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운 브라질의 「삼바축구」가유럽의 「붉은악마」 벨기에를 잠재우고 잉글랜드와 4강의 길목에서 운명의 한 판을벌이게 됐다.

 또 한국 덕택에 뒷문으로 16강에 오른 북중미의 새 강자 미국도 라이벌 멕시코를 밀어내고 8강에 합류했다.

 브라질은 17일 고베에서 벌어진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호나우두, 히비우두, 호나우디뉴 등 공격 3각편대를 내세워 맹공을 편 끝에 히바우두, 호나우두가 후반 연속골을 성공시켜 2-0으로 완승했다.

 호나우두는 매 경기 득점 약속을 지키면서 5골을 기록, 독일의 클로세와 득점랭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FIFA랭킹 공동 2위인 브라질은 이미 8강에 오른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21일 시즈오카에서 4강 진출을 놓고 피할수 없는 승부를 겨룬다.

 사실상 결승전으로 평가되는 이 경기는 유럽의 「자존심」과 영원한 우승후보인남미의 강자가 벌이는 대륙간 일전이어서 세계 축구팬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미국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스피드를앞세운 기습 측면돌파로 전.후반 1골씩 뽑아내 「아즈텍 전사」 멕시코를 2-0으로 완파하며 8강에 합류했다.

 미국으로서는 지난 1930년 초대대회 4강 이후 72년만의 최고의 성적이다.

 지난 94년 홈그라운드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16강까지 올랐으나 준준결승 진출은좌절됐었다.

 또 미국은 멕시코와의 상대전적에서 2000년 US컵에서 3-0으로 이긴 이래 최근 6번 대결에서 5승1패로 절대우세를 지켰다.

 미국은 2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독일과 4강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한편 18일에는 한국과 일본이 이탈리아와 터키를 상대로 각각 8강 진출에 도전한다.

  ◆브라질 2-0 벨기에(고베) 조별리그 3경기에서 11골을 폭발시켜 지난 50년 대회이후 52년만에 1라운드에서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브라질의 화력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당초 예상대로 브라질은 호나우두의 좌.우에 히바우두와 호나우디뉴를 포진, 초반부터 맹공에 나섰고 벨기에는 미드필드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맞서며 기습 찬스를 노렸다.

 공격의 포문은 벨기에의 음보 음펜자가 전반 1분 골지역 정면에서 강한 오른발슈팅을 날리는 것으로 시작됐으나 경기의 주도권은 곧바로 브라질로 넘어갔다.

 브라질은 6분 주니뉴, 10분엔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위협 사격을 한뒤 18분 호나우두가 노마크 찬스에서 호나우디뉴의 센터링을 오른발로 때렸으나 왼쪽 크로스바를살짝 벗어났다.

 전반을 득점없이 끝낸 브라질은 후반 초반 수비진이 방심한 사이 벨기에의 스트라이커인 빌모츠에게 8분과 12분 잇따라 문전에서 슈팅을 허용했으나 가까스로 실점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브라질은 곧바로 전열을 정비해 공격의 고삐를 조였고 해결사는 스콜라리 감독이 신뢰하는 「왼발의 마술사」 히바우두였다.

 히바우두는 22분 벨기에 오른쪽 코너쪽을 파고들던 호나우디뉴의 크로스를 받아상대 수비를 등지고 침착하게 트래핑한후 번개처럼 왼발로 터닝슛, 골그물을 힘차게흔들었다.

 선제골을 내준 벨기에는 힘이 빠진 페테르스를 빼고 웨슬리 송크를 투입, 동점을 노렸고 빌모츠와 송크에게 몇 차례 골찬스가 찾아왔지만 브라질 골키퍼 마르쿠스의 선방에 번번이 걸렸다.

 오히려 만회골을 위해 급해진 벨기에가 수비에 허점을 보이자 이번에는 호나우두가 쐐기골을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42분 후반 교체 투입된 클레베르손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다 자로 잰듯정확한 센터링을 날렸고 이를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호나우두가 왼발로 밀어넣었다.

  ◆미국 2-0 멕시코(전주) 당초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됐으나 선제골은 경기 시작 10분께 일찌감치 터졌다.

 전반 8분 미국의 클로디오 레이나가 빠른 발을 앞세워 오른쪽 측면을 돌파, 페널티지역 오른쪽 골라인 부근까지 치고 들어간 뒤 문전을 찔러주자 조시 울프가 다시 후방으로 패스했고 브라이언 맥브라이드가 오른발 슛으로 결정지었다.

 멕시코는 쿠아우테모크 블랑코가 두 차례 결정적 골찬스를 만들었지만 이번 대회 최고의 골키퍼중 한 명으로 꼽히는 브래드 프리덜의 선방에 막혔다.

 블랑코는 전반 26분 아크 외곽 오른쪽 약 30m 지점에서 기습 중거리 슛을 날렸으나 프리덜이 가까스로 쳐냈고 36분에는 문전 혼전중 프리덜이 어설프게 쳐낸 공을블랑코가 왼발 슛했으나 역시 프리덜의 손끝에 걸렸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미국은 후반 초반 멕시코의 거센 반격에 고전하기도 했으나 힘과 높이, 속도의 우위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방어를 펴다 20분 추가골을 넣었다.

 에디 루이스가 왼쪽 측면을 기습 돌파하다 문전으로 띄운 볼을 신예 「골잡이」랜던 도노번이 달려들며 머리에 맞춰 골문으로 집어넣었다.

 미국은 두 골 모두 발빠른 선수들의 기습 측면돌파에서 엮어냈는데 전체적으로공을 점유한 시간은 멕시코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으면서도 스코어로는 완승을 거두는 경제적 플레이를 했다.

 미국의 노장 어니 스튜어트와 코비 존스는 후반 교체 투입돼 나란히 월드컵 본선에서 10경기째 출장, 미국 선수로는 월드컵 본선 최다경기 출장 신기록을 함께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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