소 확대된 듯한 결과로도 풀이할 수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선거전부터 일부 현역 단체장들이 공천과정에서 탈락되면서 무소속으로 출마, 현역 국회의원 및 지구당위원장과 격돌하는 대리전 양상을 띠기도 했다.

 하지만 공천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중구청장선거에 나선 전나명 후보, 울주군수선거의 박진구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와 치열한 대접전을 벌일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두곳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소 싱거운 승부로 끝나 두터운 한나라당 정서를 입증했다.

 재선에 성공한 남구 이채익 후보의 경우 상대후보에 비해 앞선 인지도 등을 내세워 일찌감치 당선이 유력시 돼 선거기간내내 다른 지역 보다는 선거열기가 덜했다. 이후보는 7만758표를 획득해 2위인 민노당 김진석 후보를 무려 4만4천79표차로 따돌리면서 득표율 65.5%로 압승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울주군수의 경우 한나라당 엄창섭 후보가 상대후보에 비해 인지도, 행정경험 등 부문에서 뒤처져 있었으나 선거종반 한나라당 후보라는 프리미엄을 업고 현직 군수인 박진구 후보에 승리했다.

 엄후보는 권기술 국회의원과 함께 신고리원전건설의 백지화를 주선거전략으로 내세워 박후보를 공격해 전지역에서 골고루 지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울주군은 이들 선두권후보간의 박빙승부가 예상됐으나 막판 박후보측의 지지자들이 허위사실유포로 경찰에 체포되는 사례가 일어나면서 초반 선두기조를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이들 현역 단체장들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행정경험이 부족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으나 결국에는 당조직을 앞세운 상대후보에 고전을 겪었다.

 중구의 조용수 당선자는 풍부한 의정경험과 젊고, 추진력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한나라당 고정표와 두터운 보수계층의 주지지기반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기초단체장 당선자중 최고령은 61세의 울주군 엄창섭 당선자이며 최연소는 42세의 동구 이갑용 후보였다.

 한편 기초단체장 선거결과 특이한 점은 민노당 당선자 2명이 모두 노동현장 일선에서 활동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북구청장에 당선된 이상범 후보는 현대자동차 2대노조 위원장 출신이고 동구청장선거 이갑용 당선자는 현대중공업 8대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소재지 구청장이 된 이상범 후보는 중학교를 중퇴한 학력으로 구청장이 된 기록(?)을 남기게 됐다. 그는 지난 98년 지방선거때 시의원에 당선, 남다른 노력으로 의정활동능력을 인정받기도 했으나 총선출마를 위해 중도사퇴했었다.

 이갑용 후보도 지난 90년대 초 "골리앗 투쟁"으로 알려진 현대중공업의 장기파업사태를 주도했고 전국조직인 민주노총위원장을 지내는 등 국내 노동운동의 상징적 인물로서 구청장이란 행정수장자리를 맡게 돼 이들이 어떤 구정을 이끌게 될 지 전국적인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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